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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소슬의 詩내기

김유 세 번째 시집 ‘떨켜 있는 삶은’

by 정소슬 posted Jul 01, 2022

“떨켜처럼 덜어내는 삶을 살아야죠”

세 번째 시집 ‘떨켜 있는 삶은’ 펴낸 철길건널목 시인 김유

[서울앤] 등록 : 2022-06-30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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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길건널목 관리인으로 근무하면서 시를 써온 김유 시인이 6월25일 서대문구 남가좌동 남가좌리 철길건널목 에서 자신이 낸 시집을 펼쳐 보이고 있다. 김 시인은 지난 6월 세 번째 시집 <떨켜 있는 삶은>을 냈다.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8년째 철길건널목 관리인 근무

늦깎이 등단 후 동인 활동 활발

2021년 ‘문예춘추’ 문학상 수상

“죽을 때까지 시를 쓰겠다” 다짐

 

“경쟁사회에서 너나없이 다른 사람 밀치고 자기만 올라가야 한다는 그런 세상, 이제 그러지 말아야겠다 싶죠.”

 

‘철길건널목 시인’ 김유(68·본명 김영한)씨가 지난 6월 세 번째 시집 <떨켜 있는 삶은>(황금알)을 냈다. 공무원으로 정년퇴직한 뒤 철길건널목 관리인으로 근무하면서 2017년 첫 시집 <귀뚜라미망치>를 낸 이후 5년 만이다. 지난 25일 서대문구 남가좌동 남가좌리 철길건널목에서 만난 김 시인은 “이제는 아기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면서 맑고 깨끗하게 살아야겠다는 마음으로 시를 쓴다”고 했다.

 

<떨켜 있는 삶은>은 1부 ‘나 혼자만의 독백’, 2부 ‘나와 당신 두 사람의 대화’, 3부 ‘나, 너, 주위 사람들’, 4부 보통 사람들이 하는 세상 돌아가는 얘기를 담았다.

 

“환절마다/ 삶은 표정을 바꾸고/ 불쑥 옹이가 덧나면/ 얼른 잎을 떨고 멈춰서야 했다// (중략) // 나는 아직 겨울 앞을 주춤대는데/ 눈보라 속에서도 기꺼이 봄을 품은,/ 떨켜 있는/ 생살박이 삶// 내려놓고 기다릴 줄아는/ 삶의 무늬가/ 너무 부럽다”(‘떨켜 있는 삶’ 일부)

 

‘떨켜 있는 삶’은 시집 <떨켜 있는 삶은>

 

의 대표시다. 떨켜는 낙엽이 질 무렵 잎자루와 가지가 붙은 곳에 생기는 세포층으로 가을에 잎을 떨어뜨리는 역할을 한다. 김 시인에게 떨켜는 “잎을 떨고 멈춰야 하는, 굳은살로 버티는 지난한 길”이며 “눈보라 속에서도 기꺼이 봄을 품고 기다릴 줄 아는 삶의 무늬”다. 삶의 ‘끝’이 아니라 새순을 품은 ‘희망’인 셈이다. “자식들이 그만 좀 죽으라고 할 때까지 그냥 붙어 있는 거예요. 그러다가 할 수 없이 떨어지는 거죠.” 김 시인은 “모든걸 잔뜩 짊어지고 자기만 잘 되려고 할 게 아니라 때가 되면 덜어 내고, 가볍게 인생을 살아야겠다”고 다짐한다.

 

김 시인은 환갑을 지나 등단한 늦깎이 시인이다. “지나온 인생을 아름다운 글로 남길 수 없을까 많이 생각했어요.” 그는 틈틈이 써온 시를 책으로 내고 싶어 정년퇴직 후 유명 시인에게 보여줬다. “이건 시가 아니고 한풀이밖에 안 된다고 하더라구요. 다른 사람이 보면 웃는다며.” 김 시인은 당시 ‘일기에 불과하다’는 혹평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 “나한텐 어떨지 모르지만 남들 눈에는 아무것도 아니었죠. 우물 안 개구리였습니다.” 그는 그길로 중앙대 예술전문대학원 문예창작전문가과정에서 시 공부를 했다.

