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일
이게 나라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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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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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뀌던 날
비로소 내 나라가 제대로 보이던 날
비로소 내 나라라 불러보고 싶던 날
2017년 3월 10일 오전 11시 21분,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그간의 불의 불통을 파면한다!
그간의 독선과 무능 무기력을 파면한다!
그간의 조작 왜곡 모략을 파면한다!
그간의 편·탈법 국정농단을 파면한다!
그간의 무소불위 안하무민(眼下無民)적 파시즘을 파면한다!
그간의 종파사대(宗派事大)의 매국 건성을 파면한다!
그간의 민족 분열조장 및 통일 방해책동을 파면한다!
비로소 이정미, 김이수, 이진성, 김창종, 안창호, 강일원, 서기석, 조용호 등 8인의 헌법재판소 재판관을 1919년 3.1독립선언문에 기명한 33인에 버금가는 역사적 인물로 추켜세우며
광화문에서는 이 날을 '탄핵절'로 부르기 시작하였다.

[참고] 촛불집회의 대표적 피켓으로 쓰였던 '이게 나라냐'는 정양 시인의 최근 시집 『헛디디며 헛짚으며(2016, 모악)』에 수록된 시 「이게 나라냐」로 비롯되었다.
이게 나라냐 / 정양
국방부 시계는 거꾸로 매달아도
잘만 돌아간다던데
학살인지 교통사곤지
생목숨들 生水葬 시킨 세월은
맹골수도에 거꾸로 처박힌 채로
유신시대로 삐라시대로 서북청년단시대로
한반도의 세월을 무식하게 되감는다
옛날에 눈 질끈 동여매고도
공중 나는 새들 떨어뜨리던 신궁이 있었다던가
수사권도 기소권도 없이 백성들은
되감기는 세월의 과녁을 정확하게 쏜다
이게 진상이냐 이게 구조냐
이게 루머냐 이게 불온이나
이게나라냐이게나라냐이게나랴나
바다도 비좁다고 파도는 몸부림치고
꽂히는 화살마다 부르르 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