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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소슬의 詩내기

듣는 사람의 심금을 울리는 마두금 연주

by 정소슬 posted Mar 03,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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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는 사람의 심금을 울리는 마두금 연주

[몽골여행기] 동물에게도 감정이 있을까

[오마이뉴스] 20.03.02 22:44 l 최종 업데이트 20.03.02 22:44 l 오문수(oms114kr)

 

 

 

 

1월 9일부터 20일까지 홉골글 서북쪽 50여킬로미터 떨어진 오지에서  순록을 기르는 차탕족마을을 방문하고 돌아온 여행기입니다[편집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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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몽골 수도인 울란바타르 게르에서 마두금을 연주하는 여성과 소년 모습. 여성은 음악교사이다.

ⓒ 오문수

 

몽골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 중 하나인 홉스골 호수에서 수도인 울란바타르를 가기 위해서 거쳐야 할 도시는 므릉과 볼강이다. 볼강 박물관을 구경하고 호텔에서 1박한 일행은 다음날 새벽 4시에 일어나기로 했지만 핸드폰 알람 소리를 듣지 못해 새벽 5시 반에야 울란바트르를 향해 떠났다.

 

일행이 새벽 일찍 출발을 서둘렀던 이유가 있었다. 울란바트르까지의 거리가 520㎞나 됐고 혹시 눈길에 차가 막힐까 염려됐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

 

귀국행 비행기를 타기 전 몽골 민속공연단이 연주하는 전통음악 공연을 듣고 싶었기 때문이다. 민속공연단은 몽골 전통음악을 대표하는 장가와 허어미뿐만 아니라 마두금 연주를 한다.

 

일행이 눈쌓인 초원길을 거쳐 몽골 고속도로를 쉬지 않고 달려 울란바타르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4시 반. 거의 11시간을 달렸다. 한국이었다면 5시간이면 가능하지만 눈쌓인 초원길과 도로 사정이 좋지 않은 몽골을 감안해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아쉬운 소리가 들려왔다. 몽골 운전수 저리거가 전화로 연락해보더니 오늘 공연이 없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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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몽골사막을 여행하다 보면 낙타들이 멋진모습으로 서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 오문수

 

하는 수 없다. 민속공연 관람은 다음으로 기약하는 수밖에. 울란바트르 시내에서 몽골 운전사들과 이별 만찬을 마친 일행은 칭기스칸 공항을 향해 달리고 있었다. 그때다. 갑자기 푸르공 운전사 바인졸이 조그만 골목길로 들어섰다.

 

궁금해 한국말을 잘하는 저리거에게 "무슨일인가?"를 묻자 바인졸 친구 부인이 마두금 연주를 잘한다며 만나보고 가란다. 바인졸을 따라 게르에 들어가니 친구부인과 아들이 마두금을 준비해놓고 일행을 기다리고 있었다.

 

 

왜 마두금인가

 

 몽골의 민속 현악기인 마두금은 해금과 닮은 악기로 밑변이 상변보다 약간 긴 사각형 모양 울림통과 상부가 연결되어 있다. 상부 줄감개 끝에는 말머리처럼 생긴 장식이 있어 마두금이라고 일컫는다.

 

 '위키백과'에 마두금의 기원이 잘 설명되어 있다. 흉노족이 활동하던 B.C 2세기 때부터 동아시아 찰현악기의 원형이 탄생하였고, 7~8세기 선비족이 등장하면서 일반적인 호금이 등장하였다.   

     

이후 마두금의 직계 조상이라 할 수 있는 이킬이란 악기를 토대로, 13세기 때 말머리 장식과 말꼬리로 된 현을 이용한 마두금이 등장했다고 한다.

 

본래 울림통 앞부분을 나무가 아닌 가죽으로 씌운 것이 전통 마두금이며, 1965년부터 악기의 대중화를 위해 울림통 전면을 나무로 만들기 시작했다. 마두금은 지판 위를 눌러 소리를 내는 방식이 아닌 현 측면을 비스듬히 눌러 소리를 내는 방식으로 운지법이 매우 어렵고 까다로운 현악기 중 하나이다.

