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
길을 가는데
길가 떡잎 하나, 땅에 묻힌 비닐을 뒤집어쓰고
누런 숨 몰아쉬고 있었다
누가 저런 시련을 주었나 사죄하듯이
비닐을 뜯어
그의 숨구멍 틔워주고 떠났다
그런데 다음날부터 나의 길은
그 길로 새 길이 트여
그를 살펴야 편해지는 버릇이 생겼다
누렇던 떡잎은 금세 초록 잎으로 바뀌고
하루가 다르게 커가더니
콩알만 한 노랑꽃을 피웠다
성도 이름도 모르는 작기만 한 그 꽃이
여름 볕이 시드는 날까지 나의 애인이 되었다
다가설수록 설레는
나만의
촉촉한 입술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