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산
만행승의 누런 탁발바랑
잔뜩 무거워 뵈던
그 산길을
내 아버지, 바랑도 없이
올라가신 뒤
한 해 가고 두 해 가고
어언 십수 년
무에 그리 좋으시기에
무에 그리 반하셨기에
여태 내려오실 줄 모르시나
그리도 좋으시면
나도 좀 부르시잖고
구절초 꽃안개 자욱한 푸서리 길을
함께
거닐어보자 하시잖고
입산
만행승의 누런 탁발바랑
잔뜩 무거워 뵈던
그 산길을
내 아버지, 바랑도 없이
올라가신 뒤
한 해 가고 두 해 가고
어언 십수 년
무에 그리 좋으시기에
무에 그리 반하셨기에
여태 내려오실 줄 모르시나
그리도 좋으시면
나도 좀 부르시잖고
구절초 꽃안개 자욱한 푸서리 길을
함께
거닐어보자 하시잖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