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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소슬의 詩내기

신기대 시집 ‘잘 차려진 밥상에는 슬픔이 있다’

by 정소슬 posted Dec 06, 2021

[책 읽는 레이디] 이 겨울 ‘잘 차려진 밥상’ 같은 詩를 읽다

[레이디경향] 엄민용 기자 margeul@kyunghyang.com 입력 : 2021.12.05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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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로 살며, 산다는 것이 ‘잠시 잠깐의 구름 그늘’ 같지만 “잠깐 사이 드리운 그늘이 주는 서늘함 / 그 서늘했던 느낌들을” 중얼거려 본 신기대 시인의 시집이 출간됐다. ‘잘 차려진 밥상에는 슬픔이 있다’( 범우사)이다. 시집은 각 부의 표제작을 제목으로 제1부 ‘돼지 혓바닥’, 제2부 ‘아교에 대한 단상’, 제3부 ‘소주 한잔 털어 넣고 초콜릿 한 입 베어 물고’ 등 모두 3부로 구성됐다.

 

시인은 삶의 순간에서 느낀 서늘함을 포착해 한 편의 시로 그려낸다. “가로수처럼 서 있는 길가의 추억들은 / 번쩍번쩍 달리는 버스 뒤로 흘러간다”는 구절에서는 우리가 일상에서 대수롭지 않게 지나쳤던 장면에 생명을 부여한다.

 

시인은 ‘시(詩)’라는 시에서 다음과 같이 시를 재미있게 정의한다.

 

“시는 말(言)과 절(寺)// 조용한 산사에 가면 차분해지는 마음 / 그 마음에 요동이 일면 나오는 말 / 그때 조용히 입술에 검지 손가락을 갖다대며 / 쉿 하며 바라보는 것 / 그래도 어쩔 수 없어 내뱉는 한숨 소리/ 그것이 바로 시”(‘시’ 전문).

 

시인의 말대로 시는 마음의 요동 속에서 ‘쉿’ 하며 바라봐도 어쩔 수 없이 내뱉어지는 한숨처럼 발화하는 것이다. 이렇듯 시인은 일상적인 풍경 속에서 발화하는 문장을 누구나 읽기 쉬운 문장으로 써냈다. 그러나 그저 쉬운 시가 아니라 누구나 쉽게 다가갈 수 있고 읽는 이의 일상 속 장면에 생기와 활력을 불어넣어 줄 시어들이다.

 

비록 잠시 흔들리더라도 작은 새처럼 “우리들 마음자리에 날아든 모든 것 / 여린 나뭇가지처럼/ 보내줄 수”(‘작은 새’ 중에서) 있는 마음의 여유 그리고 평소 대수롭지 않게 지나쳤던 일상 속 반짝이는 장면을 붙잡는 시인의 시선은 이 겨울 ‘잘 차려진 밥상’ 같은 선물이 될 만하다.

 

<엄민용 기자 margeul@kyunghyang.com>

 

출처 : http://lady.khan.co.kr/khlady.html?mode=view&artid=202112052017011&code=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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