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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소슬의 詩내기

김재석 불교 시집 '달마고도의 품에서 대오할 생각을 하다' 외

by 정소슬 posted Nov 13,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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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만 시집 41권 펴낸 시인

[불교신문] 장영섭 기자 | 승인 2019.11.11 14:48

 

등단 후 81권 시집

전국 사찰 순회하며

인생의 의미 물어

“성철스님에게서 배운

下心의 정신으로 정진”

 

 

 

달마고도의 품에서 대오할 생각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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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석 지음 / 사의재

 

글쓰기도 하나의 노동이다. 김재석 시인의 노동량은 초인적이다. 올해만 41권의 시집을 냈다. 전체적으로는 81권. 금년에 써서 금년에 출간한 시집만 19권이다. 사실상 자신이 운영하는 출판사에서 펴내는 것이라지만, 어쨌든 객관적으로 대단한 다작임에 틀림없다. 고등학교 영어교사를 하다 전업시인으로 돌아선 이후엔 정말 밥 먹고 시만 쓰는 수준이다.

 

1990년 문학잡지 ‘세계의문학’에서 등단했으며 2008년 유심신인문학상 시조 부문(필명 김해인)에 당선됐다. <달마고도에서 대오할 생각을 하다>, <그리운 백련사>, <무위사 가는 길> 등 불교를 소재로 한 시집도 16권을 발간했다. 벽촌에서 시만 쓰는 삶은 매우 작고 누추하지만, 불교공부를 하며 성철스님에게서 배운 하심(下心)의 정신에 기대어 살아간다.

 

김재석 시인은 1955년 전남 강진에서 태어났다.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을 겪으며 시를 쓰게 됐다. 군복무를 마친 대학 3학년 복학생이었고 인문대 뒤 하숙집에서 위태로운 시간을 보내다가 광주를 떠나 시골집에 머물렀다. 여름방학 내내 실의에 젖어 존 스타인벡의 <생쥐와 인간>을 읽었다.

 

“물뱀 한 마리가 잠망경 같은 머리를 좌우로 흔들며 상류를 향해 미끄러지듯 헤엄쳐 올라갔다. 강물을 가로지른 물뱀이 얕은 모래톱에 움직이지 않고 서 있는 왜가리 다리 앞에 다다랐다. 적막 속 머리와 부리가 창이 되어 물뱀의 머리를 내리찍고 낚아챘다. 그리고는 꼬리를 미친 듯이 흔들어대는 작은 뱀을 삼켜버렸다.”

 

작가의 고향에 흐르는 강에 대한 묘사가 어찌나 충격적이었는지. 그날부터 닥치는 대로 시를 썼다.

 

1993년 첫 시집이 나왔다. 최근작은 <도보다리가 답이다>. 지난해 남북정상회담에서 양쪽의 수반이 보여준 정다운 모습에 대한 감회를 담았다. 그가 보고 들은 것들은 모조리 시가 되는 셈이다. 불교도 일상에 자리했다. 고향마을에 있는 백련사와 무위사가 시집으로 옮겨졌고 조금 나가면 있는 해남 대흥사와 구례 화엄사도 글감으로 선택됐다.

 

<송광사는 내 마음의 주장자다>, <선암사 가는 길>, <통도사는 금강계단이다>, <불국사의 봄>, <해인사에 빠지다>, <부석사의 달>. <봉정사는 혼자만의 몸이 아니다>, <법주사에 내리는 눈>, <마곡사에 내리는 비> 등등. 전국 방방곡곡의 사찰을 돌며 쌓아올린 시집들이 이만큼이다.     

 

“살아서는/모두 다/병 속의 새를 꺼내려고/인간 힘 썼었지//죽어서는/병 밖의 새를 붙들어/병 속에 집어넣으려고/안간 힘 쓰겠지(시 ‘미황사 부도밭을 다시 찾다’에서)” 대개 인생의 의미를 찾고 싶은 사람들이 시를 쓴다. 불교에 관한 시를 쓰면서 자연스럽게 불교를 배우게 됐는데 전 조계종 종정 성철스님의 일생을 통해 하심(下心)을 배웠다.

 

“불교가 무엇이냐 묻는다면 불교는 이론적으로 연기론이지만 불교의 가르침은‘하심’이라고 답하고 싶다”고 말한다. 소동파의 시 이론인 도기병진(道技竝進)도 중요시한다. 아무 때나 마음 내키는 대로 쓰는 편이면서 필요한 때 필요한 시를 쓰기도 한다. 이쯤이면 시가 곧 삶임을 알 수 있다.

 

“저에게 시는 아이디어(idea)인데 그 아이디어를 달리 읽으면 이데아입니다.” 이상향에 가고 싶어 끊임없이 시상을 쥐어짜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언제나 이상향의 저 멀리에 떨어져 있다. 전업시인의 길을 걸은 지 5년이 다 돼 간다. 자비(自費)로 시집을 너무 많이 내느라 곳간이 비었다.

 

책 사볼 푼돈도 건지기 어렵다. 가족들에게도 미안하고 여기저기 말도 무성하다. “나도 구름처럼 파업을 해야 하나. 나의 귀는 얇은 것인가 두꺼운 것인가.” 먹고살기 위해 편집디자인 일도 해야 하고 영업도 해야 하지만, 시만 쓰면서 살고 싶다는 절실함 때문에 오늘 또 쓴다.

 

좀 지나면 <해와의 인터뷰>란 시집이 또 나온다. 제목은 해와 관련돼 있으나 구름에 대한 시편들도 실려 있다. “구름은 파업도 하지만 새로 태어날 구름들을 위하여 자리를 내주기도 한다. 해와 달, 별 누구도 하지 않은 일을 구름이 한다.” 구름처럼 성실하고 순박한 시인으로 보인다.

 

출처 : http://www.ibulgyo.com/news/articleView.html?idxno=202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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