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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소슬의 詩내기

남한의 형과 북한의 아우가 부르는 ‘사모곡’

by 정소슬 posted Aug 19,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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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의 형과 북한의 아우가 부르는 ‘사모곡’

원로 소설가 오승재 에세이 ‘분단의 아픔…’ 출간

만남 전 신문기사 통해 생존 확인 2000년 8월 서울서 상봉

‘北 계관 시인’ 동생 오영재와 쓰라린 가족사 생생한 증언

 [광남일보] 입력 : 2020. 08.19(수) 17:03 |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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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계관시인’ 동생과 남한의 작가 형이 한겨레의 간절한 사랑과 통일을 염원하며 남긴 생생한 역사의 기록을 수록한 에세이가 나왔다.

 

전남 강진 출생 오영재 시인의 형인 원로 소설가 오승재씨가 분단으로 인한 가족의 이별을 담아 최근 펴낸 에세이 ‘분단의 아픔 늙지 마시라, 어머니여’(북랩 刊)가 그것.

 

이 에세이는 이미 9년 전에 세상을 떠난 두살 터울 아우의 작품들과 친지들의 사연을 모아서 엮은 내용으로, 한반도에 뼈아픈 상처를 남긴 6·25 한국전쟁 발발 70주년을 맞은 해에 출간돼 의미를 더한다. 이 두 형제는 2000년 여름 제1차 이산가족 상봉 때 서울에서 잠시 만났다. 이때 어머니를 만나고자 했던 영재씨는 모친이 이미 1995년 별세한 뒤여서 상봉을 하지는 못했다. 그러다 아우 영재씨마저 2011년 가을 76세를 일기로 평양에서 세상을 먼저 떠났다. 이에 따라 형제간의 상봉은 더 이상 이뤄질 수 없게 된 상황이다.

 

생전 영재씨의 서울 방문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2000년 8월 제1차 남북이산가족 100쌍에 포함돼 형제간 상봉이 현실화됐다. 그 자리에서 서로가 얼마나 가족을 그려 왔는지 확인하고는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아우는 예순다섯의 나이로 남쪽의 가족들 앞에 나타났다. 이처럼 이 에세이는 극적인 실화로 이산의 아픔을 안겨준 한반도 분단을 실증한 이야기로 이해하면 된다.

 

이전에 남쪽에 있던 형과 나머지 가족들은 북쪽에 떨어진 동생이 죽은 줄로만 알았으나 어느 날 한 신문을 통해 북한에서 시인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언젠가 만남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다 이산가족 상봉 때 그리운 아우와 실제 만남이 이뤄진 것이다.

 

이 에세이는 인간 본연의 시편을 비롯해 소감이나 편지 사연 등을 망라, 소중한 글로 엮었다. 청천벽력과 서곡, 사모곡, 한국 진혼곡과 제1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 추모곡과 소원의 시, 충심 어린 감사, 동생이 남긴 흔적, 메아리 등 총 8부로 구성됐다. 시는 ‘서곡’으로부터 ‘사모곡’, ‘추모곡’ 등에 이르기까지의 연시가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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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차 이산가족 상봉 때 만난 남의 형 오승재씨(왼쪽)와 북의 계관 시인인 아우 오영재씨.(사진제공=오승재씨)

 

저자인 오승재씨는 “이산 가족들이 점차 나이가 들면서 생존해 있는 사람들이 줄어드는 동시에 점차 분단의 아픔과 통일 염원에 대한 의식이 사라지고 있다. 남북이 따로 따로 살아야 된다고 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이산 가족의 아픔을 공유하면서 남아있는 이산가족과 이런 아픔을 공유하고 싶었다”며 “통일을 염원하는 사람들과 역사를 간직하고, 통일이 이뤄져야 한다는 믿음으로 집필하게 됐다”고 밝혔다.

 

문학평론가 이명재 중앙대 명예교수는 추천사를 통해 “남의 작가 형과 북의 시인인 동생이 만났다. 에세이는 한겨레의 간절한 사랑과 통일을 염원하는 남북형제의 합창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이 형제의 절절한 사모곡이 쓰라린 분단의 아픔을 넘은 한겨레 모두의 디아스포라적인 가족사를 통해 화평한 한반도 통일에 대한 기원의 소중한 울림으로 퍼지길 기원한다”고 언급했다.

 

아우인 오영재씨는 중학교 때 6·25 전쟁의 회오리에 휘말리게 된다. 16세 나이로 의용군에 입대하면서 60년을 가족과 떨어져 살게 된다. 하지만 전시의 병사시절과 전후의 노동생활을 거친 뒤 북한 문단 최고의 반열에 오른다. 천리마 시대의 노동을 형상화한 서정시 ‘조국이 사랑하는 처녀’를 비롯해 서사 시집 ‘철의 서사시’, 기행 장편 서사시 ‘대동강’ 등을 발표했다. 1989년에 영예로운 ‘북한의 계관시인’이 됐으며, 1995년 말에 ‘노력 영웅’ 칭호로 북한 최고의 훈장을 수여받았다.

 

형인 오승재씨는 7남매로, 바로 밑에 동생인 영재씨와 달리 1933년 전남 담양 출생이다. 아우와 출생지가 다른 이유는 부친이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 전근을 다니셨던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장성에서 성장했고, 함평에서 초등학교를, 강진에서 중학교를 각각 다녔다고 한다. 그는 1959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소설 ‘제3부두’가 당선돼 등단, 소설집으로 ‘아시아제’, ‘개구리 왕국’, ‘신 없는 신 앞에’, ‘급매물 교회’, ‘요단강 건너가 만나리’, 신앙 간증집으로 ‘일상에서 만나는 예수님’ 등 다수를 펴냈다. 한국문학비평가협회 문학상과 창조문예 문학상 등을 수상했고, 대전 한남대학교를 거쳐 미국 북텍사스주립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남대 수학과 교수를 퇴임한 뒤 대학 법인 이사를 역임했으며, 현재 한국기독교문인협회 고문과 한국장로문인회 자문위원 등을 맡고 있다.

 

한편 표지그림과 손글씨는 넷째 아우인 근재씨가 맡았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출처 : http://www.gwangnam.co.kr/read.php3?aid=1597824214363957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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