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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소슬의 詩내기

맹골수도(孟骨水道) 급류 아래

by 정소슬 posted Apr 20,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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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골수도(孟骨水道) 급류 아래

- 세월호 참사를 지켜보며



맹골수도(孟骨水道) 급류 아래
숨막히는 먹먹한 하루가
또 떠내려간다
우린 어쩜 이리도 무기력하기만 할까?


나도 너를 너도 나를
도저히 납득할 수가 없다


물밑 물위 가리지 않던 검은 뒷거래의 추악한 어제가

하나둘 떠올라 내 유품인 양 부유하고
수심 37미터 바닥을 더듬고 더듬어도
손에 잡히는 것이라곤 무기력한 오늘이란 실체뿐
10센티 앞조차 보이지 않는
엄살 같은 시계(視界)의 내일, 또 내일이라니


나도 너를 너도 나를
도저히 납득할 수가 없다


모두가 하나같이 배 기울던 좌현을 향해
애들 버리고 먼저 도망쳐 나온 선장의 비겁함에만
모든 죄 덮어씌우려 혈안이지만
정말 도망친 게 세월호 선장만일까
진정 그 혼자만일까


나도 너를 너도 나를
도저히 납득할 수가 없다


연일 우왕좌왕 속수무책의
뒷북 두드리는 일조차 힘 버거워 보이는 정부
여론의 급류를 타고 앉아
파도놀이에 재미 붙인 선정적 몸매의 언론들
맹골(孟骨)은 손도 못 대고 그 위에 인 파고만으로
시시비비를 조타할 게 뻔한 수사당국까지


나도 너를 너도 나를
도저히 납득할 수가 없다


혹시 이 모든 수난의 원죄들이
절로 떠오르거나
눈치 없는 잠수부가 잘못 건져 올려
팽목항 부두에 전리품인 양 늘어놓을 것만 같아
떨고 있는 우리 모두를


나도 너를 너도 나를
도저히 용서할 수가 없다


경상일보(2014.04.23) 기고


 

 

SSI_20140417095542_V.jpg


image : http://m.insight.co.kr/view.php?ArtNo=1877


Who's 정소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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