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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소슬의 詩내기

[조민행] 남북관계에선 신중함도 지나치면 비겁함이 된다

by 정소슬 posted May 31,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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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남북관계에선 신중함도 지나치면 비겁함이 된다

[데일리한국] 기자  승인시간승인 2019.05.29 15:13

조민행 법무법인 민행 대표변호사 "남북은 즉시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사업재개 위한 협의에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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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한국 전문가칼럼=조민행 법무법인 민행 대표변호사] 정부는 지난 17일 개성공단 기업인들의 방북 승인과 대북 식량지원방안이 확정됐다고 동시 발표했다. 청와대는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유니세프 등을 통해 대북 인도적 지원에 나서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2016년 2월 개성공단 폐쇄 이후 3년 3개월 만에 개성공단 입주 기업인들의 방북을 승인하는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에 대한 북한의 반응은 마뜩잖아 보인다. 북측 조평통 선전매체인 ‘우리 민족끼리'는 26일 "인도주의적 지원과 협력 교류와 같은 비본질적이고 부차적인 문제들을 꺼내 들고 마치 교착 상태에 처한 현 북남관계를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듯이 생색을 내고 있다”면서 우리 정부의 노력을 평가절하했다. 또한 개성공단에 생산시설을 둔 기업인들의 방북과 관련한 당국간 협의도 별 진전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의 남북 교착상태를 지켜보면서 초등학생때 읽은 이솝 우화 ‘여우와 두루미’가 문득 떠올랐다. 《두루미는 여우에게 식사 초대를 받아 여우네 집으로 갑니다. 여우는 납작한 접시에 음식을 담아 내놓았는데, 두루미는 부리가 뾰족해서 음식을 먹을 수 없었습니다. 이를 본 여우는 두루미에게 도대체 왜 음식을 먹지 않느냐고 물었습니다》는 그 이야기 말이다. 우리는 지금 여우가 두루미를 대접하듯 북측을 상대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머리를 스쳤다.

 

대북식량 지원은 남북 화해협력의 기초를 닦는다는 점에서 훌륭한 사업이다. 인도적인 견지에서 식량지원을 하기로 결정하였다면 북한에 쌀을 직접 지원하면 될 일이었다. 우리는 김영삼 정부 시절인 1995년 쌀 15만t 지원을 시작으로,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 시절 식량 직접지원을 했고 심지어는 이명박 정부 때인 2010년에도 183억원 가량의 직접 지원이 이뤄졌다.

 

그런데 촛불혁명으로 들어선 문재인정부가 국제기구를 통해 800만 달러의 남북협력기금을 지원하는 공여방식을 채택한 것이 과연 적절했는지 의문이다.

 

지난해 온 겨레는 한반도에 민족화해와 협력의 신시대가 올 것이라는 희망에 들떠 있었다. 그런데 지난 2월 하노이 북미회담 결렬 이후 전개되는 일련의 사태는 현 정부가 추진하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 미궁에 빠진 것이 아닌지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전제 조건과 대가 없이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을 재개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7일 문재인 대통령과 전화 통화에서 "한국이 인도적 차원에서 북한에 식량을 제공하는 것이 매우 시의적절하며 긍정적인 조치가 될 것”으로 평가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미국도 인도적 차원의 식량 지원에 긍정적이고, 금강산 관광은 미국과 유엔의 대북제재와 무관한 만큼 조속히 북측과 재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흔히들 정치는 ‘타이밍의 예술’이라고 한다. 특히 남북관계에 있어서는 적시성이 더욱 강조된다. 우리 헌법의 통치질서는 국민이 뽑은 대표자가 통치권을 행사하는 대의제와 그 대표자들의 임기제를 근간으로 한다. 그러기에 정권의 임기나 시간은 결코 허투루 쓸 수 없는 소중한 정치적 자산이다.

 

“신중함은 아무리 지나쳐도 해가 되지 않는다”는 말도 있지만 지나친 신중함은 결단력이나 자신감의 결핍에서 비롯되기도 한다. 우리 정치사를 살펴보면 정치인의 과감한 결단력이 보석처럼 빛나는 명장면이 몇개 눈에 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아니었으면 과연 하나회 척결과 금융실명제의 전격적인 실시가 가능했을지 의문이다. 아울러 김대중 전 대통령의 용단없이 남북한 정상이 만나 6·15 선언을 과연 할 수 있었을지 의문이다.

 

기회는 머리만 있고 꼬리가 없다고 한다. 머리를 보았으면 바로 잡아야지, 잡을까 말까 주저하다가는 결코 기회를 잡을 수 없다는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9월 평양 공동선언 이후 올 2월 하노이 회담까지 남북 화해의 골든타임을 우리 정부가 놓친 것은 아닌지 안타까울 뿐이다.

 

남북화해협력을 위한 정부의 심사숙고는 이제 충분하다 못해 지나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지금이 행동해야 할 때다. 이제는 머릿속에서만 그리는 생각이 아니라 과감하게 실천으로 옮길 수 있는 행동력이 중요할 때다.

 

2010년 천안함 사건 이후 정부가 내놓은 5·24 조치 해제를 이제는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지난해 9월 평양 공동선언에서 “남과 북은 조건이 마련되는 데 따라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사업을 우선 정상화한다”고 온 겨레에 공언한 만큼 남과 북은 즉시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사업재개를 위한 협의에 착수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5월 26일 판문점에서 2차 남북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다음날 회담 결과를 직접 브리핑했다. 문 대통령은 당시 "양 정상은 앞으로도 필요한 경우 언제든지 서로 통신하거나 만나, 격의 없이 소통하기로 하였습니다”라고 밝혔다. 남북대화가 교착 상태에 빠지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6월 말 방한이 예정된 지금이야말로 두 정상이 다시 만나 격의없이 소통에 나설 적기가 아닐 수 없다.

 

1974년 개봉된 영화 ‘빠삐용’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살인 누명을 쓰고 악마의 섬 감옥에 갇힌 빠삐용(스티브 매퀸)은 꿈속에서 재판을 받는다. 재판관에게 "내가 무슨 죄를 지었단 말입니까”라고 묻자 재판관은 단호히 말한다. "너는 가장 큰 죄를 저질렀다. 바로 인생을 낭비한 죄”라고.

 

2016년 가을에서 겨울 사이 광화문 광장에 모여 국민이 어렵사리 만들어준 ‘촛불정부’의 임기가 속절없이 흘러가고 있다. 생각만 해서는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 우물쭈물 하다가는 아무 것도 이루지 못한다. 지금은 행동에 나설때다. 그것도 지체없이...

 

■ 조민행 법무법인 '민행'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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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근무했고, 사법시험도 통과해 현재 법무법인 민행(民幸)의 대표 변호사로 재직중이다.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위원과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변인으로 활동하면서 남북 분단시대를 극복하고 한반도의 새로운 세계를 여는데 기여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한반도종단철도(TKR)가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중국횡단철도(TCR)와 연결돼 남북경협과 북방경제협력이 본격화되는 날을 꿈꾸는 '실천적 이상주의자'로 통한다.

 

출처 : http://daily.hankooki.com/lpage/column/201905/dh20190529151326140410.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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