 

김 시인은 정년퇴직 후 2014년 5월부터 8년째 철길건널목 관리인으로 근무하고 있다. 서울에 있는 서소문 건널목, 돈지방 건널목, 백빈 건널목을 거쳐 현재 남가좌리 건널목에서 근무한다. 첫 근무지는 서소문 건널목이었다. “사람들 표정을 보면 아주 천차만별이에요. 건널목에 멈춰 선 사람들 얘기 듣다 보면, 세상에 이렇게 사는 사람도 있구나 싶죠.” 김 시인은 2017년 8월 첫 시집<귀뚜라미망치>(시의표현)를 냈다. 건널목을 지나다니는 사람들 이야기와 철도와 관련한 다양한 소재를 오롯이 시로 담아냈다.

 

그는 “철길을 지나는 사람들을 보며 나는 어떻게 살아왔는지, 어떻게 살아야 할지 이런저런 생각이 많았다”고 했다.

 

김 시인은 경기문화재단 공모에 선정돼 2019년 5월 두 번째 시집 <시간의 길>(동학사)을 출간했다. 용산구에 있는 백빈 건널목의 풍경과 사람들 이야기를 시로 표현했다. <시간의 길>에서는 시집 이름과 같은 ‘시간의 길’과 서시 ‘쉼표’가 대표시다.

 

김 시인은 2014년 문학지 계간 <문예춘추>를 통해 등단한 이후 꾸준히 ‘시인부락’과 ‘잉걸족’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시 ‘가상채굴’로 <문예춘추> 운문부문 문학상을 받았다. 비트코인으로 상징되는 가상화폐를 소재로 일확천금을 노리는 세태를 비판한 시다. 2019년에는 문학전문신문 <뉴스페이퍼>에 시 ‘김에’가 ‘내 영혼을 움직인 시’에 선정되기도 했다.

 

김 시인은 지난해 서대문구 남가좌리 건널목에서 근무하면서 미발표시 ‘남가좌리 건널목’을 썼다. 문산이 고향인 김 시인은 서울에 있는 대학에 시험을 쳤지만, 매번 고배를 마셨다. “시골에서는 1등인데 서울에서는 꼴등이에요. 신촌에 있는 대학 오려고 몇번을 떨어졌죠.” 김 시인은 이후 공무원으로 일하며 한국방송통신대 경제학과와 경영학과, 법학과를 거쳐 한양대 경영대학원(보험경영학)을 졸업했다. 김 시인은 이제 문산과 서울을 오갈 때 꼭 지나쳤던 남가좌리 건널목에서 관리원으로 근무한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느낀 것을 돌아봤죠.” 그래서일까, ‘남가좌리 건널목’에는 청운의 꿈을 품었던 시절의 ‘회한’이 엿보인다.

 

“나 자신을 계속 들여다볼 수 있고 마음을 정화시키죠.” 김 시인이 계속 시를 쓰는 이유다. “슬프고 외롭고 고독하고 번뇌에 찬 시가 많아요. 그래서 시가 조금 어둡다는 얘기를 듣죠.” 하지만 김 시인은 이제 ‘환승’ 준비를 하고 있다. “떨켜 있는 삶을 살기 위해 내려놓을 건 내려놓아야 하죠. 이제 기차 갈아타고 내 갈 길 가겠습니다.” 김 시인은 앞으로 쓰는 시는 무척 밝아질 거라 했다.

 

김 시인에게 시는 가장 하고 싶은 일이자 취미다. “세상에서 제일 어렵지만 세상에서 제일 하고 싶은 게 시 쓰는 일입니다.” 그는 지난 1월 자동차가 갑자기 철길 차단기를 치고 지나가는 통에 차단기에 얼굴을 맞아 코를 다쳤다. 그래서 지금껏 시를 제대로 쓰지 못했다. 얼마나 답답했을까. 김 시인은 “내 삶이 시를 떠나서는 할 일이 없다”며 “죽을 때까지 시를 쓰겠다”고 다짐했다.

 

이충신 선임기자 cslee@hani.co.kr

 

출처 : http://www.seouland.com/arti/society/society_general/974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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