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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소슬의 詩내기

손한옥 시집 ‘그렇다고 어머니를 소파에 앉혀 놓을 수는 없잖아요’

by 정소슬 posted Jan 03,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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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한옥 시집 ‘그렇다고 어머니를 소파에 앉혀…’

[문학뉴스] 등록시간 : 2019년 1월 3일  프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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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뉴스=남미리 기자] 최근 손한옥 시인은 『그렇다고 어머니를 소파에 앉혀 놓을 수는 없잖아요』(달아실 펴냄, 값 8000원)라는 제목이 긴 넷째 시집을 펴냈다. 같은 문장이 들어간 시편을 보면 어머니는 모든 장례형식을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거부한다. 그에 대해 아들이 하는 말이다. “그렇다고 어머니를 소파에 앉혀 놓을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시인은 살아있는 현실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자 한다.

 

이제 누군가의 말처럼 어머니는 시적 소재로 지극히 진부하다. 더 이상 상징성을 갖지 못하는 시대다. 그동안 너무나 많은 시인들이 어머니를 시로 써왔지만 사실 우리는 모두 어머니를 통과해서 나온 존재들이며, 그래서 시를 쓰는 시인이라면 한 번은 반드시 어머니를 통과해야 한다. 손 시인은 그런 어머니의 진부함을 과감히 무너뜨리고 있다.

 

지극히 거칠고 직설적인 묘사는 그래서 더욱 힘을 얻는지도 모른다. 손 시인만이 지닐 수 있는 ‘말의 결, 말의 향, 말의 무늬’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야 이년아 니 오는 길에/ 니 에미 눈까리 빠진 거 몬반나?”(「허술한 눈알」)에서 어머니는 여전히 아리고 사무쳤으며, 상징과 은유를 잃어버린 수많은 사물과 이름들은 시인의 손을 거치면서 물컹물컹한 부피를 얻었고, 그 속으로 뜨거운 피가 돌고 있다. 그래서 그 흔한 만두가 육십 년 함께한 엄니 아버지의 사랑법이 되기도 하고(「만두를 먹다가」), 우리가 매일 아침 듣고 있는 자명종이 여자들의 가계(家系)를 이루기도 하는(「자명종과 태연한 시간」) 것이었다.

 

박현솔 시인은 해설에서 이번 시집에 대해 “이전 시집에서 보여주었던 외유내강의 시에서 한발 더 나아가 삶의 과정에서 느껴지는 여러 지혜를 자신의 시 쪽으로 조용히 불러들이고 있어 내면으로 향하던 감각이 시적으로 더 깊어진 상태라고 할 수 있다”면서 서정시 본연의 편안함에 삶의 연륜을 더해 지혜의 말들로 채우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번 시집에서는 자신만의 시적 개성을 다지고 있음으로써 자신의 나이에 맞게, 자신의 경험에 맞게 자신이 깨달은 만큼 시의 길을 열어가는 시인다운 성취를 보이고 있다고 하겠다.

 

손 시인은 2002년 ‘미네르바’로, 2016년에는 <한국미소문학>에서 동시로 등단한 시인으로 한국시인협회 회원이다.

 

 

<죽어서도 숨 쉬고 싶은 소원에 대하여>

 

아들아 나는 말이다

내가 죽었을 때 땅에 묻히는 것이 싫다

갑갑해서 싫다 숨 막혀서 싫다

불에 태우는 것도 싫다

뜨거워서 싫다 무조건 싫다

수장시키는 것도 싫다

나무 우거진 숲 속 수목장도 싫다

지렁이가 싫다 뱀이 싫다

 

아. 어머니

그렇다고 어머니를 소파에 앉혀 놓을 수는 없잖아요?

 

nib503@munhaknews.com

 

출처 : http://munhaknews.com/?p=22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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