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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소슬의 詩내기

시집을 부치며

by 정소슬 posted Dec 16,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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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을 부치며
- 비주류가 주류에게



20150105_161826.jpg


오래 간 준비해온 시집을 냈다.
이 홈페이지에 책을 내겠다고 시집 제목까지 붙여 방을 만든 지(2010. 8. 8)가 어느덧 4년이나 지났으니
꽤 묵혀진 시집이랄 수 있겠다.
2006년 『내 속에 너를 가두고』를 내면서 '이거, 이 것들은 뒤에 묶어야지!' 숨겨두었던 시편들이고 보면
가히 10년만의 첫 시집이라 해도 무방하겠다.


사실 명목상의 첫 시집 『내 속에 너를 가두고』는 단 한 권만 묶었다.
"우리끼리 돌려보며 우리끼리 나눠 읽자!"는 항명(나름 신선하다고 느낌) 의도였으나
그 한 권의 항명, 지금 누구의 서재에 처박혀 있는지 종적조차 없다.
서툰 치기였다 할까, 알량한 오기였다 할까? 혼자만의 돌출은
결코 성공하지 못했는데


이번 시집 또한 별반 다르지 않다.
주류 출판사들에게 외면당할 게 뻔한
실력도, 마땅한 등단 이력도 없는 '무명'의 나로썬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었다.
시골 조그만 출판사에서
광고용 자기 평함 찍듯이 자비출판 하는 밖에.
그러니 시중 서점에서 당연 찾을 수 없고 인터넷 책 리스트에도 뜨질 않는다. 그래서


선배들과 그간 사귄 작가들에게 일일이 주소를 물어 "나 시집 냈소!"며 부치는 도리밖에 없었는데
이미 주류가 된 작가들에겐 나의 이 행위가 선거판 찌라시 돌리는 거쯤으로밖에 여겨지지 않았으리라.


읽고 싶으면 서점에 가 사보면 되는 거고, 그래야 책값만큼 공들여 읽을 거고
왜 떠맡기듯 보내느냐고?
그것도 만만찮은 돈 들여 책 내서 우송비까지 들여가며
......그렇게 부자이냐고?


천만에, 월 백만 원 남짓한 경비 일로 책을 묶었고, 그 돈 쪼개고 쪼개 부쳐드리고 있노라!

......그러니 부자냐고 물었잖느냐고? (버럭)
암, 부자지. 마음부자지!
평생 노점상으로 번 돈을 대학에 몽땅 기부하는 분, 부자여서이든가? 아니면 대학이 가난해 보여서이든가?
'마음부자'여서가 아니겠는가.


비주류의 자존심을
그대 주류의 얄팍한 그릇에다 담으려 말게.


부탁이네, 제발!


Who's 정소슬

profile

브랜드 : 정소슬
메이커 : 1957년식 울산 産
성능/직업 : 비정규직
취미 : 긁적이기, 똥폼으로 사진 찍기
잡기 : 음치, 몸치, 길치... 등 중증 치과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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