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말
인간의 능력이 인공지능 AI에 제압당하는 시대,
경제라는 거대 공룡은 우리 아우성 따윈 아랑곳없이
품에 안은 AI의 재롱만 즐기고 있다.
공룡이 꿈적거릴 때마다 우리 삶터는
아수라장으로 변하고 그때마다 내 일자리는
여지없이 유린당한다.
언제부턴가 나는 적자생존의 정글에 끌려와 있고
약육강식의 창살 속에 갇혀 있다.
AI의 재롱에 빠진 공룡을 구슬려야 하는데
어떡하든 공룡의 발걸음을 묶어놓아야 할 텐데
……무모한 꿈을 꾸며
거대 발자국이 판 수렁에 빠져 몸부림치다 몸부림치다
걸레가 되어있는 내 모습, 들여다본다.
혹여 사람냄새마저 달아나버린 건 아닐까, 흔들어본다.
2018. 맹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