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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소슬의 詩내기

장하준 첫 시집 '내가 적은 진심이 타인을 위로할 수 있다면'

by 정소슬 posted Mar 25,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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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 시인 장하준 '내가 적은 진심이 타인을 위로할 수 있다면'

[북DB/북&인터뷰] 등록일 | 2020.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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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하준 작가가 시집 <좋아한다고 했더니 미안하다고 말했다>(라이스메이커/  2020년)을 출간했습니다. 라이스메이커 출판사 편집부와 시인이 진행한 인터뷰를 북DB 독자들을 위해 이곳에 옮깁니다. – 편집자 말

 

듣기만 해도 가슴이 아릿해지는 단어가 있다. ‘짝사랑’. 누구나 한 번쯤 해보았고, 누구나 한 번쯤 가슴 아파해보았을 쓸쓸한 사랑. 짝사랑에는 ‘사랑’은 있지만 ‘짝’이 없어서, 세상에는 그 혼자 남은 사랑을 어찌할 줄 몰라 매일 휴대전화를 만지작거리기만 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 한 소년은 그렇게 휴대전화를 만지작거리다가 그 아프면서도 달콤한 마음을 매일 밤 글로 써 내려갔다. <좋아한다고 했더니 미안하다고 말했다>는 제목처럼 돌아봐주지 않는 상대를 혼자서 오랫동안 바라본 애잔한 마음이 담긴 시집이다.

 

짝사랑을 하면 해도, 달도, 별도, 세상 모든 것이 당신이 된 듯하다. 그리고 나는 모든 것이 당신이 된 우주를 외로이 떠돈다. 장하준 작가는 가슴이 답답할 때마다 하늘을 올려다보았다고 한다. 자주 깜깜하고 가끔씩 반짝이는 공간. 그곳이 자신의 마음 같다고 생각했다. 세상에는 수많은 장미꽃이 있지만 ‘어린 왕자’에게는 단 한 송이의 장미꽃만이 소중했던 것처럼, 우리에게 ‘단 하나의 소중한 무엇’을 만들어주는 것이 바로 사랑이다. 아프게 달콤하고, 찬란해서 아릿한 200편의 시들을 읽다 보면 ‘사랑’의 의미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된다.

 

Q 처음에는 독립 출판으로 책을 출간하셨는데요. 고등학교 졸업한 직후에 어떻게 직접 책을 출간하기로 하셨나요? 과정이 어렵지는 않았나요?

 

그동안 수많은 글을 쓰면서 언젠가 내 책을 출판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대학에 진학하지 못한 채로 고등학교를 졸업했고, 흔히들 말하는 ‘젊은 백수’가 되었습니다. 앞으로 무슨 일을 해야 할지 고민해보니 결국 제가 하고 싶은 것을 일단 해보자는 결론이 나왔어요. 독립 출판에 대해서 하나도 몰랐지만 혼자 나만의 책을 출판할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매력적으로 느껴졌어요. 그래서 바로 실행에 옮겼고 결국 운이 좋아 이렇게 정식 출간까지 하게 되었네요. 어쩌면 당연하게도 독립 출판 과정이 쉽지는 않았지만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아 결국 텀블벅에서 진행한 펀딩까지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새벽감성 1집’이라는 독립 서점의 사장님이 특히 큰 도움을 주셨어요.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Q 그동안 써온 시들이 책으로 묶여 나온 것이 작가님께 어떤 의미인가요?

 

굉장히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요. 아무리 좋은 글을 써봤자 읽어주고 공감해주는 독자가 없다면 많은 가치를 상실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설령 책이 잘되지 않더라도 더 많은 분들에게 제 글을 보여드릴 수 있다는 것에 기뻐요.

 

Q 언제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나요? 특별히 좋아하거나 영향을 받은 시인이 있으신가요?

