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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소슬의 詩내기

[곽재구] 사평역에서

by 정소슬 posted Mar 15,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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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평역에서

    - 시 곽재구 / 곡,노래 김현성 

     시와 노래가사가 상이한 경우는 시를 기준하여 실었음.

     

     

    막차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대합실 밖에는 밤새 송이눈이 쌓이고

    흰 보라 수수꽃 눈시린 유리창마다

    톱밥난로가 지펴지고 있었다

    그믐처럼 몇은 졸고

    몇은 감기에 쿨럭이고

    그리웠던 순간들을 생각하며 나는

    한줌의 톱밥을 불빛 속에 던져 주었다

    내면 깊숙히 할 말들은 가득해도

    청색의 손바닥을 불빛 속에 적셔두고

    모두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산다는 것이 때론 술에 취한 듯

    한 두릅의 굴비 한 광주리의 사과를

    만지작거리며 귀향하는 기분으로

    침묵해야 한다는 것을

    모두들 알고 있었다

    오래 앓은 기침소리와

    쓴 약 같은 입술 담배 연기 속에서

    싸륵싸륵 눈꽃은 쌓이고

    그래 지금은 모두들

    눈꽃의 화음에 귀를 적신다

    자정 넘으면

    낯설음도 뼈 아픔도 다 설원인데

    단풍잎 같은 몇 잎의 차창을 달고

    밤열차는 또 어디로 흘러 가는지

    그리웠던 순간들을 호명하며 나는

    한줌의 눈물을 불빛 속에 던져 주었다.

     

<시인의 약력>

kwak_je_ku.jpg  · 1954년 광주 출생.

  · 1981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등단.

  · <오월시> 동인.

  · 시집 <사평역에서>, <전장포아리랑>, <서울 세노야>, <참 맑은 물살>.

 

 


사평역은 실존하지 않는 역이라 한다. 그러니 대합실의 톱밥난로도 있을 리 없다. 그러나 시인은 가상의 역, 가상의 난로에 톱밥을 던져 넣으며 삶의 애환을 씹고 있다.

어쩜 우리 인생도 그처럼 가상의 쓰디쓴 공간 속을 허우적대다가 떠나가는 건지도 모른다.

 


Who's 정소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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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 정소슬
메이커 : 1957년식 울산 産
성능/직업 : 비정규직
취미 : 긁적이기, 똥폼으로 사진 찍기
잡기 : 음치, 몸치, 길치... 등 중증 치과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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