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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소슬의 詩내기

‘산정묘지’ 시인 조정권 타계

by 정소슬 posted Nov 08,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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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정묘지’ 시인 조정권 타계

[한겨레] 등록 :2017-11-08 11:40수정 :2017-11-08 11:49

정신주의적 염결성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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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권 시인

 

시집 <산정묘지>와 <신성한 숲>으로 대표되는 정신주의적 염결성의 시인 조정권(사진)이 8일 오전 5시30분 지병으로 타계했다. 향년 68.

 

조정권 시인은 1969년 <현대시학>에 ‘바다’ 외 2편을 박목월, 구상, 김요섭 시인한테 추천받은 뒤 3회 추천을 거쳐 등단했다. 그는 1968년 창간된 <현대시학>에서 3회 추천을 마친 첫 시인이었다. 그는 1977년부터 83년까지는 건축·미술·공연 전문지 <공간> 편집부장으로 근무했으며 1983년 6월부터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전신인 한국문화예술진흥원의 문학·미술부장으로 재직했다. 그는 또 경희사이버대학교 미디어문예창작과 석좌교수로 재직하며 후학을 길러내기도 했다.

 

1977년에 낸 첫 시집 <비를 바라보는 일곱 가지 마음의 형태>에 대해 박목월 시인은 “이미지의 강렬성, 언어에 대한 지극히 개성적인 민감한 반응과 시간의 긴장감”을 지니고 있다고 평가했다. 초기 시에서 두드러졌던 유미주의적 지향은 점차 조정권 시의 독자적 성취로 꼽히는 정신주의로 나아가게 된다. 그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산정묘지>(1991)와 <신성한 숲>(1992) 등에서 그는 특유의 정신주의적 염결성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겨울 산을 오르면서 나는 본다./ 가장 높은 것들은 추운 곳에서/ 얼음처럼 빛나고/ 얼어붙은 폭포의 단호한 침묵./ 가장 높은 정신은/ 추운 곳에서 살아 움직이며/ 허옇게 얼어터진 결빙을 노래한다.”(‘산정묘지 1’ 부분)

 

이런 조정권의 시세계를 두고 평론가들은 “현실이 가해 오는 압박감으로부터 강철같이 자신을 버티려는 악착스런 결의”(최동호), “정신의 경지를 언어로 형상화하는 시적 상상력이 상당히 고전적”(이남호)이라고 평가했다. 문학평론가 이광호는 그를 가리켜 ‘높이의 시인’이라고 일컬었다. “조정권은 높이의 시인이다. 초기 시에서 세밀하고 단정한 현대적 서정성을 드러냈었던 그는 한국시의 미학적 한계를 돌파하면서 형이상학적 높이를 구축하기에 이른다. 모더니즘의 언어 감각과 동양적인 정신의 깊이가 결합하여 ‘산정묘지’로 상징되는 드높은 시적 경지에 다다른다.”

 

조정권 시인의 다른 시집으로는 <떠도는 몸들>(2005) <고요로의 초대>(2011) <시냇달>(2014) 등이 있으며 불역 시집 <산정묘지>(2000)와 산문집 <하늘에 닿는 손길>(1994)도 펴냈다. 김수영문학상, 소월시문학상, 현대문학상, 한국시협상 등을 받았다.

 

유족으로는 부인 주경희(방송작가)씨와 두 딸 채린, 혜린, 사위 정준영(미치과 원장), 배호남(초당대 교수)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이며 발인은 10일 오전 8시 한국시인협회시인장으로 치러진다.

 

최재봉 선임기자 bong@hani.co.kr

 

 

출처 : http://www.hani.co.kr/arti/society/obituary/81801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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