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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소슬의 詩내기

상희구 사투리 연작시집 제8집 '오솔길 끝에 막은안창집에는 할매 혼자 산다'

by 정소슬 posted Nov 16,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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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오솔길 끝에 막은안창집에는 할매 혼자 산다/상희구 지음/오성문화 펴냄

[매일신문] 배포 2019-11-16 03:30:00 | 수정 2019-11-13 16:22: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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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희구 시인이 경상도 사투리 연작시집 제8집 '오솔길 끝에 막은안창집에는 할매 혼자 산다'를 펴냈다. 2012년 10부작(10집)을 목표로 고향 대구의 인문지리를 시로 형상화하는 작업에 착수한 이래 이번 8집으로 모두 800편의 시를 창작, 출간했다. 마지막 10집(시 1000편)은 2022년 발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상희구 시인은 대구의 모든 인문 지리적 요소를 시로 형상화하는 작업에 대해 "대구시지(大邱詩誌)라고 보면 된다. 우리나라의 한 지역인 대구를 작품의 무대로, 또 경상도 사투리로만 표현함으로써 인문지리적으로 대구는 어떤 정체성을 갖고 있는지, 또 그 정체성이 어떤 색감과 정서를 내포하고 있는지를 경상도 사투리를 통해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한다. 같은 내용, 같은 이야기라도 경상도 사투리가 아닌 다른 방언으로 표현한다면 그것은 아마도 '경상도의 인식이나 정서'가 아닐 것이라는 말이다.

 

이번에 출간한 제8집은 크게 4가지 주제로 구성돼 있다.

 

첫 번째 '경상도 사투리의 속살·4' 편에서는 옛날에 썼던 관용어를 발굴, 확충해 작품의 재료로 쓰고 있다. 또 시에 등장하는 각 방언의 어원도 밝히고 있다.

 

'오솔길 막은안창집에는/ 할매 혼자 산다/동네 사람들은 오솔길 질빠닥이/반들반들 반드리할 때는/할매가 하도 빨빨거리며 댕기쌓아/할매가 마이 삐대쌓아서 그러려니/이래, 할매 건강이 괜찮다 여기고/오솔길 질빠닥 우에, 잡초가/듬성듬성 돋기 시작하마/아이고, 인자사, 할매가 아푼갑다/ 여기는 기이다' -오솔길 끝에 막은안창집에는 할매 혼자 산다- 전문

 

이 시에 나타나는 '막은안창길'은 골목길이 끝나는 곳(막은 안쪽)에 위치한 집을 말한다. 흔히 작은 야산으로 막혀 있는 경우가 많았는데, 50.60년 전 시인의 어릴 때에는 아직 개발이 되지 않았고, 후미진 곳이나 사람이 잘 다니지 않는 못둑 같은 곳에 으레 오막살이 외딴집이 있었다. 우리의 옛 풍경이고, 옛 삶의 모습이다.

 

두 번 째 '대구·달성의 전설과 설화·2' 편에서는 골계미와 조선의 성의식이라는 주제로 대구와 달성의 민간에 널리 성행하던 성(性)을 매개로 한 우스개 이야기를 소개한다. 예부터 대구에 전해오는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경상도 사투리로 표현한 것이다. 운문시가 아니라 산문시라고 할 수 있겠다.

 

세 번 째는 '경상도 사투리에서 접두어, 접미어로 쓰이는 형용사, 부사' 특집편이다. 시인은 "경상도 사람들은 투박하고 무뚝뚝한 성정에 비해 사용하는 언어는 의외로 섬세하다. 말을 할 때는 옷섶에 정감이 뚝뚝 묻어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말한다. 이번 시집에서는 경상도 사람들이 일상에서 자주 쓰는 형용사, 부사 등을 통해 감정의 기복에 따라 아주 작게 쪼개고 세분해 표현하는 경상도 사투리의 특성을 보여준다.

 

가령 경상도 사람들은 얼굴이 핼갛다, 하늘이 말갛다 등 '~갛다'는 표현을 종종 쓴다. 얼굴이 '핼쑥하다'고 하는 대신 '핼갛다'는 말로 '상대의 핼쑥한 얼굴'과 함께 그 얼굴을 보는 자신의 안쓰러운 마음을 전하는 셈이다. 또 부엌디기(부엌지기), 순디이(순둥이), 촌디기(촌놈)을 비롯해 묵은디이, 업디이(업둥이)라는 표현도 자주 쓰는 편이다.

 

네 번 째는 '경상도 사투리 안으로 들어온 외래어' 편이다. 어떤 지역의 언어가 모두 그 지역에서 생겨났을 수는 없다. 지역에서 생겨난 말도 있겠지만, 다른 지역에서 생겨나 해당 지역으로 유입되면서 조금씩 다르게 변했을 것이다. 1945년 일본인들은 떠났지만, 일본말의 잔재는 남았다. 또 일본에 이어 진주한 미군들의 말도 일부는 우리의 일상 언어 속으로 파고들었다.

 

가빠(우의), 가다마이(양복 저고리), 란닝구(속옷), 마이(웃옷), 몸빼(여성용 작업 바지), 소대나시(소매없는 옷), 오바(외투), 우라까이(안감을 바꿈), 즈봉(바지), 야매(뒷거래), 앗싸리(담박하게, 시원하게), 신마이(신참, 풋내기) 등은 요즘도 나이든 사람들이 종종 쓰는 일본어 잔재이다. 287쪽, 1만2천원.

 

 

상희구 시인

1942년 대구 출생. 대구상업고등학교 졸업. 1987년 월간 '문학정신' 신인상에 당선하며 등단. 1989년 첫 시집 '발해기행' 출간. 2010년 연작장시 '대구시지(大邱詩誌)' 집필 시작. 현재 한국시인협회 심의위원.

 

조두진 기자 earful@imaeil.com

 

출처 : https://news.imaeil.com/Culture/2019111316173163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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