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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소슬의 詩내기

김수우 여섯 번째 시집 '뿌리주의자'

by 정소슬 posted Dec 10, 2021

삶 허무는 천민자본 시대… 혁명을 꿈꾸다

[부산일보] 입력 : 2021-12-09 17:57:46  수정 : 2021-12-09 17:58:20  최학림 선임기자 theo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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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중앙동에서 인문학 북카페 ‘백년어서원’을 꾸리는 김수우(62) 시인이 여섯 번째 시집 〈뿌리주의자〉(창비)를 냈다. 이 시집에서는 ‘시로 꿈꾸는 혁명’이 짙게 묻어난다. 그것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아침’이다. ‘백년어’는 ‘백 년을 헤엄쳐갈 백 마리의 물고기’라는데 우리 삶의 지혜를 상징하는 그 물고기들이 삶의 뿌리에 닿아 새로운 세상을 꿈꾸자는 것이다.

 

‘혁명’, 그것은 얼마나 위험하고 무섭고 큰 단어인가. 혁명 열기가 한국 사회를 사로잡았던 1980년대에 그는 13년여 간 저 멀리 아프리카 모리타니, 스페인 카나리아제도 등지에서 살았다. 아마도 그 거리감 덕에 그는 ‘혁명’을 새롭게 꺼내들 수 있는 거 같다.

 

김수우 시인 ‘뿌리주의자’ 출간

깨진 화분서 겨울 견딘 동백처럼

신선하고 희망찬 새 아침 호명

 

‘뿌리는 안다. 이상이 현실을 바꾼다는 것을. 보이지 않는 것들이 보이는 세계를 업고 있다는 것을.’(‘시인의 말’ 중에서) 뿌리는 근본적이기에 곧 혁명에 닿아 있다는 것이다.

 

왜 혁명이 필요한가. 우리 삶이 ‘자본의 돌멩이에 으스러’(86쪽)지고 ‘천민 자본’이 ‘발악’(68쪽)하기 때문이다. 또 ‘가난은/수천수만겹으로 되어 있’(31쪽)기 때문이다. 시는 새긴다. ‘적은 화폐, 화폐의 제국이다’(45쪽). 천민 자본의 발악과 짝하여 ‘평화에 닿기가 부지깽이가 걷는 일보다 어렵다’는 ‘백두대간의 허리 디스크’(34쪽), 즉 분단이 있다. 그는 ‘모든 살인과 이 땅의 분단에 나는 책임이 있네’(76쪽)라고 노래한다.

 

그의 시는 의지적이고 이지적이다. 너무 큰 ‘추상적 고통’을 앓는 것 같다. 하지만 그 추상적 고통은 ‘생기 없는 고통’이 아니라 우리의 ‘제일 큰 고통’이라는 걸 그의 시는 일깨운다. 제일 큰 고통이 뿌리의 고통이다. 그래서 ‘뿌리주의자’이다. 뿌리의 고통은 심장이 고통이기도 하다. ‘심장이 검은 잉크로 가득 차고서야/시가 태어나는구나’(21쪽). 뿌리에서 시가 나온다는 것이다.

 

그의 뿌리는 영도다. 영도에서 태어나고 자란 그는 “영도 앞바다가 제 문학의 심연”이라고 말한다. 그의 시 곳곳에서 영도가 신화처럼 나온다.

 

‘싸우다 머리끄덩이 오지게 잡힌 다음 날/아침엔 용왕을, 저녁엔 마고할미를 섬기던 엄마는/공동수돗가 앞에 굿판을 차렸다/(중략)//엄마가 빌던,/무당이 놀던,/뛰어넘기에 나도 열중한다’(24~25쪽). 영도는 앞바다의 용왕과 봉래산의 마고할미를 아침저녁으로 번갈아 섬길 수 있는 신화의 섬 같다. 엄마가 빌던 그 소망, 무당이 놀던 그 제의처럼 시인은 일종의 ‘뛰어넘기’에 열중하는 것인데, 시를 통해 이 세상 뛰어넘기를 꿈꾸는 것이다.

 

그 뛰어넘기가 닿는 그곳을 시인은 ‘아침’이라고 부르고 있다.

 

‘깨진 플라스틱 화분에서 겨울을 버틴 어린 동백을 아침이라 부르자 ‘옥황장군’ ‘용궁대신’ ‘서보살’ 점바치 골목 간판들을 아침이라 부르자 누군가의 가난, 누군가의 혁명이 네 거름이었다면/그래 거기를 아침이라고 부르자//(중략)/시인의 가난한 골절상도 다 아침이라 부르자 아침이라는 호명으로/우리가 아침이 될 수 있다면’(36~37쪽).

 

우리의 새 생명, 희망, 소망, 아픔, 의지, 혁명이 새롭게 피워올린 그것을 ‘아침’이라 부르자는 것이다. 이렇게 신선하고 희망적인 단어였던가. 아, 아침!

 

최학림 선임기자 theos@busan.com

 

출처 : http://www.busan.com/view/busan/view.php?code=2021120917561810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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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소슬 2023.11.01 20:41

    송수권시문학상 본상 김수우 시인 선정…상금 3000만원

    송수권시문학상 본상, 남도시인상, 젊은 신인상 수상자 선정

    (고흥=뉴스1) 서순규 기자 | 2023-11-01 15:25 송고

     

      

     

    전남 고흥군은 '송수권 시문학상'의 본상, 올해의 남도시인상, 올해의 젊은시인상 수상작을 선정했다고 1일 밝혔다.

     

    본상에는 김수우 시인의 '뿌리주의자', 올해의 남도시인상에는 박은영 시인의 '우리의 피는 얇아서', 올해의 젊은시인상에는 이주송 시인의 '식물성 피'가 각각 선정됐다.

     

    송수권시문학상은 남도의 전통 서정시인 평전 송수권 선생의 문학적 성과를 알리고 업적을 기리기 위해 2015년 제정됐다.

     

    송수권시문학상은 지난 9월1일부터 30일까지 응모를 받아 전국에서 시집 총 130권이 접수됐으며, 7명의 외부 심사위원들의 심사를 거쳐 수상작을 선정했다.

     

    본상 수상자 김수우 시인은 부산 출신으로 1995년 '시와시학'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시집 '길의 길', '당신의 옹이에 옷을 건다', '몰락경전' 등의 시집을 발간했으며 2005년 부산작가상, 2017년 최계락문학상을 수상했다.

     

    올해의 남도시인상 수상자 박은영 시인은 전남 강진 출신으로 2018년 '문화일보', '전북도민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했다. 시집 '구름은 울 준비가 되었다'를 발간했으며, 2010년 제2회 천강문학상, 2014년 제2회 제주 4.3평화문학상을 수상했다.

     

    올해의 젊은시인상 수상자 이주송 시인은 전북 임실 출신으로 2019년 7회 평택 생태시문학상, 2020년 농민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으며, 첫 시집 '식물성 피'로 송수권시문학상을 수상했다.

     

    송수권 시문학상 시상식은 오는 11월 25일 고흥종합문화회관에서 개최할 예정이며, 본상 수상자에게 3000만원, 올해의 남도시인상 수상자에게 1000만원, 올해의 젊은시인상 500만원의 시상금이 수여된다.

     

    sk@news1.kr

     

    출처 : https://www.news1.kr/articles/52177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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