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된 밀대
- 정규직, 비정규직 갈라놓고 노노갈등 부추기는 더러운 손들
밀어붙여야 산다고
밀리면 죽는다고
진격 진격만을 외쳐대던 때가 있었다
오로지 바닥을 밀어야 삶이 영위되는
밀대의 생애에
그의 몫 열 배 스무 배에도 군말 한 마디 않는
로봇청소기를 경멸하며
제 몸에 불을 질러야했던 절박한 때가 있었다
그런 그들이
찔찔대는 걸레를 빼 버리고
대만 오뚝 세워 바닥을 좌지우지 호령한다는
밀대 시절 언제였냐며 걸레를 쥐어짠다는
비정규직 일용공으로 내쫓긴 걸레들 몫을
뒷돈으로 챙긴다는
한때 동지였던 벼룩의 간을 빼먹는다는
몰염치한 막대기라는
철면피한 깃발이라는
잡초에게
뽑아도 뽑아도 또 나줘서 고맙다.
삼복염천 땡볕에도 견뎌줘서 고맙다.
딴청 안 부리고 쑥쑥 자라줘서 고맙다.
개벽하면
너와 나, 아마 동족이 되어 있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