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달의 시 >> 2011년 9월
가을 눈동자
- 절교에 대한 추억·8
일찍이 너의 동공에 내 마음이 베였다
너의 굼깊은 미소에 내 웃음이 토막토막 난자당했다
온 산야가 네가 도륙한 피로 얼룩질 때
나는 너에게로 난 창을 모두 닫아걸었고
너는 긴 강을 흐늑흐늑 건너가고 있었다
네가 탄 목선이 멀어져 가던 그 물길
명치끝 아리도록 바라보았다
다시는 돌아오지 마 돌아오지 마
빌고 또 빌었다 그런데
너를 싣고 떠난 그 배는
해마다 돌아와
나를 난자해 놓고 돌아갔고
갈수록 너에게 난자당하며 느끼는
멋모를 쾌감에 중독된 나는
올해도 이렇게
네가 돌아오는 길목을 기다리고 섰다
- 시집 <내 속에 너를 가두고> 중에서
회상_wony(박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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