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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소슬의 詩내기

하이힐 외 1편 / 울산작가28호

by 정소슬 posted Nov 25,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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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힐



high-heel.jpg


뾰족한 너의 높이를
옆구리 깊숙이 끼고 걷던 그 때만 해도
우린 행복했지
혹여 헛디딜까봐 엇길 들까봐
숨죽여 걷던 너의 발걸음
오직 예뻤니 오직 숨 깊었니
한 치라도 옆길로 눈 돌릴까봐
뾰족이 각을 세워야 했던 너에 대한 보호본능이
아직 풀리지 않는 망막근육통으로 남아 있는데
패인 깊이만큼 우리 애정도
함께 깊어가리라 철석같이 믿었었는데
미처 빼내지 못한 애증의 뒤축이
각 진 허방에 박혀 오도가도 못하게 되고서야
난 너의 높이를 의심했어

넌 늘 위태위태했거든
한 발 앞이 늘 난간이었거든
자국 자국이 까탈의 벽이었거든, 늘










꽃을 쓸다가
보았다 그간 보지 못했던
추한 뒷모습

쓸고 나니
그 자리에 패인 깊이가
가히 수렁이다

그간 훔친 마음들이
오롯
거기 빠져있다

하나도 가져가지 않았다



Who's 정소슬

profile

브랜드 : 정소슬
메이커 : 1957년식 울산 産
성능/직업 : 비정규직
취미 : 긁적이기, 똥폼으로 사진 찍기
잡기 : 음치, 몸치, 길치... 등 중증 치과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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