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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소슬의 詩내기

구영회 다섯 번째 산문집 '가끔은 고독할 필요가 있다'

by 정소슬 posted Jul 29, 2020

강남이 아니라 남원이다② [최보기의 책보기]

[시사저널] 이민우 (mwlee@sisajournal.com) | 승인 2020.07.28 09:34

《가끔은 고독할 필요가 있다》ㅣ구영회 지음ㅣ나남 펴냄ㅣ252쪽ㅣ1만4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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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떼놓을 수 없는 고독과 함께

    배에서 내리자마자

    방파제에 앉아

    술을 마셨다

    해삼 한 토막에

    소주 두 잔

    이 죽일 놈의 고독은 취하지 않고

    나만 등대 밑에서 코를 골았다

 

이생진 시인 불멸의 시집 《그리운 바다 성산포》에 들어있는 시 ‘고독’이다. ‘이 죽일 놈의 고독’은 시인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서 가객 패티김은 ‘가슴 속에 스며드는 고독이 몸부림칠 때 갈 길 없는 나그네의 꿈은 사라져 비에 젖어 우네. 너무나 사랑했기에 너무나 사랑했기에 마음의 상처 잊을 길 없어 빗소리도 흐느끼‘듯이 ‘초우(初雨)’를 열창했다.

 

아직 우리는 고독(孤獨)의 실체를 정확히 알지 못하는 것인데 강남이 아니라 남원 땅 운봉으로 내려간, 공중파 방송국 사장 출신 구영회의 명상 산문집 《가끔은 고독할 필요가 있다》가 지리산 맑고 깊은 숲을 거닐며 고독의 본질에 우리를 육박시킨다.

 

극상림(極相林 climax forest). 사람이 세월 따라 변하고 다듬어지듯 숲도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이리저리 변하다가 더 이상 변하지 않는 최적의 안정 상태를 이룬다. 숲의 평형 상태, 이것을 극상림이라고 한다. 숲의 절정이다. 숲이 극상림을 이룰 때 자리 잡는 나무가 서어나무다. 이 나무가 한껏 자라있으면 그 숲은 완성된 숲, 더 이상 변하지 않는다.

 

지리산 서북쪽 남원 정령치 깊숙이 숨은 구룡폭포를 지나 운봉 땅 너른 들판으로 이어지는 한적한 동네 뒷동산을 걷다 보면 아담한 서어나무숲이 나타난다. 저자는 가끔 까닭 모를 그리움이 마음 속에 사무칠 때 이 숲을 찾아간다. 저자만의 소풍이다. 거기에 가서 가만히 놓이면 마음의 번거로움은 안개 걷히듯 사라지고 그냥 하나의 평화가 된다. 마음의 평화는 당신이 ‘고독’이라는 나룻배를 타고 혼자 노를 저어갈 때 어느 날 어느 순간 당신에게 슬며시 건네지는 최상의 선물이다.

 

우리는 고독할 필요가 있다. 고독을 즐길 필요가 있다. 고독은 긍정적이라 삶의 생산성과 창의력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고독은 도피나 저항이 아니라 자발적 고립으로 자신을 되찾는 구심점이라 고독한 사람의 마음은 고요하다.

 

고독과 외로움은 뒤섞인 듯 보이지만 크게 다르다. 고독은 자기의 ‘중심’을 찾아가는 과정이지만 외로움은 중심을 잃고 삐걱거린다. 외로움에 빠진 사람은 마음이 불편하고 어둡다. 스트레스로 몸도 상하게 된다. 외로움은 고통인 것이다. 혼자일 때 거부감 없이 긍정적 상태라면 고독이고, 힘들고 괴롭다면 외로움이다. 외로움은 밖을 향하지만 고독은 내면을 향한다. 잘 숙성된 고독은 인간을 삼키는 대신 향기를 풍긴다. 그리고 마침내 고독 ‘너머’로 우리를 건네주는 나룻배가 돼준다. 이는 저자가 남원 운봉 지리산에 고독하게 묻혀 깨달은 사실들이다.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오직 하나 고독이다. 위대한 내면의 고독이다. 몇 시간이고 아무도 만나지 않고 자기 자신 속에 머무를 줄 알아야 한다.”

 

저자가 마지막으로 전한 릴케의 선물이다. 뿐만 아니라 이 책의 문장 중에는 다음과 같은 멋진 카피도 들어있다.

 

“가장 좋은 책은 산책이고, 가장 좋은 문은 질문이다”

 

출처 : http://www.sisa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2030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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