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정소슬의 詩내기

박성규 10번째 시집 ‘이제 반딧불을 밝혀야겠다’ 펴내

by 정소슬 posted Apr 08, 2017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자연을 프리즘 삼아 본 사람살이…『이제 반딧불을 밝혀야겠다』

[매일신문] 2017-04-08 04:55:01

 

 

 

 

 

x9791158963101.jpg

 

 

이제 반딧불을 밝혀야겠다/박성규 지음/문학의전당 펴냄

 

2004년 ‘시인정신’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박성규 시인이 10번째 시집 ‘이제 반딧불을 밝혀야겠다’를 펴냈다. 오랜 직장생활을 마감하고 고향으로 돌아온 시인은 ‘자연’을 프리즘 삼아 사람살이와 자신을 들여다본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시인의 ‘동심(童心)’이다. 그렇다고 시인의 ‘동심’을 ‘어린이처럼 순진한 마음’으로 규정하기는 어렵다.

 

가령, 다음과 같은 작품은 얼핏 아이들의 눈에 비친 세상 같지만, 아이들이 연상하기엔 너무나 뚜렷하고 깊은 삶의 주름에 관한 것들이다.

 

‘무논에/ 갓 입학한 신입생들/ 조회하려고/ 줄지어 서 있네.' -모내기- 전문.

 

‘빈집털이 전문가가/ 동네 근처에 왔단다/ 제비에겐 방 한 칸/ 세 주는 한이 있더라도/ 집은 절대 비우지 말아야 한다/ 오죽하면 통장님이/ 쉰 목소리 가다듬은 방송으로/ 문단속까지 당부하실까/ 뻐꾸기가 울면/ 집을 비우지 말아야 한다/ 까닭일랑 묻지 말고.’ -뻐꾸기 울던 날-

 

시인은 ‘농담’을 즐겨 동원한다. 가볍게 툭 던진다.

 

‘바다에서 세수했다며/ 토함산 위로 떠오른 달/ 몰골이 희멀겋다/ (중략) 아무리 봐도/ 몰골이 수상하다/ 바다 건너편에서/ 자다가 일어났나 보다/ 그렇지?/ 그렇지 않고서야/ 저리도 퉁퉁 부을 순 없지.’-슈퍼문-

 

박 시인에게 농담은 실없는 장난이 아니다.

 

‘친구 하나를 먼저 보냈다/ 뱃놈이었다/ (중략) 장생포 앞바다 속이 궁금하다고 들어간 후/ 몇 며칠 나오지 않더니만/ 바다 속을 실컷 구경하고 나와서는/ 영정 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어차피 갈 곳이지만 먼저 보냈다/ (중략) (함께) 술잔을 비우곤 했던 녀석의 영정과 마주앉아/ 술잔을 들려니 목이 맸다/ 짜스기 마랴(자슥이 말이야)/ 나한테 절 받고 싶어서/ 그랬던 거 같다.’ -짜스기 마랴-

 

문학평론가 박지영은, 시인은 ‘짜스기 마랴/ 나한테 절 받고 싶어서/ 그랬던 거 같다’고 친구의 죽음을, 오열을 웃음으로 만들어 버린다고 말한다. 또 죽음의 연유에 대해서도 ‘장생포 앞바다 속이 궁금하다고 들어간 후 몇 며칠 나오지 않았다’고 남 이야기하듯 말한다고 짚고, ‘이런 점은 시인의 시 쓰기 장점이자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기도 하다. 슬픈 것을 슬프지 않게 낯설게 말함으로써 울림을 주고, 시에 농담을 활용함으로써 독자의 긴장을 해소시킨다’고 설명한다.

 

시인은 ‘사람이 어찌할 수 없는 것’에 대해 따지거나 투정하지 않는다. 또한 사람살이에 그림자처럼 따르기 마련인 슬픔이나 고통, 외로움을 직접 드러내 말하지 않는다.

