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정소슬의 詩내기

박현우 시집 ‘달이 따라오더니 내 등을 두드리곤 했다’

by 정소슬 posted Nov 18, 2020

고향의 그리움, 반성과 겸허와 포용의 시어로

박현우 시집 ‘달이 따라오더니 내 등을 두드리곤 했다’

[전남매일] 2020년 11월 17일(화) 14:42

 

 

 

17_307996.jpg

 

 

시는 시인을 닮고 시인도 시를 닮아간다는 말이 있다. 살아온 만큼 시를 쓴다는 말도 있다. 최근 시집 ‘달이 따라오더니 내 등을 두드리곤 했다’(문학들 간)를 펴낸 박현우 시인과 그의 시를 두고 하는 말 같다.

 

그의 고향은 진도다. 흔히 고향은 삶의 원형이라고 한다. 고향에는 부모와 일가친척이 있고 한 몸처럼 자란 이웃이 있고 내일을 바라던 꿈이 있다. 고향이 익숙하고 아늑한 세계라면 고향 밖의 삶은 낯설고 아픈 세계다.

 

고향을 떠난 박 시인은 광주에서 대학을 나왔고, 1980년 5월 항쟁을 겪었으며, 교사로서 아이들을 가르쳤다. 그 신산한 세월의 부침과 간극 사이에 이번 시집의 시가 자리한다.

 

“뼈 부스러기를 들고/저만치 선산이 내려다보이는/원포리 선착장에 다녀온 후/이른 아침 부은 눈으로/더 초라해진 나를 봅니다.”(‘원포리 메꽃’)

 

혈족의 뼈 부스러기를 고향 바다에 뿌리며 더 초라해진 자신을 떠올리거나 팥죽집에서 “노모께 팥죽을 떠먹이는/백발의 아들을” 바라보며 자신의 어머니 생각에 “내 가을은 눈물 빛이다”(‘내 가을은 눈물 빛이다’)라고 노래한다.

 

대학 시절 신은 ‘나’의 고무신을 고향집 토방 위에 가지런히 놓아둔 노모에게 “아니고 엄니, 무슨 신줏단지라고/저걸”(‘검정 고무신’) 하면서 눈시울을 붉히거나 길을 가다 들려오는 옛 함성의 노래에 “익숙한 가락은 몸이 먼저 움직이지”라며 상처와 사랑의 금남로를 되새기기도 한다.

 

그러나 그의 시에는 추억과 아쉬움과 애절함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갈치 몇 도막을 안주 삼은 술자리에서 “슬며시 간을 보는 것들”에게 그는 술잔을 건네며 한 마디 던진다. “그런다고 바다를 안다고는 말하지 마라”, “온갖 양념 버무려진 토막 난 의식보다/등가시를 바르고도 남은 살점을 지탱한/큰 가시의 중심에 머무는 맛을 말하자”(‘갈치에 대하여’)라고.

 

그는 어느 날 거울을 닦는다. “나를 보는 너는 내가 아니다/지울수록 선명한 너의 맑은 눈/더 흐려진 내가 너를 닦는다”(‘거울을 닦다가’).

 

그는 단정하는 시인이 아니라 반성하는 시인이다. 그 반성과 겸허와 포용의 시선 위에서 숲의 절정은 더 이상 초록이나 단풍이 아니다. 문명의 그늘에서 연명하며 자연과 하나가 되는 “캬, 저만큼 소나무 밑에 쪼그려 앉아/그윽한 눈길을 주는”(‘맹감나무에 찔렸다’) 길냥이다.

 

김준태 시인은 “박현우의 시는 그가 살아온 세월을 잘 빗질한 듯이 어디 한군데 헝클어짐이 없다. 그의 고향 바다에 철썩철썩 밀려오는 파도 소리처럼 하늘의 달빛도 받아 아늑함을 준다”고 평했다.

 

시인은 조선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으며, 고등학교에서 오랜 세월 아이들을 가르쳤다. 시집 ‘풀빛도 물빛도 하나로 만나’를 펴냈다. 현재 한국작가회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연수 기자

 

출처 : http://www.jndn.com/article.php?aid=1605591749307996103

 

?

시시콜콜, 혹은 시끌시끌한

The poet speaks in poetry only, this anecdote is the collection of poems. / 시인은 시로 말하고, 그 어록이 시집이다.

