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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소슬의 詩내기

강회진 시인의 포토에세이 '했으나 하지 않은 날들이 좋았다'

by 정소슬 posted Feb 06,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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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서 띄어온 어느 시인의 연서’ 강회진 시인 포토에세이 ‘몽골이…’ 발간

2003년부터 틈틈이 여행 풍광 담아

‘아시아문학상’ 우리앙카이 추천사

[광주일보] 2018년 02월 06일(화)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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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 가이드북은 없다. 나의 여행에도 가이드북은 없다.”

 

바람과 초원과 사막의 나라로 불리는 몽골. 남한보다 17배나 큰 나라다. 어떤 이에게 몽골은 역사상 가장 넓은 영토를 거느렸던 칭기즈칸의 나라로 기억된다. 또 어떤 이에게는 수많은 길들이 먼저 악수를 청하는 곳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강회진 시인에게 몽골은 “목적지가 없어도 좋고, 길이 없어도 좋은 곳”으로 다가왔다. 그것은 “가장 아름다운 곳은 아무에게도 알려지지 않은 곳”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시인은 지난 2003년부터 5번째 몽골을 다녀왔다. 몽골에서 돌아오자마자 다시 그곳으로 떠나기를 반복하는 자신을, 시인은 “사주에 역마살이 있다”는 말로 둘러댔다. 첫 여행은 2003년 여름에 살고 있던 옥탑방 전세금을 빼서 바람처럼 떠났다. 그 전부터 시인은 오랫동안 몽골 풍경사진을 품고 다녔다고 한다.

 

그리고 최근에는 지난 1월 몽골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다. “가지 않고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아무도 만날 수 없다”는 평소의 생각을 또 실현한 것이다. 이번에 출간된 포토에세이 ‘몽골이 내게 준 말들-했으나 하지 않은 말들이 좋았다’(문학들·사진)은 그러한 여정의 산물이다. 지난 2003년부터 몽골을 여행하며 틈틈이 써두었던 글들이 현지의 생생한 사진들과 곁들여져 한 권의 책으로 묶여졌다.

 

사실 이번 5번째 여행은 이전과는 조금 달랐다. 앞서의 일정들이 다소 ‘방황’의 느낌이 있었다면 이번은 뭔가 목적이 있는 ‘여행’이었다. 시인은 지난해 11월 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렸던 아시아문학페스티벌에서 몽골 시인 담딘수레 우리앙카이를 만났다. 제1회 아시아문학상 수상자이기도 한 우리앙카이는 강 시인이 쓰고 있는 몽골 관련 에세이 추천사를 써주었다.

 

“몽골에 대한 에세이를 쓰고 있다고 했더니 진심으로 반갑게 대해줬어요. 그러면서 직접 추천사를 써주시겠다는 거예요. 이번에 몽골에 다녀온 것은 출간된 책을 우리앙카이 선생님에게 선물해주기 위해서였어요. 함께 문학을 공부하는 광주전남작가회의 소속 회원들과 동행을 해서인지 여느 때보다 뜻 깊은 여정이었죠.”

 

책에는 ‘울란바타르 13구역, 게스트 인생’, ‘겨울밤, 모린호를 켜다’, ‘붉은 여우’, ‘하늘과 바람과 별과 게르(Ger)’ 등 모두 60편의 글이 수록돼 있다. 지난 2011년 여름과 가을, 겨울을 그곳에서 살며 느꼈던 단상과 풍광 그리고 이전과 이후 방문 때마다 새로운 감흥으로 다가왔던 몽골의 신비와 아름다움, 내밀한 속살이 서정적이며 정갈한 문체로 갈무리돼 있다.

 

“몽골에서는 한국을 솔롱거스라고 부릅니다. solongo가 무지개라는 말이니, 솔롱거스는 무지개가 뜨는 나라라는 뜻이지요… 어느 해 여름, 홉스골에서의 일입니다. 게르 문 열어놓고 앉아 갑자기 쏟아지는 빗소리를 듣고 있었습니다. 한 여름 게르에 투투둑 떨어지는 빗소리는 얼마나 아름답던지요. 그때 밖에서 누군가가 “무지개다!” 소리쳤습니다. 멀리 호수 위로 거짓말처럼 무지개가 펼쳐지고 있었습니다.”(‘당신은 나의 solongo!(무지개)’중에서)

 

책은 흔한 몽골 여행에세이나 여행안내서와는 결이 다르다. 정확히 말하자면 몽골을 바라보는 시인의 눈과 관점, 감수성이 다른 것이다. 그것은 “눈물도 없이 고통을 견디는 시간을” 보내며 몽골의 견고한 바람과 계절을 온몸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에 가능했을 터다.

 

우리앙카이의 추천사는 다른 나라에서 고향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강 시인의 감각을 이렇게 표현한다.

 

“나는 사람이란 원래 남의 나라, 타국인을 자기 자신처럼 이해하고 사랑하기에는 참으로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강회진 시인은 몽골의 이해하기 어려운 것들을 잘 이해하고 있다. 심지어 몽골 사람들이 잘 느끼지 못한 숨은 아름다움까지 아주 잘 느끼고 있다. 참 신기한 사람이다.”

 

글을 읽으면서 느끼는 또 하나의 즐거움은 현지의 풍광을 담은 사진들이다. 바로 눈 앞에서 ‘풀과 야생화와 춤을 추는 초원’의 이국적인 모습이 펼쳐진다. 또한 밤의 풍경은 “초원 한가운데에 앉아 별과 대지와 다정한 눈맞춤과 입맞춤”을 하는 장면으로 묘사된다.

 

그러나 에세이를 읽고 나면 시인은 왜 자꾸 몽골로 떠났고, 다시 또 떠나려 하는지 의문이 간다. 아마도 이 구절 때문은 아니었을까. “자작나무 연서는 천년을 간다”는 시인의 말이 힌트가 될 것도 같다. 시인은 난로 옆에 앉아 자작나무 껍질을 벗긴 후 누군가의 이름을 새긴다. 그러면서 “이제 당신이 그립지 않다”고 고백한다. 이어 “긴긴 세월, 그대와 이웃해서 살아왔으므로. 내 안에 이미 그대가 살고 있으므로”라고 말한다.

 

한편 강회진 시인은 광주대 대학원 문예창작과와 단국대 박사과정을 졸업했다. 2004년 ‘문학사상’ 신인상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했으며 시집 ‘일요일의 우편배달부’, ‘반하다, 홀딱’을 펴냈다.

 

 /박성천기자 skypark@kwangju.co.kr

 

출처 : http://www.kwangju.co.kr/read.php3?aid=151784280062363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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