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석주
우리의 민중을 깨우쳐 강도의 통치를 타도하고 우리 민족의 신생명을 개척하자면 양병 10만이 폭탄을 한 번 던진 것만 못하며, 천억 장의 신문 잡지가 한 번의 폭동만 못할지니라. - '조선혁명선언서(1923년 1월, 신채호 작성)' 중에서

황해도 재령 출신의 의열단 투사 나석주는
일찍이 백범 김구 선생이 세운 양산학교 수학생으로
길림성 신흥무관학교를 이수한 항일 공작원으로
복면강도로 위장 지역 부호들에게 자금을 모아
상해 임시정부로 보내던 독립자금 모금책으로
착취 일삼던 일본인들을 척살하던 대일 저격수로
임시정부 경무국 경호관으로
무력독립운동단체인 의열단 정예요원으로
마침내, 김창숙 이동녕 김구의 은밀한 지령을 접수
조선의 피를 빨아온 조선식산은행, 동양척식주식회사에
연달아 투탄 적 심장부를 아수라장으로 만들어놓고는
다급히 출동한 일경들과 총격전을 벌여
다하타 유이지 경감 등을 사살하고 더 나아갈 길 막히자
기꺼이 당신의 심장에 의열의 총탄 박아 넣으며
당부로 남기신 이 말씀이었는데
"나는 조국의 자유를 위해 투쟁했노라. 2천만 민중이여 분투하여 쉬지 말라!"
아아 선생이시여, 선생께서 가시고 스무 해도 안 되어
이 나라 이 강토는 李美日 야합에 의해 토막이 나고
더한 압제가 시작되었소
선생과 함께 했던 동지들 대부분 죽임 당하거나
북으로 북으로 아니면 해외 망명길에 올라야 했소
선생께서 숭배하셨던 백범 스승도 기어이 암살 당했소
이 통곡할 후안무치를 독립이라 해방이라 광복이라
우겨대는 사대 간역들의 농간에
이 강토는 또 다시 유린 장이 되고 말았소
선생의 가슴에 박힌 총알을 꺼내
저들부터 처단해야지 않겠소
선생께서 그토록 응징하려 애쓰셨던 강도들과 손잡고
친구라며 동맹이라며 으스대는 꼴,
이젠 아예 토착왜구가 되어 날뛰는 꼬락서니라니
차마 분통이 터져 그 날 다 던지지 못한 폭탄
만들고 또 만들어야지 않겠소
저 무리들 싸그리 멸살될 날까지 던지고 또 던져야지 않겠소
선생이여, 백의 투사의 적통이여, '조선혁명'의 전위시여
그 의열, 그 결기의 표상이시여
선생의 펄펄 끓던 심장에 의열의 총알 하나씩 화인(火印) 하여 이식해 주지 않겠소
그로 무장한 정예투사가 십만만 된다해도 누가 감히
이 강토 이 백성을 흔들겠다 덤벼들겠소
그때야 비로소 온전한 독립이 이룩될 것이고
단군 고토 만주간도연해주 대 평원도 되찾을 날 오지 않겠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