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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소슬의 詩내기

석연경 두 번째 시집 ‘섬광, 쇄빙선’ 펴내

by 정소슬 posted Jul 03,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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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광, 쇄빙선’ 펴낸 석연경 “생태적 사유·불교적 세계관 공유하고 싶어”

숲길·먼지 등 소재 60여편 수록

“순천서 모든것 어우르는 삶 추구”

[광주일보] 2018년 07월 03일(화)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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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게 순천만은 낙원이고 하나의 이상 세계입니다. 하나의 우주이자, 한편의 시이기도 합니다. 생태적 사유와 불교적 세계관이 작품의 토대를 이루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요.”

 

2년 만에 두 번째 시집을 펴낸 석연경 시인. 오랫동안 창작에 정진해온 이들에게서 배어나오는 특유의 근기와 여유가 느껴졌다. 출간된 지 얼마 안 되는 ‘따끈따끈한’ 시집을 건네주는 시인에게선 또 하나의 산을 넘었다는 안도감이 묻어났다. 그녀는 전남대 국문과 박사과정을 수료했으며 2013년 ‘시와 문화’에 시가, 2015년 ‘시와 세계’에 평론이 당선돼 문단에 나왔다.

 

기자는 최근에 두 번째 시집 ‘섬광, 쇄빙선’(현대시·사진)을 펴낸 석연경 시인과 인터뷰를 했다. 10여 년 전 대학원에서 함께 공부를 했던 인연이 있어 어느 정도 시인에 대해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피상적인 앎에 지나지 않았던 모양이다.

 

시집 발간 이야기를 나누면서 기자는 그녀가 어떻게 문학의 길로 들어섰고, 왜 시를 쓰는지를 알게 되었다. 또한 앞으로도 결코 포기하지 않고 지난한 창작의 길을 걸어가리라는 강한 인상을 받았다.

 

“원래 저의 첫 전공은 건축이었습니다. 건축기사로 건설회사에 근무했는데 아파트 건설현장은 제 정서와 잘 맞지 않았어요. 일을 하면서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 고민을 했죠.”

 

본격적으로 문학을 전공하자는 생각에 문예창작과에 들어갔다. 그녀의 나이 삼십대 중반 무렵이었다. 문예창작을 공부하면서 모든 장르가 나름의 매력이 있음을 알게 됐다. 그녀는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철학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생각에 철학과 대학원을 준비했다”며 “그러나 그 즈음 국문과 선생님을 우연히 만나 국문학으로 방향을 전환했다”고 웃었다.

 

국문학을 공부하면서 불교, 철학, 심리학에 심취해 다양한 분야의 공부를 했다. 그때 했던 공부는 후일 창작을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 시인이 첫 번째 시집 ‘독수리의 날들’(천년의 시작)에서 보여줬던 시적 깊이와 예민한 감각은 그러한 공부, 어찌보면 삶의 여정과 무관치 않을 터였다.

 

특유의 날카로운 감각과 시어에 대한 예민한 감각은 이번 작품집에서도 여전했다. 첫 번째 시집에서 시인은 티베트 지방에서 행해지는 천장(天葬)을 소재로 죽음과 소멸을 받아들이는 생명의 유한성을 노래했다.

 

이번 시집에서도 시인의 감각은 생태적 사유와 연계돼 상상의 나래를 편다. 모두 60여 편의 시들은 붓다의 우주 연기설과 생태 철학을 근간으로 한다. ‘자작나무 숲길을 지나다’, ‘사막정원’, ‘섬광, 쇄빙선’, ‘먼지 한 톨’, ‘새벽 실내정원’은 시인의 지향이 묻어나는 작품이다. 특유의 섬세하고 예리한 감각은 그녀의 시를 역동적이면서도 다채롭게 펼쳐내는 데 일조를 한다.

 

신덕룡 시인은 “그의 촉수에 와 닿는 존재는 스스로를 넘어 끊임없이 다른 존재로 자신을 바꾼다”고 평한다.

 

“배가 겨울 풍경을 보고 있다/ 마른 갈대 아래 푸른 싹이 나오고/ 바다 건더 먼 산 어디쯤/ 홍가시가 있을 것이다//배가 풍경을 띄워 보낸다/ 구름도 바다도 겨울도/ 배 안으로 흘러왔다가/ 배 밖으로 흘러갈 뿐// 홍가시가 불탄다/ 아득한 겨울 풍경 너머”(‘겨울 순천만’ 중에서)

 

풍경 너머 그 너머의 세계를 응시하는 시인은 깊고 서정적이다. 시인의 눈이 닿는 순천만은 하나의 정토에 다름 아니다. 김동근 전남대 교수는 “그곳은 석연경의 언어들이 태어나는 곳이고 그녀의 우파니샤드가 산과 들과 바다를 호명하는 곳”이라고 설명한다.

 

석 시인은 경남 밀양에서 태어나 청소년기를 보내고 이후 광주로 왔다. 광주에서 대학원 공부를 하고 지금은 순천에 거주한다. 대학에서 강의를 하며 ‘연경인문문화예술연구소’를 운영하며 시를 쓰고 다양한 문화활동을 하고 있는데 ‘돈이 안 되는 일’을 하고 있다. 시인은 “5년간 연구소 운영에 부모짐께서 땅 팔아 자식들에 나누어준 돈을 다 썼다”며 “그 결과가 시집 두 권”이라며 웃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출처 : http://www.kwangju.co.kr/read.php3?aid=1530543600635198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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