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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소슬의 詩내기

전윤호 10번째 시집 ‘슬픔도 깊으면 힘이 세진다’

by 정소슬 posted Jun 26,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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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는 ‘슬픔’에만 머물지 않는다

[강원도민일보]기자명 김진형 | 입력 2020.06.26|

정선 출신 전윤호 10번째 시집 출간

2017년 춘천서 작품활동 몰두

시인이 바라본 춘천 시로 엮어

호수 위 안개 ‘정화’ 의미 부여

“슬픔에서 새로운 기운 얻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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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민일보 김진형 기자] 2017년 춘천에 도착했을 때 시인의 몸 상태는 최악이었다.비만,고혈압,당뇨 등으로 인해 이 상태로 3∼4년 그냥 더 살다보면 죽겠구나 싶어 도착한 곳이 춘천이었다.춘천은 시인이 강원고 재학 시절 은사인 최돈선 시인으로부터 문학을 배우기 시작했던 곳이다.이 도시에서 시 쓰기의 마침표를 찍기로 마음 먹고 작업에 몰두했다.글이 안 써지면 어김없이 살던 곳을 정리하고 떠났다는 시인은 서울,경남 거제·통영,광주광역시,충남 당진,경기 안산·일산,원주 등 전국을 돌아다녔지만 춘천만큼 시가 잘 써지는 곳이 없었다고 한다.

 

지난 해 발간한 시집 ‘정선’으로 편운문학상을 수상한 정선 출신 전윤호 시인이 10번째 시집 ‘슬픔도 깊으면 힘이 세진다’를 펴냈다.

 

매일 아침 자전거를 타고 춘천을 돌며 건강을 되찾았고 춘천과 관련된 시를 한 권으로 엮었다.문득 무언가 스쳐지나갈 때마다 페달을 멈추고 휴대폰에 적은 문구는 그에게 모두 시가 되었다.

 

시인이 바라본 춘천은 어쩐지 슬픔이 많이 느껴진다.표제시 ‘소양댐’에서는 “영하 십칠 도의 아침/29억 톤짜리 악몽에서 깨어/서리꽃 핀 산을 바라”보며 한 겨울에도 얼지않는 ‘거대한 슬픔’을 이야기한다.마지막 “슬픔도 깊으면 힘이 세진다”는 문구로 슬픔을 통해 새로운 기운을 얻는다.“수 천년 봉인될 슬픔은 춘천 샘밭 어딘가에 가라앉았(시 ‘상형문자’ 중)”다는 표현 또한 춘천에 대한 인식을 명징하게 보여준다.

 

전 시인은 시집을 낸 후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안개 속의 호수를 보면 기쁨보다는 슬픔이 많이 느껴진다.하지만 나 혼자 슬픔속에 빠지면 좋은 시가 될 수 없다”며 “슬픔이 슬픔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전윤호 시인은 해체시,포스트 모더니즘과는 대척점에 선 서정시인으로 평가된다.그러면서도 시 작법은 독특하다.사물에도 생명이 있다고 믿는 시인은 생각을 일체 멈춘 상태로 사물을 바라본다.일종의 ‘거리두기’다.시 ‘단단함에 대하여’에서는 “가을 배추밭을 보면 안다/내 안의 설움은/때를 기다리는 노란 고갱이”라고 썼다.

 

해설을 쓴 박성현 시인은 “전윤호 시인의 문장은 놀랍게도 시인 자신으로부터 물러나 있다”며 “그의 문장은 존재들을 온전히 받아들임으로써 그들의 실존을 스스로 증명하게 한다”고 했다.전 시인 또한 “나 조차도 나를 떨어져서 바라본다.내가 나를 생각하는게 아니라 자기 객관화를 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인에게 춘천은 문학적 고향이지만 본질적으로는 타지다.외부인의 시선으로 춘천을 바라보기 때문에 이 곳에 오래 살아온 사람들이 미처 못 보고 지나친 것들을 볼 수 있다.그 중 하나가 ‘안개’다.흔히 안개하면 세상을 지우고 길을 잃게 만드는 것이지만 시인에겐 ‘정화’의 의미가 담겨있다.시 ‘안개영농법’에서 전 시인은 “안개 내려와/지상의 모든 생들을 소독할 때/강물 속에 숨겨진 분무기 돌아가는 소리”라고 이야기한다.

 

이 외에도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한 시,그가 거주하고 있는 샘밭에 관한 내용도 자주 나온다.무엇보다 힘없는 다수,고통받는 사람들을 향해 그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 밥이나 함께하자(시 ‘고운 밥’ 중)” 김진형  

 

김진형 formation@kado.net

 

출처 : http://www.kado.net/news/articleView.html?idxno=1028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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