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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소슬의 詩내기

세탁 외 1편 / 계간 《사람의문학》 2019년 가을호

by 정소슬 posted Oct 15,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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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




시도 때도 없이 아파트 복도를 치대고 가는
세탁! 세탁! 소리에
버럭버럭 성질 돋구던 베란다 세탁기가
거실 TV 소리에 귀 바짝 세우고 있다
경기 부양한다며 푼 막대한 자금들이
지하로 기어들어 해외 비밀 유통망을 거치며
완벽한 이중 세탁이 되어
차기 선거자금으로 유입될지 모른다는 핫 뉴스에
신경이 바짝 달아있다
단 한번에 수백 억 수천 억의 돈을 세탁한다는
기상천외한 저 기계에
얼마나 많은 세탁기들이 실직을 할까
언제 날아들지 모를 해고통지서를
무슨 수로 벗어나야 하나 아무리 골똘해봐도
땟국물 밖에 나오지 않는





내일도 해가 뜬다




'내일도 해가 뜬다'는 말이 사실이라는 걸 알게된
하루살이가 술에 취해 고성방가를 하다
지나던 행인의 발에 밟혀 죽었는데,
법정은 그 행인을 무죄 석방했다는 소식입니다.

떼로 몰려간 하루살이들이 고성방가가
무단 살해가 합리화 될만큼 무슨 큰 죄냐고
항의 시위를 벌였으나
법정은 끝내 판결을 거두지 않았습니다.

하루살이의 죄목은 '천기누설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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