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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소슬의 詩내기

이재훈 첫 산문집 '그리워하는 직업을 가졌을 뿐인데요'

by 정소슬 posted Feb 05, 2024

당신을 향한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

이재훈 에세이 '그리워하는 직업을 가졌을 뿐인데요'

[데일리스포츠한국] 정진영 기자 입력 2024.02.04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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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스포츠한국 정진영 기자] 그리워하는 얼굴로 이 세상을 순례하는 이재훈 시인이 첫 번째 에세이집으로 독자들과 만난다.

 

이재훈 시인은 스스로를 ‘그리워하는 직업’을 가진 자라고 말한다. 시인은 그리워하는 직업을 가진 자이다. 이재훈 시인은 그리워하는 자신의 일에 충실하다. 일상과 기억과 꿈을 좇아 황홀한 배회를 한다. 그 꿈과 위로의 기록들이 마음에 잔잔히 스며든다.

 

“걷는 것은 자본이 이해하는 시간과 다른 시간을 사는 것이다. 우리는 가끔씩 느리고 정지된 시간 속을 살아야 될 때가 있다.”

 

시인이 세상을 엿보는 독특한 사유가 에세이집 전체에 번뜩인다. 이천만 원짜리 농가주택의 꿈을 꾸고, 의자를 구입하며 얻은 회복과 위안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하며, 소멸과 이별과 염려의 본질을 고민하기도 한다. 병이 들었을 때의 얘기나 여행, 걷기와 산책, 망가진 데이터, 김장, 코로나, 게임, 패러디, 책방, 문학 등 일상 속에서 얻은 사유와 지혜가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나는 강원도 영월군 하동면 주문리(일명 모운동)에서 태어났다. 지금은 하동면이 김삿갓면으로 개명되었다. 내 태어난 곳 근처에 김삿갓의 무덤이 있다. 지명은 대단한 힘을 가지고 있다. ‘모운동’은 구름이 모이는 곳이라는 뜻이다. ‘모운동’은 구름처럼 떠돌며 살다간 김삿갓(난고 김병연)을 이곳으로 다시 오게 했다. 한때는 산속의 석탄을 캐러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렸던 곳이다. 지금은 노인들만 남아 있는 고요한 마을이 되었다. 그런 이유에서일까. 운명인 걸까. 나 또한 이십 대까지 구름처럼 전국을 떠돌며 살았고, 김삿갓처럼 시를 쓰고 있다. 그러니까 나는 김삿갓의 혼이 담긴 곳과 가장 가까이에서 태어난 시인인 셈이다. (p.133)

 

이 문장에서 들어나있듯이 이 시집에는 시인이 태어나고 성장한 강원도의 유년체험과 뜨거운 문학청년이었을 때의 추억이 생생하게 전달된다. 중년이 되어 도시 속에서 일상인으로서 삶을 살아가는 시인의 구체적 삶이 파노라마처럼 녹아있다.

 

고독한 원시의 시간을 끌어안고 있는 인도 라다크에서 시인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라다크의 사원들과 판공초, 투르툭 마을에서의 소요와 정서적 평화를 느낄 수 있는 에세이도 일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프롤로그와 에필로그에는 당신 혹은 독자 혹은 우리에게 전하는 편지가 놓여 있다. 편지는 슬프고 아릿한 말들로 채워져 있다. 그렇지만 우리가 간신히 살아가는 힘이 무엇인지 얼핏 짐작할 수도 있다. 당신은 위로였고 가장 먼저인 시간이었다고 고백한다. 우리는 누구나 마음속의 당신이 있다. 그 당신을 만나는 시간이다.

 

강원도 영월에서 출생한 이재훈 시인은 1998년 '현대시'로 등단하여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내 최초의 말이 사는 부족에 관한 보고서', '명왕성 되다', '벌레 신화', '생물학적인 눈물', '돌이 천둥이다' 등이 있다.

 

정진영 기자 jjg8382@dailysportshankook.com

 

출처 : https://www.dailysportshankook.co.kr/news/articleView.html?idxno=32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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