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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소슬의 詩내기

이봉환 제5시집 ‘응강’

by 정소슬 posted Feb 12, 2020

"남도 언어로 ‘삶’ 잔잔하게 펼쳐보이는 데 주력"

제5시집 ‘응강’ 펴낸 교사 시인 이봉환

자연에 순응 변화 추구 삶과 풍경 사실 그대로 표현

처음과 마지막에 같은 시 배치 독특…교육시집 예정

[광남일보] 입력 : 2020. 02.12(수) 18:05 |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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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번째 시집을 21년만에 펴낸 뒤 다시 6년만에 다섯번째 시집을 출간하게 됐네요. 제4시집의 결에 조금 더 천착했다고 볼 수 있죠. 남도의 언어로 향토나 사람살이의 이야기를 투박하고, 약간 거칠은 듯 표현했는데 이번 시집은 이를 극복하기보다는 좀 더 깊이있게 들어가 잔잔하게 펼쳐보이는 데 주력했다고 보면 됩니다.”

 

등단 32년을 맞아 다섯번째 시집 ‘응강’을 반걸음 시인선 5번째권으로 최근 펴낸 국어교사이자 시인인 이봉환씨(60)는 이처럼 출간 소감을 밝혔다.  

 

이 시인은 먼저 수록 시 56편 중 ‘응강’을 시집 첫번째와 마지막 편에 배치했는데, 그 이유로 그늘이나 응달을 의미하는 응강이 강의 어감도 있고, 사람살이의 환경적 특성과 유사하다는 생각 때문이라는 것이다. 실제 시집에서 응강이 처음과 마지막을 장식하고 있다. 먼저 이 시인은 이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했다.

 

“지난해 6, 7월께 시집을 출판사로 넘기기 전에 첫 시 ‘응강’을 강의 이미지로 표현했는데 발음도 그렇고, 제가 살고 있는 현재든, 유년 시절이든 응강에서 지내던 때의 사람들과 비숫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가 응강의 안쪽에 다 들어있는 셈이죠. 어머니와 삶, 그리고 얽혀있는 사람들의 관계 등이 모두 투영돼 있습니다. 물질만능주의와 인간성이 결여된 과학기술이 행복인양 생각하는 기류가 팽배해 있지만 시 속에서는 이게 덜한 장소와 시간 속에서 살고 싶은 정서를 은연 중 내포한 듯해요.”

 

특히 시인은 이런 삶의 격차를 시 ‘응강’의 전후 배치로 표현했다는 반응이다. 시와 삶에 대한 욕심이 아니라 다양한 주제의식을 의도적으로 드러내려고 하는 것이 결국 시를 망치는 행위로 인식한다는 그는 이번 시집에서 삶과 풍경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데 집중했다. 더 나아가 자신의 관념을 최대한 덜어내고, 시편들을 쓰고자 했다는 설명을 잊지 않았다.

 

그러면서 변화하는 것이 삶인 것처럼 30년 전의 시쓰기와 현재의 시쓰기 역시 순차적인 변화를 겪어왔음을 인정했다.

 

“변화하는 것이 삶이니까 자연스럽게 변화를 추구해왔다고 봐야죠. 제 의식 속에서 보여지는 모습을 표출하려 했으나 지금은 좀 더 깊이있게 천착하고 있습니다. 제 관념이 아니라 보여지는 사실이나 풍경을 그리려고 했어요. 30년 전과 사뭇 달라졌을 겁니다. 실제 주변에서도 변화에 대한 이야기들을 많이 하더군요.”

 

그는 시인이기 전에 학교현장에 재직하며 후학들을 길러내는 교육자로서 삶의 한축을 견인하고 있다. 그는 고흥에서 자라 해남에서 10년, 목포에서 10년, 현재 자리를 잡고 있는 무안에서

 

7, 8년째를 보내고 있다. 전근을 다녔다는 이야기다. 1989년 첫 교직에 발을 내디딘 후 31년째 학교 현장을 누비고 있다. 물론 전교조 해직교사로 5년을 보내기도 했다.  

 

어느덧 정년을 2년 앞두고 있다. 그는 현재 무안에서 창작을 하며 아이들과 함께 지내고 있다. 이런 그가 거처하고 있는 곳이 목포대학교가 자리한 인근에 머물며 일상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그에게 시인으로서 무안 살이에 대해 물었다.  

 

“번거롭지 않죠. 제가 시골 태생이니까 자연에 묻혀 사는 것에 대해 수긍해요. 눈 뜨면 논둑이나 밭둑을 보고, 또 눈 앞에 펼쳐진 산천을 보면 마음이 평안해져요. 다만 이게 은둔하는 것과는 다른 의미예요. 일방적 은둔은 경계를 합니다.”

 

그러면서 자신은 수선스런 삶에 대해 긍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사람들 간 만남을 주선해 만나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조용하게 사는 것을 좋아할 뿐 아니라 요즘 시골에 다문화 아이들이 많아 그들의 비애 같은 것이 있는데, 이런 환경 속의 아픔들을 시적으로 형상화하는데 게을리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한다. 차후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담아낼 교육시집을 구상 중이라는 생각을 내비치며 인터뷰를 마무리지었다.

 

“여섯번째 시집에는 교육시들을 한데 묶을까 해요. 지금 70∼80편을 써놓았는데 이 시편들을 잘 다듬어서 생생하고 리얼한 학교 현장을 있는 그대로 담아낼 생각이에요. 현재의 교육 풍경을 그대로 드러내고 싶은 마음인 거죠. 아마 정년 무렵 쯤 시집을 선보일 수 있을 겁니다.”

 

이봉환 시인은 전남 고흥 출생으로 전남대 국문과를 졸업, 1988년 ‘녹두꽃’에 ‘해창만 물바다’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조선의 아이들은 푸르다’, ‘해창만 물바다’, ‘내 안에 쓰러진 억새꽃 하나’, ‘밀물결 오시듯’ 등이 있다. 현재 전남 무안 청계중 국어교사로 재직 중이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출처 : http://www.gwangnam.co.kr/read.php3?aid=158149835634883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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