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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소슬의 詩내기

김륭 새 동시집 '앵무새 시집'

by 정소슬 posted Sep 27, 2020

"달걀에서 공룡이 나올 수 있다"는 상상을 그려 놓아

김륭 시인 동시집 <앵무새 시집> 펴내 ... "상상만이 영원한 풍경 보게 돼"

[오마이뉴스] 20.09.26 13:44 l 최종 업데이트 20.09.26 13:44 | 윤성효(cj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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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끼리를 처음 본

    달걀이 첫눈에 홀딱, 반했다는

    풍문이 있다.

     

    쟤도 가끔씩 날고 싶단 생각을 할 거야

    귀를 펄럭펄럭 덩치는 산만 하지만

    꿈은 병아리 같아서, 글쎄

    어젯밤엔 환하게 뜬 달의 웃음소리가 상하기 전에

    냉장고에 넣어야겠다며 난리법석을 떨지 뭐야

    달콤한 밤이야 걀걀 달이 걀걀

    - 동시 "걀걀 달이 걀걀"의 부분.

  

김륭 시인이 펴낸 새 동시집 <앵무새 시집>(출판그룹 상상 간)에 실린 시다. 달걀이 처음 본 코끼리에게 홀딱 반했단다. "달걀에서 공룡이 나올 수 있다"는 상상이 그려진다.

 

올 9월부터 '상상 동시집' 시리즈를 선보이는 '출판그룹 상상'에서 이번에 김륭 시인의 새 동시집을 내놓았다.

 

 김륭 시인의 동시집 <앵무새 시집>은 "제각기 지구를 돌아다니다 마주친 서로의 꿈"처럼 환상적이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이 읽어도 좋을 매력적인 동시들로 가득하다.

 

 '앵무새'가 시를 쓰고 '물건'들이 말을 하는 게 이 동시집에 그려져 있다. 세상의 온갖 때가 묻은 어른의 눈으로는 '상상'이 되지 않지만, 어린이들 특히 개구쟁이 가슴에는 충분히 그럴싸한 이야기 거리들이 담겨 있다.

 

이 시집에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질문이 잔뜩 들어있다. 어른인 척, 아는 척하면 대답할 수 없는 질문들이다.

 

 "돌멩이는 눈을 뜨고 있을까 감고 있을까?"(시 "눈을 감고 볼 수 있는 것" 일부), "내 꿈속에 왜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들어 있을까?"(시 "수상한 통조림" 일부), "눈사람을 맨 처음 만든 아이는 누굴까?"(시 "말할 수 없는 것들과의 대화" 일부)라는 시인의 질문은 우리를 상상의 숲으로 데리고 간다.  

 

    듕가리프테루스듕가*

     

    냉장고 속 달걀에서

    병아리가 나올리는 없어. 그러나

    공룡이 나올 수는 있어.

    난 그렇게 믿어. 공룡이 살았던

    지구잖아. 그러니까

    달걀에서 공룡이 나올 수 있다는 건

    그리 놀랄 일이 아닐 거야.

    기적이라고 호들갑을 떠는 건

    촌스러워. 닭이 알을 낳는 일보다

    사소한 일이지.

    진짜 기적은 오늘밤 내가

    우리 집 냉장고 속 달걀에서 꺼낼

    공룡 이름까지 알고 있다는

    사실이야.

      

    *중생대에 등장하는 익룡. 척추동물 가운데 최초로 하늘을 비행한 파충류.

     

    이따가 어른이 되면 잃어버릴지 모르는 일

     

    소녀가 우산을 잃어버릴 때마다

     

    호주머니 뒤적뒤적 새를 꺼내는

    소년이 있었지.

     

    괜찮아.

     

    비를 잃어버렸으면

    어쩔 뻔했니?

     

    소년은 아직도 호주머니를

    뒤적뒤적.

  

<앵무새 시집>은 2020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우수출판콘텐츠로 선정되었다.

 

송미경 작가는 해설에서 "현실의 세계를 지배하는 어른이라는 권력은 김륭의 시 세계에 들어올 수 없다"며 "형식과 내용을 제한하지 않는 상상만이 영원한 풍경을 보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륭 시인은 2007년 <문화일보> 신춘문예(시), <강원일보> 신춘문예(동시)에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으며 문학동네 동시문학상 대상, 지리산문학상 등을 받았다.

 

김륭 시인은 시집 <살구나무에 살구비누 열리고> <원숭이의 원숭이<, 동시집 <프라이팬을 타고 가는 도둑고양이>, <삐뽀삐뽀 눈물이 달려온다>, <별에 다녀오겠습니다>, <엄마의 법칙>, <첫사랑은 선생님도 일 학년> 등을 냈다.

   

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679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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