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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소슬의 詩내기

이정환 시조선집 '말로 다 할 수 있다면 꽃이 왜 붉으랴'

by 정소슬 posted Jun 15,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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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말로 다 할 수 있다면 꽃이 왜 붉으랴/이정환 지음/고요아침 펴냄

[매일신문] 배포 2019-06-14 06:30:00 | 수정 2019-06-13 23:03: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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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환 시조시인이 시조선집 '말로 다 할 수 있다면 꽃이 왜 붉으랴'를 출간했다. 1978년 등단 이후 40여 년 동안 쓴 1000여 편의 작품 중에 100편을 선정해 묶었다.

 

이 시집은 모두 5부로 구성돼 있다. 제1부 남루의 시, 제2부 내 노래보다 먼저, 제3부 새와 수면, 제4부 꽃의 이해, 제5부 물망 등인데 시대별 구성이다.

 

선집 제목은 한 줄 시인 '서시'에서 따왔다. 시대의 소리와 철학적 사유 세계를 함축한 제목이다.

 

김상옥, 이호우 시인과 같은 선배세대 시인들은 역사성과 시대성을 적지 않게 노래했다. 하지만, 현대에 와서 시조는 대체로 자연 서정이 주조를 이룬다.

 

이정환 시인은 "시조는 전통적 기율에 충실하면서 시대적 요청에 적극적으로 답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부단한 자기 혁신이 필요하다. 쓸 때마다 '천편일률'이 아니라 '천편천률'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시조선집은 이 시인이 40여 년 동안 '또 다른 목소리'를 내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온 결정판이다. 시인은 "보여줄 것은 다 내보여준 집약의 결과물이다."고 말한다.

 

'제1부 남루의 시'는 초기 작품들로 자연 서정과 존재론적 성찰, 사랑의 영원성에 관한 탐구가 주조를 이룬다. 천년은 시간적 길이일 뿐만 아니라 깊이라는 인식 아래 고도 경주를 배경으로 '자목련 산비탈', '숯' 과 같은 작품을 썼다.

 

'제2부 내 노래보다 먼저'에서는 '헌사', '에워쌌으니' 등을 통해 보다 심화된 사랑의 아름다움과 깊이를 노래한다. 또한 계절의 순환 속에서 존재의 근원에 대한 사색을 육화하고, 자연의 말과 소리와 빛깔에 귀 기울이고 따사로운 눈길을 주고받는 내적 교감의 세계를 구현하고 있다.

 

'제3부 새와 수면'에서는 '원에 관하여'와 '상평통보'를 통해 우리 고유의 정서와 생활 습속인 원융 이미지를 형상화하고 있다. 아울러 다채로운 자연 서정의 변주를 통해 심미성의 심화를 꾀한다. 역시 사랑에 관한 시편들이 이어져서 '봄의 자책'과 '너의 초상' 등을 통해 사랑의 지고지순함과 격한 슬픔을 체현하고 있다.

 

'제4부 꽃의 이해'에서는 삶과 죽음, 사랑의 아픔, 씻을 수 없는 상흔으로 남은 일에 대한 소회를 노래한다. 시인이 여러 지역을 오고가며 마주친 정경을 통해 얻은 자연의 비의와 철학적 사유에 초점을 맞춘 시편들을 담고 있다. '어떤 저녁, 꽃의 이해, 삼강나루, 청산도' 등이 그런 작품이다.

 

'제5부 물망'은 최근 작품으로 사람과 자연에 대한 경이를 담고 있다. 자연과 더불어 사는 안식을 노래한 '저녁 숲'과 관계의 소중함을 환기하게 하는 작품들이다. '누군가 불렀다, 흘림흘림 민흘림, 퍼펙트' 등이다. 무엇보다 시의 본질, 삶의 근원에 다가가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쓴 시로 '생의 반역, 밤을 보려고, 시스루, 또 다시 블랙홀' 등이 독자의 감성을 울린다.

 

이정환 시인은 "시인으로 산 지 40여 년, 내가 줄기차게 꿈꾸고 추구한 것은 '사랑'이라고 할 수 있다." 며 "나는 사랑의 시인으로 불리기를 바란다. 더불어 내가 쓴 시가 스스로 생명력을 가지고 영원불멸하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이정환 시인은 "우리 시조도 이제 철학적 사유 쪽으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나아가 시대적 요청에 답하는 일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147쪽, 1만2천원.

 

▷ 이정환 시인 : 1978년 시조문학 추천, 1981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시조 당선. 한국시조작품상, 대구문학상, 대구시조문학상, 중앙시조대상, 이호우시조문학상, 가람시조문학상, 현대불교문학상, 금복문화상과 황조근정훈장을 받았으며, 초등학교 국어교과서에 동시조 '친구야, 눈빛만 봐도' '혀 밑에 도끼' '공을 차다가' 등이 수록되어 있다.

 

조두진 기자 earful@imaeil.com

 

출처 : https://news.imaeil.com/Literature/2019061114544699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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