 

‘심을 시기 놓쳐서/ 어렵사리 심은 감자/ 하얗게 꽃 피웠네/ 어여쁜 꽃을 꺾는다는 것/ 가슴 아픈 일이지만/ 아버지 말씀을 따르자니/ 어쩔 수 없었네/ 이치가 그렇다 하니/ 어쩔 수 없었네.’-순리-전문

 

‘집을 나서면/ 가방부터 들쳐 멘다/ 이건 습관이다/ 아낙네들 손가방처럼은 아니지만/ 폼 잡으려는 건 아니다/ 가방을 메면 등이 따뜻하기 때문이다/ 기댈 곳 없었던 타향에서/ 내가 나에게 기대기 위해 메었던 가방’-가방-

 

등단 13년 동안 10권의 시집을 펴냈다면 상당한 다작이다. 문학평론가 박지영은 ‘그가 시를 계속 써왔다는 것은 시 쓰기의 즐거움을 터득했고, 시를 쓰면서 언어적 향락을 끌어내어 즐길 줄 안다는 의미다’라고 말한다. 글쓰기 기술로 시를 쓰는 것은 아니니, 이만큼 많이 펴냈다면, 그만큼 우물이 깊다는 말일 것이다.

 

시집 제목 ‘반딧불’은 스스로 빛을 발하는 반딧불이처럼, 빛을 내는 존재로 거듭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다는 시인의 의지를 담은 것이다.

 

115쪽, 9천원.

 

조두진 기자 earful@msnet.co.kr

 

 

출처 : http://www.imaeil.com/sub_news/sub_news_view.php?news_id=15547&yy=2017

 

Who's 정소슬

profile

브랜드 : 정소슬
메이커 : 1957년식 울산 産
성능/직업 : 비정규직
취미 : 긁적이기, 똥폼으로 사진 찍기
잡기 : 음치, 몸치, 길치... 등 중증 치과환자

?

시끌시끌, 혹은 시시콜콜한

Noticeable poem or poets / 詩끌時끌하거나 詩時callcall한 소식들......

  1. 29
    Apr 2017
    2 시간 전

    유가형 세 번째 시집 '나비떨잠'

    [반갑다 새책] 나비떨잠 [매일신문] 2017-04-29 00:05:01 나비떨잠/유가형 지음/그루 펴냄 자살예방전화상담 봉사자로서, 민화 화가로서 활발한 활동을 펼쳐온 시인 유가형이 세 번째 시집을 펴냈다. '첫' '눈썹바위' 신의...
    By정소슬 Reply0 Views2
    Read More
  2. 29
    Apr 2017
    3 시간 전

    김송포 새 시집 ‘부탁해요 곡절 씨’

    결핍의 자각과 의미…시집 ‘부탁해요 곡절 씨’ 김송포 시인, 시인동네 [뉴스페이퍼] 임태균 기자 | 승인 2017.04.28 15:13 [뉴스페이퍼 = 임태균 기자] 김송포 시인의 시집 ‘부탁해요 곡절 씨’는 결핍의 자각, 그리고 존재의 의미와 의...
    By정소슬 Reply0 Views1
    Read More
  3. 29
    Apr 2017
    3 시간 전

    김명기 두 번째 시집 '종점식당'

    [시인이 추천하는 오늘의 시집 | 종점식당] 사월에 올리는 간절한 시의 경배 [내일신문] 2017-04-28 10:23:26 게재 김명기 지음 / 애지 / 1만원 며칠 사이에, 여러 권의 시집이 찾아와서 벅찬 마음으로 펼쳤다. 그런데 참 민망하게...
    By정소슬 Reply0 Views2
    Read More
  4. 27
    Apr 2017
    18:45

