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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소슬의 詩내기

그놈의 죽여주는 물건 외 1편 / 민족작가연합

by 정소슬 posted Jul 29, 2020
그놈의 죽여주는 물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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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놈, 물건 하나는 좋다고들 하더군
우람하고 거칠기까지 하여
그 위용에 단번에 반한다더군
소위 '죽여준다'는 말, 그 말의 원조라지 아마
그놈하고 놀아본 사람은 안다더군
죽여준다는 게 어떤 맛인지 얼마나 짜릿한지
그 짜릿함에 다들 사정없이 죽는다지
찢어져 죽고 터져 죽고 밟혀 죽고 굶어죽고
모조리 죽고 죽어 나자빠진다지
지긋지긋 진저리치며
죽음의 맛을 제대로 체험한다지

그놈 물건엔 별이 새겨져 있다지
쉰 개라든가, 쉰 두엇 된다든가
다들 그 별의 성능에 반한다지
한번 쏴대기 시작하면 각 구멍들마다 불을 뿜어낸다지
구멍 수대로 사정없이 뿜어댄다지
단번에 환희의 불바다가 된다지
불바다에 빠져 허우적대는 그 몸서리를 그놈은
오르가즘이라 말한다지
더 기막힌 건
그때면 하늘에서 잠자코 잠자던 별들도 깨어나서
동족 지원이라도 하는 양
함께 불을 뿜어댄다는 거 아냐
나중엔 피아 구분도 없이
지들끼리 지지고 볶고 지랄염병을 떤다는 거야
광란의 그 떼씹, 그걸
소위 '죽여준다'는 진정한 뜻이라나 어쩐다나





이산離散 너머 이산離散 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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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사는 것도 죄이어라
맛있는 것도 벌이어라
눈물 콧물에 말린 알사탕 하나
목에 연신 걸리는데

곧 따라가마 재촉하던 손 혹여
무덤 속에 눕진 않았는지
눈물로 삭여온 세월
산 너머 산 넘어가고
구름 너머 구름 넘어갔네

가시처럼 안고 온 세월
시방도 삐죽빼죽
찌르고 짓밟으며 넘어가느니
세월 너머 세월 넘고
눈물 너머 눈물 넘고

핏줄 너머 핏줄 또 넘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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