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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소슬의 詩내기

문정영 다섯 번째 시집 ‘꽃들의 이별법’

by 정소슬 posted Oct 09,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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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번째 시집 펴낸 장흥 출신 ‘시산맥 ’대표 문정영 시인

“조금은 말랑말랑하고 조금은 슬픈 이별 그렸죠”

발표한 100여편 작품 중 52편 엄선

 대상과 자아가 빚어낸 말의 울림

 윤동주 시인 순수한 내면에 감동

 광주일보와 공동 ‘서시 문학상’ 제정

[광주일보] 2018년 10월 09일(화)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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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의 시집에 내면의 자성을 담았다면 이번 시집에는 사랑과 이별에 대한 느낌을 담아보고 싶었어요. 조금은 말랑말랑하고 조금은 슬픈 이별의 순간들을요. 시집의 제목을 ‘꽃들의 이별법’으로 정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밖으로 드러난 감정보다는 참아낸 슬픔을 형상화한 시를 읽으면 만만찮은 무게가 느껴진다. 대개의 경우 이 슬픔은 체험의 발상이면서 한편으로는 상상력의 산물이다. 시인은 현실과 이상, 이성과 감성 사이에서 교묘한 줄타기를 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계간 ‘시산맥’ 발행인이자 윤동주서시문학상 대표인 문정영 시인이 다섯 번째 시집 ‘꽃들의 이별법’을 펴냈다.

 

시인은 그간 발표한 100여 편의 작품 가운데서 엄선한 52편을 이번 시집으로 묶어냈다. 최근 시집 발간 소식을 전해오는 시인의 음성은 담담했다. 천성이 담박한데다 무슨 일을 하든 표나지 않게 처리하는 터라 작품집 출간을 말하는 것도 덤덤한 모양이려니 싶었다.

문 시인은 “그동안 내가 체험했던 것들과 내면의 움직임을 행간에 넣었다”며 “어떻게 살아왔고,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를, 내가 나를 들여다본 것”이라고 말했다.

 

특유의 시적인 어법이 참신하게 다가왔지만, 한편으로 시를 대하는 내공이 어떠한지 짐작할 수 있었다. 이번 시집에는 강경희 평론가의 평대로 “대상과 자아의 자유로운 동화와 투사가 빚어낸 말의 출렁거림으로 가득”했다.

 

“네 앞에서 꽃잎 위 물방울처럼 있는다/ 새벽이 지나간 자리는 빨갛다/ 작은 무게를 버티는 것의 꽃들의 이별법/ 한 발로 나를 짚지 못하고 너를 짚으면 계절 하나 건너기 어렵다/ 너를 다 건넜다고 생각했는데, 버티기가 쉽지 않다/ 한 발 내밀 때마다 하늘이 수없이 파랬다 검어진다…”

 

표제시 ‘꽃들의 이별법’은 “동적이지만 요란하지 않고 어두워지지만 침잠(沈潛)하지 않는다”는 평대로 시인의 시적 경지가 드러난 작품이다. 시인은 지나치게 언어를 세공하거나, 그렇다고 형식이라는 틀에 시상을 가두지 않는다. 오랜 세월 시와 함께한 삶이 자연스럽게 체화돼 물이 번지듯 스며든 것이다.

 

“시인은 천형을 받았다고 말합니다. 시를 쓰지 않으면 삶의 가치를 찾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사실 시 쓰는 재주는 없었습니다.”

 

그가 시인이 된 것은, 그리고 시 전문지 발행인으로 살고 있는 것은 그의 내면에 오래도록 자리한 ‘문학에 대한 열정’과 무관치 않다. 문 시인은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 다니면서 문학을 공부했던 탓에 더더욱 목마름이 더 컸다”며 “자꾸 부족하다고 생각하니 그쪽으로 마음이 더 간 것 같다”고 언급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시 창작에 입문하게 된 계기를 물었더니 고향 장흥 얘기를 꺼냈다. 시인은 자신의 시적 지향, 다시 말해서 대상을 나에게 끌어오는 것이 아닌 내가 대상 안으로 들어가 그 대상을 폭넓게 변주하는 것은 불교적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시집 중 고향을 소재로 한 ‘장흥’, ‘탐진’은 어머니의 사랑을 주제로 한 시입니다. 수몰되기 전 고향은 전형적인 농촌마을이었고 저의 정서는 고향의 강과 산, 들판 그리고 따스한 마음에서 온 것입니다. 고향의 보림사는 어릴 적 단골 소풍장소였으며 저의 유년에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아 있지요. 아마도 그 때문인지 불교의 자비는 늘 추구하는 세계관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문 시인은 현재는 서울에서 문학 활동을 하고 있지만 한때 광주에서 은행원으로 근무하기도 했다. 1991년 30대 초반의 일이다. “당시 카톨릭회관에서 곽재구 시인 시창작반에서 지도를 받으며 문학의 꿈을 키웠다”는 말에서 문청시절의 모습이 가늠되었다. “숫자를 다루고 실적을 올려야 하는 은행 업무는 자꾸만 밖으로 돌게 했다”는 것이다.

 

결국 그는 1997년 ‘월간문학’으로 등단을 하게 된다. 그리고 이후 ‘시산맥’이라는 단체를 만들어 동인들과 함께 온라인 활동을 하다, 마침내 오프라인 시 전문지 ‘시산맥’을 창간하기에 이른다.

 

문 시인의 대표적인 활동 가운데 윤동주 시인 선양 사업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2016년 광주일보와 ‘윤동주서시문학상’(본상 1000만원)을 공동으로 제정하고 올해 3회째 운영 중이다. 11월에 제3회 수상자가 결정될 예정이다.

 

“윤동주 시인이 지닌 순수한 내면에 빠지면서 서시문학상 사업을 하게 됐지요. 윤동주의 순수성에 조금이라도 마음 갚음을 한다는 생각이 있었구요. 올해는 제2회 수상자인 오태환 시인과 함께 후쿠오카 형무소를 다녀왔습니다. 앞으로도 역량이 될 때까지 진정성 있는 문예지와 상을 운영해나갈 계획입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출처 : http://www.kwangju.co.kr/read.php3?aid=1539010800643078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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