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소 시인의 세 번째 시집 ‘개와 늑대의 시간’
경계에 선 위태로운 현대인의 삶
[전북도민일보] 김미진 기자 | 승인 2022.01.19 16:09
코로나19로 인해 불확실성이 한층 가중된 시대다. “살아 있음은 처해 있는 그 자체로 황홀하여라”라고 노래하는 시인의 목소리가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이광소 시인의 세 번째 시집 ‘개와 늑대의 시간(시산맥·1만원)’은 제목에서부터 이미 불확실한 시대성을 담아내고 있다. 개와 늑대의 시간은 해질 녘 모든 사물이 붉게 물들고, 언덕 너머로 다가오는 실루엣이 자신이 기르던 개인지 자신을 해치러 오는 늑대인지 분간할 수 없는 시간을 말한다. 시인은 삶과 죽음, 빛과 어둠, 문명과 자연, 실존과 신앙의 경계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
시인은 유독 죽음에 대해 많은 시를 썼다. 인간은 언젠가 죽는 존재라는 것을 알면서도 일상에 매몰돼 살아가면서 죽음을 잊고 사는 나약한 존재임을 깨닫게 되는 상황들을 시로 붙잡아 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음의 흐름에는 서사가 담겨 있지만/ 지상에 똑같은 울음소리는 없”(죽음의 발라드 중에서)음에 삶은 귀하다.
박남희 문학평론가는 “이광소의 시는 불확실한 세계를 헤쳐 나가는 삶의 예지력과 언어적 직관이 있다”면서 “물리적 시간을 넘어서 새로운 시적 비전을 향해 나아가는 이러한 시인정신이야말로 우리가 이광소 시인에게서 배울 수 있는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고 평했다.
이 시인은 전주 출생으로 1965년 문공부 신인예술상 시부문에 당선되면서 시인의 길을 걷기 시작했고, 2017년 미당문학에서는 필명 이구한으로 문학평론에 당선됐다. 시집으로 ‘약속의 땅, 서울’과 ‘모래시계’가 있다. 현재 미당문학 편집주간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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