    조현옥 새 시집 ‘오월 어머니의 눈물’ 펴내

    조현옥 시인 시집 ‘오월 어머니의 눈물’ 펴내 “5·18광주민중항쟁 37주년에 발간하는 시집” [광주드림] 강경남 kkn@gjdream.com | 기사 게재일 : 2017-04-27 11:03:32 “나의 시는 광주 어머니들을 생각하게 되고 어머니들의 심장이 되...
    By정소슬 Reply0 Views5
    Read More
  5. 27
    Apr 2017
    08:47

    이재연 첫 시집 『쓸쓸함이 아직도 신비로웠다』 출간

    이재연 시인 시집 "쓸쓸함이 아직도 신비로웠다” 출간 시대에 가장 밀착해서 시대에서 가장 먼 곳을 지향하는 고적한 행보 [뉴스페이퍼] 이민우 기자 | 승인 2017.04.26 14:57 <사진 = 실천문학사 제공> [뉴스페이퍼 = 이민우 기자]...
    By정소슬 Reply0 Views5
    Read More
  6. 25
    Apr 2017
    18:15

    류병구 두 번째 시집 '쇠꽃이 필 때' 출간

    신간 - 쇠꽃이 필 때 [충북일보] 김수미 기자 ksm00sm@hanmail.net | 웹출고시간2017.04.25 13:46:26 | 최종수정2017.04.25 13:46:26 ▲쇠꽃이 필 때 -류병구 지음 / 142쪽 / 9천원 △쇠꽃이 필 때 청주 출신 시인 류병구씨...
    By정소슬 Reply0 Views8
    Read More
  7. 25
    Apr 2017
    18:02

    김경성 두 번째 시집 『내가 붉었던 것처럼 당신도 붉다』

    [신간] 시인동네 시인선- 김경성 시집 『내가 붉었던 것처럼 당신도 붉다』 [독서신문] 엄정권 기자 | 승인 2017.04.24 16:42 [리더스뉴스/독서신문] 어떤 나무는/ 절구통이 되고/ 또 다른 나무는 절구공이가 되어/ 서로 몸을 짓찧으...
    By정소슬 Reply0 Views6
    Read More
  8. 24
    Apr 2017
    08:14

    김세영 네 번째 시집 "버드나무의 눈빛" 출간

    "'그리움은 시의 본령'이다" 김세영 시집 "버드나무의 눈빛" 출간 [뉴스페이퍼] 이민우 기자 | 승인 2017.04.21 18:43 [뉴스페이퍼 = 이민우 기자] 김세영 서정시인의 "버드나무의 눈빛" 출간기념회가 지난 4월 강남의 한 식당에서 열렸다. 김...
    By정소슬 Reply0 Views6
    Read More
  9. 21
    Apr 2017
    10:51

    이위발 두번째 시집 ‘바람이 머물지 않는 집’

    이위발, 두번째 시집 ‘바람이 머물지 않는 집’ [경북도민일보] 이경관기자 | ggl@hidomin.com | 승인 2017.04.21 ▲ 이위발 시인 [경북도민일보 = 이경관기자]  이위발<사진> 시인은 두 번째 시집 ‘바람이 머물지 않는 집’을 통해 타...
    By정소슬 Reply0 Views12
    Read More
  10. 21
    Apr 2017
    10:43

    전의수 세 번째 시집 ‘오늘’ 출간

    전의수 전 대전시 자치행정국장, ‘오늘’ 세 번째 시집 출간 [굿모닝충청] 이호영 기자 | 승인 2017.03.29 10:48 인연은 어디까지일까 겨우내 거친 눈보라 이겨낸 우윳빛 뽀얀 얼굴 잎새들 잠 깨기 전 하늘 문 두드리는 듯 달...
    By정소슬 Reply0 Views9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33 Next
/ 133

본 홈페이지는 XE 엔진sketchbook5 layout & board로 제작되었으며, 모니터 사이즈 1280x800 이상이면 무난히 볼 수가 있습니다.
Copyright ©2000 정소슬 All Rights Reserved. RSS
E-mail : moreunduk@hanmail.net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