  1. 20
    Nov 2020
    12:58

    김수진 첫 시집 '기억이 추억한다'

    이공계 출신 김수진 시인, 첫 시집 '기억이 추억한다' 발간 [충청뉴스] 최형순 기자 | 승인 2020.11.19 11:41 대전 ㈜인트론바이오테크놀로지 내셔널 본부장인 김수진 대전 ㈜인트론바이오테크놀로지 내셔널 본부장인 김수진 (48) 시인은 최근 첫 시집 '기억이...
    By정소슬 Reply0 Views2
    Read More
  2. 20
    Nov 2020
    12:51

    전인식 세 번째 시집 '모란꽃 무늬 이불 속'

    전인식 시인 세 번째 시집 '모란꽃 무늬 이불 속' 출간 [경북일보] 황기환 기자 | 승인 2020년 11월 19일 09시 57분 | 지면게재일 2020년 11월 19일 목요일 NH농협은행 경주시지부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전인식 시인이 세 번째 시집 ‘모란꽃 무늬 이불 속’을 출...
    By정소슬 Reply0 Views1
    Read More
  3. 20
    Nov 2020
    12:37

    윤석홍 여행기 ‘길, 경북을 걷다’

    도보여행가 윤석홍 시인 ‘길, 경북을 걷다’ 펴내 [경북일보] 곽성일 기자 | 승인 2020년 11월 18일 17시 04분 | 지면게재일 2020년 11월 19일 목요일 마음속에 늘 하얀 산을 품고 살며 산을 오르거나 걷기를 좋아하는 시인이자 도보여행가로 활동하고 있는 윤...
    By정소슬 Reply0 Views0
    Read More
  4. 20
    Nov 2020
    12:26

    홍진용 두 번째 시집 '옥정호'

    [신간] 옥정호에 바치는 헌시… 홍진용 시집 <옥정호> [전북일보] 문민주 | 승인 2020.11.18 20:29 고향 그리워하는 심정 곳곳 홍진용 시인이 두 번째 시집 <옥정호>를 발간했다. 이번 시집은 옥정호와 옥정호 사람들에게 바치는 헌시와도 같다. 옥정호는 홍 시...
    By정소슬 Reply0 Views1
    Read More
  5. 20
    Nov 2020
    11:58

    안태운 두 번째 시집 '산책하는 사람에게'

    안태운 시인, 두번째 시집 '산책하는 사람에게' [한국경제] 입력2020.11.18 17:18 |수정2020.11.18 23:51 |지면A32 김수영문학상 수상 4년만에 발표 안태운 시인이 자신의 두 번째 시집 《산책하는 사람에게》(문학과지성사·사진)를 출간했다. 첫 시집 《감은 ...
    By정소슬 Reply0 Views1
    Read More
  6. 18
    Nov 2020
    12:23

    최정례 일곱 번째 시집 '빛그물'

    [신간] 빛그물 [연합뉴스] 송고시간2020-11-18 07:22 | 이승우 기자 창비. 132쪽. 9천 원.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 ▲ 빛그물 = 최정례 시인이 등단 30년을 기념해 내는 시집이다. 5년 만에 펴내는 일곱 번째 시집이기도 하다. 서사 구조를 갖추고 현실...
    By정소슬 Reply0 Views1
    Read More
  7. 18
    Nov 2020
    12:04

    장문석 신작 시집 '천마를 찾아서'

    ‘천마’를 찾아가는 아름답고도 고된 여정 [동양일보] 기자명 김미나 | 입력 2020.11.17 21:16 | 수정 2020.11.17 21:25| 장문석 시인 <천마를 찾아서> 출간 [동양일보 김미나 기자]‘하늘을 날던 말이 있었다/죽간에 갇혀 낡은 활자나 겅중대는 검은 말이 아...
    By정소슬 Reply0 Views1
    Read More
  8. 18
    Nov 2020
    11:51

    방극률 10시집 ‘잔서골 뻐꾹새는 새참을 알린다’

    [새로나온책] 잔서골 뻐꾹새는 새참을 알린다 [중부일보]기자명 김유진 | 입력 2020.11.17 15:23 | 수정 2020.11.17 15:25| 잔서골 뻐꾹새는 새참을 알린다|방극률|도서출판 문예사조 현 한국문인협회 회원과 경기시조시인협회 사무국장직을 맡고 있는 방극률 ...
    By정소슬 Reply0 Views0
    Read More
  9. 18
    Nov 2020
    11:41

    박권수 두 번째 시집 '적당하다는 말 그만큼의 거리'

    [신간] 적당하다는 말 그만큼의 거리 [의협신문]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0.11.17 14:49 박권수 지음/도서출판 북인 펴냄/9000원 제목을 가리고 시를 읽는다. 입속 읊조리는 시어들이 모여 그대로 그림이 된다. 가렸던 제목을 들추며 시인의 마...
    By정소슬 Reply0 Views1
    Read More
  10. 18
    Nov 2020
    11:30

    박현우 시집 ‘달이 따라오더니 내 등을 두드리곤 했다’

    고향의 그리움, 반성과 겸허와 포용의 시어로 박현우 시집 ‘달이 따라오더니 내 등을 두드리곤 했다’ [전남매일] 2020년 11월 17일(화) 14:42 시는 시인을 닮고 시인도 시를 닮아간다는 말이 있다. 살아온 만큼 시를 쓴다는 말도 있다. 최근 시집 ‘달이 따라오...
    By정소슬 Reply0 Views1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395 Next
/ 395

본 홈페이지는 XE 엔진sketchbook5 layout & board로 제작되었으며, 모니터 사이즈 1280x800 이상이면 무난히 볼 수가 있습니다.
Copyright ©2000 정소슬 All Rights Reserved. RSS
E-mail : moreunduk@hanmail.net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