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에 녹여낸 두 가지 색채의 ‘여성성’
‘창원 여류시인’ 하순희·옥영숙, 작품집 출간
하순희 ‘종가의 불빛’, 어머니 통해 모성애 담아
[경남신문] 기사입력 : 2020-01-06 08:00:40
개성이 서로 다른 두 여류 시인의 작품집이 나왔다.
창원의 중진 하순희 시인과 중견 옥영숙 시인이 각각 시조집 ‘종가의 불빛’(고요아침)과 ‘흰고래 꿈을 꾸는 식탁’(도서출판 경남)을 펴냈다.
두 시인은 이번 시집을 통해 여성성을 드러내는 시들을 공통적으로 보여주고 있는데 하 시인의 경우 어머니를 통한 모성애적 모습을, 옥 시인의 경우 한국사회에서 여성의 몫처럼 돼 있는 음식관련 작품들을 통해 색다른 개성을 드러낸다.
‘아흔셋 길 떠나신 초계 정씨 내 어머니/ 자 하나 가위 하나 버선 한 켤레로 남으시다/ 바르게/ 선하게 살아라/ 그른 길은 자르거라//중략/ 떨어지는 꽃그늘로 더디 오는 후회 앞에/ 나뭇가지 적시며 빗줄기에 스미는/ 청매화/ 향기로라도/ 가 닿고 싶습니다’(어머니의 유산)
하 시인은 어머니와 관련된 작품들을 통해 유년시절부터 지금까지 자신의 삶과 과거 어머니(할머니, 시어머니)의 삶을 연결하면서 내면적 성찰을 보여준다. 또 ‘종가의 불빛’에서는 ‘아흔일곱 질긴 명줄 놓으시던 시할머니/ 담 넘는 칼바람에도 꼿꼿하던 관절 새로/ 한 생애 붉디붉은 선금 배롱꽃잎 흩날리고// 어느새 종가가 되어 있는 나를 보며--이하 생략’/라고 노래하면서 전통을 받드는 삶과 그 삶을 통해 스스로 전통의 일부가 되어 버린 자신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들 작품에서 시인은 기존 한계를 뛰어넘어려는 도발적인 여성성이 아니라 전반적으로 반듯하고 포용력 있는 삶을 부단히 추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하 시인은 이들 시 외에도 산업현장에서 억울하게 죽은 이들을 추모하는 ‘컵라면’을 비롯, 아파트 미분양으로 사회적 현상을 다룬 ‘미분양 파랑 주의보’’ 등 현재 우리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를 드러내는 작품들도 선보이고 있다.
산청 출신인 하 시인은 1989년 시조문학 천료, 경남신문(1991년)과 서울신문(1992년) 신춘문예 당선으로 데뷔했으며 시조집으로 ‘별 하나를 기다리며’를 펴냈다. 중앙시조대상 신인상, 성파시조문학상 등의 다수 수상경력이 있다.
이명용 기자 mylee@knnews.co.kr
출처 : http://www.knnews.co.kr/news/articleView.php?idxno=1316452
첫시조집' 별 하나를 기다리며 ' 두번째 '적멸을 꿈꾸며' 세번째 동시조집 '잘한다잘한다 정말 '
네번째 '종가의 불빛' 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