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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소슬의 詩내기

정영주 다섯 번째 시집 ‘통로는 내일모레야’

by 정소슬 posted Oct 16, 2020

막힌 삶의 통로 넘어 새로운 세계 펼치다

정영주 시집 ‘통로는 내일모레야’ 출간

[광남일보] 입력 : 2020. 10.15(목) 13:36 |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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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에 한동안 머물며 창작활동을 펼쳤던 정영주 시인이 2020 출판콘텐츠 창작지원사업에 선정돼 펴낸 다섯번째 시집 ‘통로는 내일모레야’(상상인 刊)를 선보였다. 이번 시집은 4부로 구성, 코로나19 재확산과 그에 따른 팬데믹의 엄중한 상황 속 시쓰기의 고단함을 견뎌내며 틈틈이 창작한 57편의 작품이 수록됐다.

 

이번 시편들은 짜임새있는 시적 구조와 내용을 이룬다. 첫 페이지에 수록된 ‘묶인 배’와 ‘발바닥이 황홀이다’부터 긴장감있게 읽힌다. 시에 홀딱 빠져들 만큼의 완성도를 보여준다. 그가 상징하는 삶의 통로는 곳곳이 막혀있다. 그것을 뚫고 가야 드디어 마주치는 또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그는 늘 기존의 세계를 타파하기 위한 도전을 멈추지 않는다. 고통을 감수하며 새로운 세계를 열어젖히기 위한 존재가 되기 위한 여정을 떠난다.

 

그의 시는 첫 시편부터 긴장의 밀도를 끌어올린다. 시인은 ‘…전략…/바다가 저만치 갔다가 와서 묶인 줄을 한 번씩 건드리고 간다/몸이 튕겨질 때마다/일렁이던 악기였던 몸을 기억한다/햇볕이 뜨거워질수록 물빛은/숨 막히게 푸르르고/푸르러 갈 수 없는 몸의 오지/시선만 그 금을 깨고 수평선을 넘나들다 온다/사는 일이 묶인 줄이어서/기껏해야 줄이 견디는 곳까지만 선택이다’(‘묶인 배’ 일부)고 노래한다.

 

또 ‘…전략…/낯선 곳에 부려진 것처럼 눈발들의 두리번을 따라간다 속도를 잃어버린 속도에 마음이 젖는다 눈발이 꽃잎으로 맴을 도는 허공에 닿는 발바닥이 황홀이다 향방 없이 내게 와 닿는 눈발, 입속에서 녹는 성찬처럼 하늘과 땅이 온통 성결한 세례다’(‘발바닥이 황홀이다’ 일부)라고 읊는다.

 

이처럼 시인은 기존의 틀을 깨려고 시도한다. 그것이 현실의 탈주든, 시적 탈주든 근원전 존재의 지점을 향해 항해를 하려는 듯하다. 배는 바다에 길을 내며 달려야 하지만 묶여있는 형국을 삶에 비유한다. 가장 인문학적 삶을 살아갈 것 같은 시인이지만 실상 가장 처절한 현실과 대면해 있는 시간을 온몸으로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속도를 잃어버린 속도’에 잘 나타난다. 자신을 추스르지 못하고, 세상의 질주에 취해버린 채 끌려가는 현실에의 무기력이다. 시인은 이같은 역설적인 삶 앞에 당도해 세례를 받은 뒤 허공이라고 하는 믿음의 시간을 맞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다.

 

시인은 자서를 통해 “수없이 천막을 폈다 접었다 하는 유랑의 틈새로 시의 언어도 무수히 피었다 졌다. 절박한 맨발이어야 마주할 수 있는 시라는 꽃에게 서늘한 안부를 전한다”고 밝혔다.

 

문학평론가 전해수씨는 “알(세계)을 뚫고 나오기 위해 스스로가 가진 힘을 다하는 새처럼 하나의 세계를 깨뜨리고 맞닥뜨려야 하는, 한 세계에 대한 도전과 고통을 감수해야 하지만 존재를 향한 물음들이 길 위의 언어로 응집돼 나지막하나 울림이 있는 소리를 낸다”며 “존재론적인 고독의 음성을 깊이 내재하면서 또한 지난한 길 밖으로 내딛는 맨발의 통증을 기꺼이 감내하고, 기약없는 항해를 자청하며, 스스로 길 밖에 나선다”고 평했다.

 

정영주 시인은 광주대와 단국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 1999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 ‘어달리의 새벽’이 당선돼 등단, 시집 ‘ 아버지의 도시’, ‘ 말향고래’, ‘달에서 지구를 보듯’, ‘바당봉봉’ 등을 펴냈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출처 : http://www.gwangnam.co.kr/read.php3?aid=160273656836820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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