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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소슬의 詩내기

오영미 네번째 시집 '벼랑 끝으로 부메랑' 출간

by 정소슬 posted Jul 10,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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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미 시인, '벼랑 끝으로 부메랑' 출간

[중도일보] 입력 2018-07-09 09:05 수정 2018-07-09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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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미 시인이 네번째 시집 {벼랑 끝으로 부메랑}을 출간했다.

 

오영미 시인은 공주에서 태어났고, 한남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 석사 수료했고, 『시와정신』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는 『올리브 휘파람이 확』 『모르는 사람처럼』 『서산에 해 뜨고 달뜨면』 등이 있고, 한국문인협회 서산지부장을 역임했으며, 충남문인협회 이사, 충남시인협회 회원, 한남문인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오영미 시인의 네 번째 시집인 『벼랑 끝으로 부메랑』은 '벼랑 끝의 시학'이라고 할 수 있다. '벼랑 끝 시학'은 아슬아슬한 줄타기이며,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악순환의 아찔한 부메랑'이다.

 

시는 생존의 벼랑 끝이고,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이 생존의 벼랑 끝이라고 할 수 있다. 생존의 벼랑 끝에 몰려 있다는 것, 단 하나의 거짓도 없다는 것, 그것은 개인의 문제이면서도 우리 모두의 문제라는 것이 오영미 시인의 시적 승리라고 할 수 있다. 시는 온몸으로, 온몸으로 쓰는 것이다.

 

 

더 이상 전화하지 마

이게 마지막이야

문을 닫아야 해

가져갈 게 있으면 챙겨 가

냉동고라도 갖다 써

그나마 아무것도 건드리지 못하게 될 거야

마지막 최선의 선택이니까

이해해달라고 말하지 않을 게

이제 나는 신용불량자가 될 것이고

세상과의 단절을 하게 될지 모르지

하루가 이렇게 까만 줄 몰랐어

어제와 오늘이 빨간 딱지 하나로 움직여

나에게 내일이 있다는 건 거짓말

발가벗긴 영혼마저 상실이야

빼앗겨도 억울하진 않아

속이 후련하다고 하면 믿을까

그냥 다 버리고 싶어

이렇게 벼랑 끝으로 내몰려 봐

아무 생각도 없어져

그렇다면, 다시 돌아가자

 

(오영미, [벼랑 끝으로 부메랑] 전문)

 

 

오영미 시인의 [벼랑 끝으로 부메랑]은 최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행운의 여신으로부터 버림을 받은 자의 절규이며, 그 벼랑 끝을 탈출하려고 노력할수록 더욱더 벼랑 끝으로 몰린 자의 단말마의 비명이라고 할 수가 있다.

 

벼랑이란 무엇이고, 부메랑이란 무엇인가? 벼랑이란 천 길의 낭떠러지이고 생명의 끝을 말하고, 부메랑이란 던지면 되돌아오는 어떤 것, 즉, 이중-삼중적인 불행을 뜻한다. 채무를 갚지 못하면 부도가 나고, 부도가 나면 신용불량자가 되어 형사처벌을 받거나 도망자의 신세가 된다. 이 도망자는 인간 이하의 길고양이가 되어 쓰레기통을 뒤지거나 생선가게나 터는 좀도둑질로 그의 더러운 목숨을 연명하게 된다.

 

 "더 이상 전화하지 마/ 이게 마지막이야/ 문을 닫아야 해/ 가져갈 게 있으면 챙겨 가/ 냉동고라도 갖다 써/ 그나마 아무것도 건드리지 못하게 될 거야"도 단말마의 비명이고, "이제 나는 신용불량자가 될 것이고/ 세상과의 단절을 하게 될지 모르지/ 하루가 이렇게 까만 줄 몰랐어/ 어제와 오늘이 빨간 딱지 하나로 움직여/ 나에게 내일이 있다는 건 거짓말/ 발가벗긴 영혼마저 상실이야"도 단말마의 비명이다.

 

가난은 부도가 되고, 부도는 신용불량자가 된다. 신용불량자는 빨간 딱지가 되고, 빨간 딱지는 천 길의 벼랑 끝이 된다. 이 가난, 이 벼랑 끝에서 탈출하려고 하면 할수록, 이자와 이자가 쌓이고, 채무의 깊이는 천 길의 벼랑 끝을 만들어 버린다. 일종의 부메랑 효과이고, 이제는 더 이상 행운의 여신의 손길도 기대할 수가 없게 된다.

 

오영미 시인의 [벼랑 끝으로 부메랑]은 대화체의 진술발화이며, 다른 한편, 대화체의 실천발화라고 할 수가 있다. 대화체의 진술발화는 독백이고, 고백이며, 최후의 통첩이 되고, 대화체의 실천발화는 그 진술발화의 실천이며, "발가벗긴 영혼마저 상실이야"이라는 시구에서처럼, 단말마의 비명이며, 그 비명의 실천이다.

 

벼랑 끝 25시는 온갖 어둠이며, 혼돈이고, 벼랑 끝 25시는 천지개벽이며, 대폭발이다. 오영미 시인의 '벼랑 끝 시학'은 아슬아슬한 줄타기이며,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악순환의 아찔한 부메랑'이다. 모든 시는 최후통첩이며, 이 최후통첩이 예술의 절정으로 승화된 것이다. 생존의 벼랑 끝에 몰려 있다는 것, 단 하나의 거짓도 없다는 것, 그것은 개인의 문제이면서도 우리 모두의 문제라는 것이 오영미 시인의 시적 승리라고 할 수가 있는 것이다.

 

시는 생존의 벼랑 끝이고,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이 생존의 벼랑 끝이라고 할 수가 있다. 시는 온몸으로, 온몸으로 쓰는 것이다.

 

 

나를 고발하라

나도 성추행 한 적 있다

가만히 생각하니

남자의 허벅지 만진 적 있고

엉덩이 툭 친 적 있는 것 같다

젖꼭지 건드린 적도

앞가슴 털을 쓰다듬었고

목덜미 주무르며

킬킬거렸던 적

그랬던 적 분명 있다

아 술을 마시고 취한 척?

아니다, 몽롱한 기분으로

입술 더듬은 적

블루스 춘다며

밀착시킨 몸으로 느낀 적

있었다, 서로 그런 적 없다면

미투가 아닌 것일까

 

([미투 미투 미투] 전문)

 

오영미 시집 {벼랑 끝으로 부메랑}, 도서출판 지혜

 

출처 : http://www.joongdo.co.kr/main/view.php?key=20180709010003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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