 

꾸준히 글을 쓰기 시작한 건 고등학교 1학년 여름방학 때, 정말 우연히 들어간 앱스토어에서 ‘씀’이라는 어플리케이션을 접했을 때부터입니다. 어플에서 매일 주는 글감으로 꼬박꼬박 쓰다 보니 습관이 되어서 지금까지 3,000편이 넘는 길고 짧은 글을 남겼네요. 시인으로서 부끄러운 이야기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특별히 좋아하는 시인은 없습니다. 정말 잘 쓰였다고 평가받는 시들이 제게는 너무 어려운 문장들이더라고요. 뭐라고 해야 좋을까요. 찬란할 정도로 아름답지만 가슴에 와닿지는 않는? 제가 짧은 글귀를 자주 남기는 이유일지도 모르겠어요. 난해하고 어려운 게 시의 매력일지도 모르지만 한 명쯤은 많은 사람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글을 쓰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요?

 

Q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씀’에서 독자들의 공감과 피드백이 시를 쓰는 데 영향을 주었나요?

 

‘씀’ 자체가 오직 글쓰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디자인된 어플리케이션이라 다른 유저분들과 소통할 수 있는 수단이 정말로 적지만 그 작디작은 부분들이 저에겐 무척 큰 위로와 응원이 되었습니다. 자주 공감을 눌러주시던 분들의 닉네임을 여럿 기억하고 있을 정도로요. 많은 분들의 관심과 사랑이 아니었다면 이렇게 오래 쓰지 못했을 거라고 장담해요. 정말 감사합니다.

 

Q 이번 시집의 시들을 보면 짝사랑하는 이의 심정을 재치 있게 표현한 사랑스러운 시들도 많지만 다소 어둡고 내면으로 침잠하는 듯한 시들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어떤 시들에 더 애착이 가시나요?

 

저는 저의 웬만한 시들을 전부 좋아하는 편이라 어느 한쪽을 고르기가 정말 어렵네요. 굳이 고르자면 조금의 우울감을 안고 있는 글들이 좀 더 애착이 가는 것 같아요. 누구나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는 먹먹함을 가지고 있잖아요. 그것들을 어떻게 해서든 풀어내려 했던 저의 노력을 저는 알고 있으니까요. 힘겹게 풀어낸 그런 부류의 마음들이 다른 분들에게 위로가 되었다는 사실도 제가 저의 어두운 부분들을 사랑할 수 있게 큰 도움을 주기도 했고요.

 

Q 짝사랑은 깊은 아픔만 남길 뿐 한없이 허무한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상대에게 가닿지 못한 사랑이 자신에게 무엇을 남겼다고 생각하시나요?

 

사실 짝사랑이라는 건 대개 안 좋은 형태로 끝을 맺기도 하죠. 저 또한 제가 원했던 사랑을 얻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사랑이 진짜 가치 있는 이유는 자신을 변화시킨다는 점에 있는 것 같아요. 저는 수년간 붙잡고 있던 짝사랑으로 인해 정말 많은 정신적인 성장을 이루었다고 생각해요.  빛나는 사람에게 닿기 위해 스스로 빛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힘과 타인의 선택을 존중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배려. 어떤 관계든 주고받는 마음이 똑같을 수는 없다는 당연한 사실. 그 외에도 수많은 별들을 제 안에 있게 해주었습니다. 그래서 7년간 이어져온 짝사랑이 끝을 맺었을 때도 허무한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어요. 오히려 저에게 이런 감정들을 알려준 그녀에게 너무 고마웠습니다.

 

Q 지금 사랑을, 혹은 짝사랑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신가요?

 

세상에는 너무 많은 종류의 사랑이 있어서 제가 감히 어떤 말씀을 드려야 할지 막막하지만, 사랑에 마음껏 기뻐하고 힘껏 슬퍼하되 그게 자신과 상대방을 다치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당신의 사랑을 응원합니다. 부디 행복하세요.

 

Q 앞으로는 어떤 글을 쓰고 싶으신가요? 그 외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장르에 상관없이 누군가 읽고 공감할 수 있는 글을 쓰고 싶어요. 제가 적은 진심이 타인을 위로하는 것만큼 보람찬 일도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앞으로의 계획은 딱히 정해진 건 없지만 제가 하고 싶은 일들을 최대한 하고 싶어요. 글을 쓴다거나 음악을 만든다거나 좋아하는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지금보다 더 행복해지고 싶어요. 당연히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살 수는 없겠지만 계획을 세우는 건 자유니까요. 많은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출처 : http://news.bookdb.co.kr/bdb/Interview.do?_method=InterviewDetail&sc.mreviewTp=1207&sc.mreviewNo=89449&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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