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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소슬의 詩내기

이영옥 일곱 번째 시집 '어둠을 탐하다'

by 정소슬 posted Dec 01,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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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옥 시인 일곱 번째 시집 『어둠을 탐하다』 출간

[불교공뉴스] 이경 | 승인 2019.11.30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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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유산 자락에 상고대가 피었다는 소식이 날아들었다. 이영옥 시인의 일곱 번째 시집 『어둠을 탐하다』를 상재(上梓) 했다는 소식도 날아들었다. 밤새 미세한 물 입자들이 나뭇가지와 풀잎에 내려 앉아 흰백의 꽃을 피운 덕유산 자락을 꿈길에서 다녀온 듯한 아침이다. 햇살마저 시리고 맑다. 그 마음으로 이영옥 시인의 시집 『어둠을 탐하다』를 펼쳐든다.

 

한낮에 너무 멀리 뻗어나간 바다는/겨드랑이에 그림자를 숨기고 돌아왔다/사방으로 그림자 몸을 풀면/이름 하나 하나/더욱 빛나는 전광판/더듬더듬 쪽문을 낸/두려움과 안식 사이/생의 거리를 좁히며/벗겨진 살갗의 숨구멍으로/짠 바닷물이 스며들었다/나에게로 오던 사람들이 되돌아간/고요를 적신 문패/어둠으로부터 시작된 목숨이/누구에게 빛났던 적 있을까 -어둠을 탐하다<전문>-

 

‘어둠을 탐하다’를 읽는 동안 벗겨진 살갗의 숨구멍으로 짠 바닷물이 스며들었을 이영옥 시인의 고단한 사투가 느껴진다. 이영옥 시인은 대전에서 ‘이든북 출판사’를 운영하고 있다. 그동안 출판계에서 수십 년 동안 몸 담아온 시인에게 어둠이란 빛나는 전광판을 볼 수 있는 시간이며, 두려움이 깃든 유일한 안식을 내어주는 숨구멍이었을 수도 있다. 그 만큼 이영옥 시인은 활자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며 줄타기를 하고 있는 중이다.

 

이영옥 시인은 1968년 충남 논산에서 태어났으며, 1993년 《해동 문학》 등단, 제6회 대전예술신인상, 제22회 대 전문학상, 제9회 하이트진로문학상 대상, 2018년 대전예술인 대전광역시장 공로상을 수상하였다.

 

시집으로는 『날마다 날고 싶다』, 『아직도 부르고 싶은 이름』 ,『당신의 등이 보인다』 ,『가끔 불법주 차를 하고 싶다』, 『길눈』, 『알사탕』등이 있으며, 2019년 대전문화재단 예술창작지원금을 수혜 받아 일곱 번째 시집 『어둠을 탐하다』를 출간했다. 한국문인협회, 대전문인협회, 대전여성문학회에서 활발한 문단활동하고 있다.

 

송기한 대전대 국어국문창작학과 교수는 이영옥 시인의 시집 『어둠을 탐하다』를 읽고 “시인의 작품들에는 삶의 아픔이 녹아들어가 있고, 그 저편을 향하는 그리움의 세계 또한 무늬져 있다. 시인이 상상하는 그리움은 매우 다층적으로 펼쳐지고 있는데, 인생의 길고 긴 터널을 견뎌온 자만이 알 수 있는 숙성된 정서들이 객관적 상관물을 타고 다채롭게 구현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정바름 시인은 발문에서 이영옥 시인을 ‘꽃이어도 슬픈’시인이라고 표현했다. “늘 경계에서 서성인다. 사랑하는 것 같지만 사랑을 찾아 헤매고, 사랑을 찾는 것 같지만 이미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다. 그녀의 시들을 편편 살필수록 이런 느낌은 점점 뚜렷해진다.”

 

이영옥 시인 일곱 번째 시집 『어둠을 탐하다』를 읽는 동안 ‘너도 바람꽃’이 곧 피어날 수 있다는 희망을 얻는다.

 

‘당신만이 볼 수 있어요. 그리하여 ‘너의 바람꽃’은 오늘도 덧없는 사랑을 위한 변주곡, 그 오선지 위에 리듬을 맞춘 활자들을 핀셋으로 하나하나 올려놓고 있는 중입니다.’

 

이영옥 시인의 음성이 들리는 시집 『어둠을 탐하다』는 많은 독자들을 만날 그날을 위해 활강(滑降)을 시작했다.

 

    계관화 鷄冠花

     

    벼슬처럼 곧추세운

    긴긴 그리움의 모서리가

    사금파리처럼 떨어져 나갈 때마다

    뒤틀린 사지 옭아맨

    낮은 고백도

    서럽기만 했습니다

    시월의 햇살 반을 가르면

    이만큼 붉을 수 있을까요

    ‘넌 내 여자야’

    더 이상

    어떤 맹서도 필요 없는

    달구어진 당신의 혀를 물고

     

    긴 묵언 중에도

    달뜬

    ‘난 당신의 여자입니다’

     

     

    고래의 눈물

     

    나는 겁쟁이었다

    밤마다 자장가 대신

    소란스런 파도소리가 귀청에 엉겨 붙었다

    소리 내어 한 번 울지 못하고

    문밖을 나서면

    검푸른 파도와 맞붙고 싶지 않아도

    무섭게 들이닥친 해풍에

    몸을 맡겨야 했다

    부유하듯 수면 위를 기웃대면

    궁금한 세상을 향해

    따갑게 내리쬐는

    빛의 부리

    물살을 거슬러

    몸을 불린 나는

    어느 물길쯤에서 안식을 찾을 수 있을까

    누군가

    좁쌀만한 사리 하나 남기지 못하고

    마지막 몸을 뉘였을 장생포에서

    아버지 냄새가 났다

 

출처 : http://www.bzero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42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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