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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소슬의 詩내기

윤석진 첫 시집 ‘내 시간의 풍경’

by 정소슬 posted Feb 26,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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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황과 부침의 시간들에 대한 성찰

윤석진 시인 등단 30여 년만에 첫 시집 펴내

[광남일보] 입력 : 2020. 02.26(수) 18:07 |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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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시간의 풍경’

 

 

전남 곡성 출생 윤석진 시인이 등단 30여 년만에 첫 시집 ‘내 시간의 풍경’을 시와사람 서정시선 67번째권으로 펴냈다.

 

그가 자서에서 밝히고 있는 것처럼 오랫동안 시간의 풍경이 적막했음을 고백한다. 그 풍경을 이루는 사물들은 아무도 그림자를 갖지 못했을 뿐 아니라 그들은 생기를 잃고 잔바람에도 심하게 흔들렸다는 점 또한 밝힌다. 희망의 고통이 사라진 지점에서 궂은 비 내리는 거리를 배회하는 등 고통의 시간을 맞이해야 했던 것이다. 그런 시간이 두꺼운 지층을 이루는 바람에 자신의 마음의 밭에는 한여름에도 눈이 내렸다고 술회, 세파가 만만치 않았음을 드러낸다. ‘상처는 풍경을 낳는다’ 연작 등 수록 시 79편들에는 모두 이런 시간의 풍경이 투영돼 있다.

 

시인은 ‘그래도 아주 멍청이는 아니었던지/새벽부터 자정이 넘도록/선거운동하며 교수 월급 받고/개강한 지 한달이 더 지났는데도/현직 대학교수로 복직했다/늘 그렇듯 세상은 잘 돌아갔다’(‘사기꾼’)거나 ‘시퍼렇게 날선 비수를/감춘 저 웃음/더 이상 속지 마라’(‘겨울 산’)고 일침을 가한다.

 

또 ‘혼자 술을 마신다/술도 나도 말하지 않는다/그 옛날에 술은/말이 많아 가끔 짜증도 났지만’(‘독작’)이라거나 ‘나는 저들의 야윈 등 뒤에서 눈부시게 빛나는 흘러간 시간들을 본다’(‘석창리에서 Ⅱ’)고 노래한다.

 

이 시 작품을 보면 시인이 펼치고 싶어하는 시적 행간들로 꼽힌다. 시인은 세상의 풍경을 그냥 있는 그대로 순응하며 편하게 도취돼 사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방황과 부침의 젊은 시간들을 뒤로 하고, 어느덧 예순으로 접어든 지금, 지나온 풍파의 시간들에 대한 성찰로 점철되는 듯하다. 문학박사 학위를 받고 대학에 몸 담으며 보내왔지만 그 안에서 접한 부조리들에 좌절하기도 하고, 가끔 호탕하게 웃어 제낄 앞날의 시간을 기다린다. ‘오래 전부터/희망이 없어도 흘러갔다/내 시간의 풍경/가끔 나는 호탕하게 웃었다/가급적 자연스럽게’(‘그가 말했다’) 말이다. 부자연스런 삶의 행태와 세상이 지속되더라도 자연스럽게 맞이할 시간들인 것이다.

 

시인은 자서를 통해 “시간은 내 의지와 상관없이 허공에 흩어지는 담배연기처럼 흘러갔다”면서 “이제 나는 적막한 내 시간의 풍경에 꽃들이 피어나고 풀벌레들이 노래하며, 새들이 귀소의 둥지를 틀고,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소리가 울려 퍼지기를 바란다. 또 바스러지는 겨울 낙엽 같은 내 마음에 촉촉한 습기가 배어들고, 따스한 온기가 되살아나기를 희망한다, 다시는 인적없는 밤거리를 헤매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윤석진 시인은 전남대 중어중문학과와 동 대학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으며, 1991년 광주일보 신춘문예 ‘시’와 1992년 무등일보 신춘문예 ‘평론’ 등으로 당선돼 문단에 데뷔했다. 이번 첫 시집은 그가 오랜 부침 끝에 출간되게 된 것이다. 조선대 기초대학 외래교수 등을 역임했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출처 : http://www.gwangnam.co.kr/read.php3?aid=1582708048350084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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