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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소슬의 詩내기

눈물 쏟고, 목이 메는 시들… ‘엄마의 꽃시’(김용택 엮음)

by 정소슬 posted May 16,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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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쏟고, 목이 메는 시들… 뒤늦게 배운 글로 쓴 인생 이야기 ‘엄마의 꽃시’

[경향신문]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 입력 : 2018.05.15 18: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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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문해학교 입학하는 날/엄마 생각이 많이 났어요//우리 아들 입학식 때 손잡고 갔던 학교를/엄마도 없이 나 혼자 갔어요//장하다 우리 딸! 학교를 가다니/하늘나라 계신 엄마 오늘도 많이 울었을 낀데//엄마! 울지 마세요/춘남이 공부 잘하겠습니다//엄마가 살아 계셨더라면/서명도 못 하냐고 무시하던 택배 아저씨도/이름도 못 쓰냐고 눈 흘기던 은행 아가씨도/우리 엄마한테 혼났을 낀데//언젠가 하늘나라 입학하는 날/내가 쓴 일기장 펴놓고/동화책보다 재미있게 읽어드릴게요”(김춘남, ‘장하다 우리 딸!’ 전문)

 

글을 몰라 마음 조린 한 평생. 이제는 뭔가 말할 수 있다. 그것도 시(詩)로써. 늦깎이 한글 수업 학생이 된 어르신들이 쓴 시를 골라 엮은 시집 <엄마의 꽃시>(마음서재)가 최근 출간됐다. 2012년부터 2017년까지 교육부와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이 주관한 ‘전국 성인문해교육 시화전’에서 수상한 작품들 중 100편을 엄선했다. 김용택 시인이 직접 시를 고르고 거기에 생각을 보탠 글을 실었다. 시집은 4부로 구성됐다. 1부에선 가족에게 미처 표현하지 못한 사랑을 담은 시편들을, 2부에선 글을 알고 나서 느낀 행복과 기쁨을 노래한 시들을 실었다. 3부는 자연을 감상한 시들이, 4부는 인생의 희망을 노래한 시들이 수록됐다.

 

김용택 시인은 “글자를 처음 배운 어머니들이 쓴 시를 읽고 생각을 보태가면서 설레고 떨렸다”면서 “‘엄마의 꽃시’는 살아 있는 것들에 대한 존엄과 위엄을,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인간에 대한 믿음과 희망을 깨닫게 해주는 당당한 인생의 발언들”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몇 편의 시를 소개한다.

 

“어린 나이에 시집을 와/꿈이란 말도 모르고 살았다/그저 히히낙낙/아이들과 남편만을 바라보고/밥하고 설거지하고/살림만이 나의 전부였다/꽃다운 서른 나이에/훌쩍 가버린 당신/애들이나 다 키우고 가지/원망도 많이 했지만/이젠 당신이 보고 싶습니다/보고픔 대신 시작한 한글 공부/이제 시작하지만/열여덟 꿈꾸는 새색시 모양/설레임은 어쩔 수 없다”(박복순, ‘꿈꾸는 새색시’ 전문)

 

“학교는 아들만 다니는 거라고/그때는 그게 좋았지/동생은 학교 가구 난 집에서 놀아쓰니까//언잰가 동생이 책을 보며 공부를 하네/까만 글씨 먼지 몰라도/하나씩 읽고 있으니 엄마는 동생 보며 웃네/나는 엄마 보며 웃는대 엄마는 동생만 보네//모두 잠든 밤/동생 가방에서 책을 꺼냈다 조심조심/까만 글씨만 보인다/에이! 아무것도 모르겠네//나는 이재 경노당 학교에 감니다/그때 책에 있던 글씨가 ‘ㄱ’이라는 걸 학교에서 배운다//나도 이재 책 읽을 수 있는대/책 읽는 내 모습 보고/우리 엄마가/하늘에서 날 보며 웃고 게시겠지?”(고예순, ‘엄마의 웃음’ 전문)

 

“논뜰에 나가 보니 푸르른 풀들이/서로 부둥켜안고 춤을 추고 있네//이 논을 털어서 모를 심어야 하는데/모를 심고 나면 또 다른 옷을 입겠지//기계 소리 장단 삼아 줄서서/누가 누가 키 크나 키재기하고//파란 하늘 바탕 삼아 시냇물 장단에/바람이라는 음악에 맞춰 춤을 추겠지//한글 배워서 모내기하는 모습을/눈에 담아 글로 써보니//기뻐서 모처럼 나도 춤을/추고 싶네”(장병옥, ‘모와 한글’ 전문)

 

“내 인생에 꽃은 없는 줄 알았어요/사랑하는 내 아이들의/숙제를 도와줄 수 없을 때/세상은 모두 나에게 손가락질했어요//내 인생에 꽃이 피었어요/‘알록달록’ 신기한 꽃들이 잔뜩 피었어요/은행꽃, 동사무소꽃, 버스꽃……/처음 들어보는 꽃이예요//앞으로 나의 꽃은/운전면허 꽃이예요/졸업장 꽃도 피울래요/마지막으로 나의 멋진 인생 꽃을 피울래요”(박명숙, ‘꽃피는 나의 인생’ 전문)

 

 출처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805151848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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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oet speaks in poetry only, this anecdote is the collection of poems. / 시인은 시로 말하고, 그 어록이 시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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