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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소슬의 詩내기

도꾸빤쮸

by 정소슬 posted Feb 04,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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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꾸빤쮸

 
mipo_2008.jpg

(2008년 현대미포조선 노동자의 굴뚝농성 모습)

 

지난 봄, 학교 앞에서 사온 병아리가 엄지닭이 되어 알을 낳기 시작했다 세 마리를 사와 둘은 죽고 한 마리 살아남은 게 알까지 낳다니 모이 주는 재미가 쏠쏠하다


구구구구…… 모이를 던져 넣으며
닭장에 기대 신문을 읽노라니


또, 고공 농성이란다 무려 70미터란다 다시 덮친 불황으로 사회면 기사가 넘쳐나는 통에 그 정도 높이가 아니면 기삿거리로도 취급 안 해줘서일까 70미터라니 아파트 30층 높이에 가깝잖은가, 헌데 난 왜 자꾸 번지점프가 생각나지? 그게 이번엔 굴뚝이라는군 세상의 뜨끈한 등짝에 기대고픈 그들의 절박함을 표현한 거겠지 그런데 신문에 난 기사를 읽다보니 정작 그들의 서럽고 다급한 사연은 없고 자살미수를 꿈꾸는 사회적 병리현상쯤으로 몰아붙이는 일색이구먼 하긴 나도 마찬가지지 귀한 밥을 놓고 투쟁하는 저들 모습에 번지점프를 떠올렸으니


살벌한 세상이네 믿을 놈 하나 없지 저들이 피 터지는 데모로 세상을 뒤집어 놓았을 때 맨 앞에서 저들 깃발에다 잉크 물 팍팍 뿌려대던 그들이 아니었던가 세상이 뒤집어졌다고 그간 입고 다녔던 팬티가 뒤집힌 줄 여태 몰랐다며 지금에야 똑바로 입었으니 제발 좀 보아달란 듯이 이 엄동설한에 팬티바람이라니……, 밥그릇을 앞에 놓고 똥구녕 덮개를 얘기하자니 숭고한 밥 냄새는 슬그머니 내려가 버리고 똥 구린내가 밥상 위에 올라앉아선 꼬리를 발딱 세워 세상을 다 쓸 것처럼 흔들어대는군.


자 먹어먹어! 구구구구……
에잇 처먹어처먹어! 狗口狗口………….


- 『울산작가』 창립 15주년 특집호

 

Who's 정소슬

profile

브랜드 : 정소슬
메이커 : 1957년식 울산 産
성능/직업 : 비정규직
취미 : 긁적이기, 똥폼으로 사진 찍기
잡기 : 음치, 몸치, 길치... 등 중증 치과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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