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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소슬의 詩내기

가을 녘

by 정소슬 posted Jul 19,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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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녘





인기척에 놀란 들국화가

화들짝 화장을 고치는

가을 길

어기적어기적 걸어보는 것이다


굽어진 길 끝 모롱이를 돌면

거기 서있을 것만 같은

임의 이름

슬며시 불러보는 것이다


쿵-하고 회오리치는 파문에

눈시울이 달아

꼬리 끝까지 빨갛게 물든

고추잠자리가 되어보는 것이다


단풍든 가슴을 울긋불긋 펼쳐놓고

그 위에 누워

임인 양 하늘을

마음껏 껴안아보는 것이다


그러다 서산에 황혼 빛이 번지면

아슴슴해진 길 되밟으며 돌아와 보는 것이다

종일 한줌의 미소도 팔지 못한 들국화가

독이 올라


육시랄육시랄…… 화장을 지우는

가을 길, 그 저물녘을



Who's 정소슬

profile

브랜드 : 정소슬
메이커 : 1957년식 울산 産
성능/직업 : 비정규직
취미 : 긁적이기, 똥폼으로 사진 찍기
잡기 : 음치, 몸치, 길치... 등 중증 치과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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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타구니가 가렵다

2nd Poetry collection 『Groin itches』 / 제2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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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부 따라오는 산 골목은 죽었다 죄 변종 대역 시시비비 마침내 꺾인 꽃 변기에 빠뜨린 동전 염낭거미 세상의 혀·3 무두못 길가의 퍼포먼스 스프링보드 박치 내 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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