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포 아래 발가벗고 서서
폭포 아래 발가벗고 서서 물을 맞습니다
반이 거품인 폭포수가
별의별 잔소리로 나를 때립니다
지난해보다 말랐다느니 머리 숲이
훤해졌다느니 똥배만 튀어나왔다느니
그 아래가 이러쿵저러쿵 따가운 소리들을
귀에다 목에다 주렁주렁 매답니다
닥치는 대로 꿰어 맵니다
그 소리에 귀도 멍멍 어깨도 멍멍
발바닥까지 멍멍해질 즘에야
긴장되었던 무릎이 스르르 꺾입니다
위로 치오를 생각은 엄두도 못 내는
등 떼밀려 흘러내리기에 급급한
허풍이 반인 낙수가
무방비의 내 몸을 후려칩니다
지근지근 밟고 지나갑니다
이제 이것이
네가 살 방도며 순리라 가르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