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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소슬의 詩내기

오늘은 어버이 날!

by 정소슬 posted May 08,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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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어버이 날!

 

무제-7.jpg


나도 가슴에 카네이션 달아줄 자식이 둘이나 있는
엄연한 어버이!
그러나 내 가슴에 달 카네이션보다 내가 카네이션 달아드려야 할 어머니께서 살아 계시는 그저 한 자식일 뿐인 날입니다.


올해 여든 셋의 연세건만 아직도 혼자 계시는 게 편하다는 당신의 청을 차마 꺾지 못하는 저, 환갑이 다 된 불효자식은 근무 마치는 대로 가족들 모여 함께 저녁 식사나 하자고 말씀드리는 도리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하시는 말씀이
어버이날이라고 동네 청년회가 마을회관에서 점심 대접한다는 이장의 방송이 있었다 했습니다. 무척 고마운 일이라 "맛있는 거 많이 골라 드세요!" 말씀드리면서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아침 직장에 나가니 왠지 조용했습니다.
다가와 카네이션 달아주던 아가씨도 없었고, 그러고 보니 카네이션을 달고 다니는 분이 한 분도 안 보였습니다.
아, 그렇구나!
나라의 온 시선이 수백 어린 목숨을 수장시킨 진도 앞 바다에 쏠려 있고 전 국민이 상주가 된 심정의 이 시점에 어느 어른이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 수 있겠는가?
참 우울한 어버이날이 분명했습니다.


점심 시간이 다 되어 갈 즘 어머니께서 전화가 왔습니다.
오늘 점심 대접이 취소되었다는 이장의 방송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라디오에서 나온 그 뉴스가 촌 동네까지 흘러든 모양이 분명했습니다. 오늘 시에게 가지기로 했던 어버이날 행사가 모두 취소되었다는, 이어서 계획된 축제행사들도 줄줄이 취소될 예정이라는......


"섭섭하지만 어쩌겠어요. 이장도 마음이 많이 아플 거예요!"
"나도 안다. 그래서 달골댁과 머리나 하러 갈까하는데...?"
"그러세요! 그게 마음이 편하시다면..."
"그래서 늬들 저녁도 다음에 하면 안될까?"
"저녁까지 왜요? 애들과 다 약속해 놨는데...?"
"머리하러 가면 쥔이 자장면 시켜줄 거고, 박서방네가 사다놓고 간 회도 아직 남았고..."
"그럼 그러세요! 애들에게야 전화하면 되지 뭐"
"그럼 욕봐라!"
"그..러..세..요, 엄마!"


전화가 뚝 끊기고 마음이 쿵 내려앉았습니다.
진도 앞 바다 세월호처럼 뒤집히진 내 마음, 끝도 모르게 처박히고 또 처박혀 가라앉고 있었습니다.

 

Who's 정소슬

profile

브랜드 : 정소슬
메이커 : 1957년식 울산 産
성능/직업 : 비정규직
취미 : 긁적이기, 똥폼으로 사진 찍기
잡기 : 음치, 몸치, 길치... 등 중증 치과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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