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 백관수 시집 ‘동유록’ 발간
[광주일보] 2019년 01월 29일(화) 00:00
근촌(芹村) 백관수(1889~1950·사진)는 일제 강점기 독립운동가이자 교육자, 언론인, 정치인으로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1889년 전북 고창군 성내면에서 태어난 근촌은 소년시절부터 같은 고향 출신 김성수, 송진우와 교우하였으며 경성전수학교를 졸업했다.
1910년 한일합방 후 동경 메이지 대학에 유학하면서 조선청년독립단을 결성해 1919년 2월 8일에 동경 YMCA에서 2·8독립선언서를 선포했다. 근촌은 조선청년독립단의 단장을 맡았고 학생대표는 11인이었다. 그로 인해 그는 1년 여간 투옥되는 시련을 겪기도 했다. 근촌의 자주 독립에 대한 실천적 행위는 그의 사촌 형 백인수가 1910년 8월 한일합방이 되자 분사의 유서를 남기고 순절한 것과 무관치 않다.
이번에 시산맥해외기획시선으로 그가 남긴 시집 ‘동유록’(시산맥)이 발간돼 눈길을 끈다.
작품집에는 일제의 지배에 대한 시적 저항의 정신이 담겨 있으며 시대와 자신에 대한 성찰이 주를 이룬다. 특히 1919년 동경에서 있었던 2·8 독립선언을 주도한 저항의 정신과 기개와 맞물려 있다.
당초 작품은 한시로 되어 있었지만 근촌의 차남인 백순이 한글 번역과 영문 번역을 맡아 이번에 시집을 발간하게 됐다.
“정녕 때는 2월이건만/ 봄기운 아직도 어이 더딘가/ 세 다다미 크기의 감방 창 아래에서/ 역시 나 홀로 모름이련가”(‘정녕 때는’ 중에서)
위 시에는 2·8 독립선언 직후 투옥된 당시의 정황이 담겨 있다. ‘세 다다미 감방’에서 기다리는 ‘봄기운’은 독립에 대한 강렬한 열망으로 읽힌다.
이건청 전 한국시인협회 회장은 “2·8 독립선언”에 이어 3·1독립만세 운동이 거국적으로 전개되고 일제 무력 진압으로 상당한 일명 살상 사태가 벌어진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며 “‘동유록’은 형극의 시대를 살았던 선구적 지식인의 정신과 감성의 기록”이라고 평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
출처 : http://www.kwangju.co.kr/read.php3?aid=1548687600652949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