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
해 떨어졌지만
여인의 눈꺼풀은
아직 낮이다
마을 어귀 하나 둘 등촉이 밝고
뒷산 밤밭에선
밥 짓는 연기 몽실몽실 매달리는데
여인의 눈시울은
아직 애타는 낮이다
분명 날 저물기 전 온다던 임
어둠은 자꾸 짙어가고
임이 걸음 할 자리마다
쓸어둔 洞口만
하 멀다
낙엽 밟는 소리라도 들리면
그 걸음 가까워질까
쓸어둔 낙엽
도로 뿌리고 있다
- 시집 『내 속에 너를 가두고』
이 시집은 단 한권만 출판된 시집임 / 2006년, 글로빚는테라코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