 

 

'마두금' 소리

 

3개월 전 큰 수술을 했던 바인졸 친구 부인은 음악교사로 요양 중인데도 아들과 함께 일행을 위해서 마두금을 연주해줬다. 난로 건너편 의자에 자리를 잡은 어머니와 아들이 마두금 연주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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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산의 고통으로 갓나은 새끼에게 젖먹이기를 거부했던 낙타가 애절한 소리가 나는 마두금 연주 소리를 듣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처음 새끼낙타에게 수유를 거부했던 낙타는 마두금에서 나는 애절한 소리를 들은 후 새끼에게 젖먹이기를 허락했다.  

ⓒ 몽골운전수 저리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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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산의 고통으로 갓난 새끼에게 젖물리기를 거부하는 어미낙타에게 애절한 마두금 소리를 들려주는 마두금 연주자. 마두금 소리를 들은 어미낙타는 눈물을 흘리며 새끼에게 젖을 주기시작했다.

ⓒ 몽골 운전수 저리거 제공

 

마두금이 처연한 소리를 내며 느려졌다 빨라졌다를 반복하는 동안 일행은 마두금 소리에 빠져들었고 필자 뇌리에는 오래전 보았던 마두금 영화가 클로즈업됐다. 다음은 몽골의 비암바수렌 다바아 감독이 몽골의 전설을 토대로 만든 <낙타의 눈물>이라는 다큐멘터리 내용이다.

 

몽골 고비사막에서 하얀털을 가진 새끼 낙타가 태어난다. 난산으로 지친 어미 낙타는 새끼에게 젖을 주지 않고 젖을 먹기 위해 가까이 다가오는 새끼를 뒷발로 차기까지 했다. 보다 못한 낙타주인은 이웃 마을에 사는 마두금 연주자를 초대한다.         

유목민들은 예로부터 어미낙타가 새끼에게 젖을 주지 않을 때 마두금을 연주해 어미의 심금을 울렸다고 하며 이를 후스(Hoos)라고 한다. 마두금에서 울려오는 구슬픈 소리에 낙타는 눈물을 흘리고 다가오는 새끼낙타에게 젖을 물린다.

 

동행했던 강명자씨가 마두금연주 소리를 들은 소감을 다음과 같이 말했다. 강명자씨는 토지문학상 수필부문 대상(2007년)을 수상한 문인이며 임실군 문화해설사이기도 하다.

 

"늦은 밤 염치를 무릅쓰고 일행이 전통 게르에 들어가 감상을 했다. 이제 배우기 시작한 중학생 아들과 어머니가 합주로 두 곡을 연주했다. 낙타도 눈물을 흘리게 한다는 소리다. 새끼에게 젖을 물리지 않던 어미낙타가 마두금 소리를 듣고 젖을 먹였다는 이야기가 있다. 몽골의 정서가 아닐까? 연주를 듣는 동안 초원의 근원인 유목민이 말을 타고 초원을 횡단하는 힘찬 소리를 느꼈다. 말꼬리를 한 올 한 올 사려 팽팽하게 당겨 감고 꼬리와 꼬리를 스치면서 소리가 만들어진다. 음색은 부드럽고 섬세하며 깊다."

 

동행했던 이민숙 시인이 마두금 연주소리를 듣고 시 한 수를 보내왔다. 2015년 이민숙씨가 펴낸 시집 <동그라미, 기어이 동그랗다>는 문화관광부 선정 우수문학도서로 선정되어 전국 공공도서관 및 병영도서관에 비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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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 세상이 눈으로 뒤덮힌 설원에서 기념촬영한 이민숙(왼쪽)씨와 강명자(오른쪽)씨  

ⓒ 오문수

 

  

    "말의 꼬리로 만든 악기

     꼬리가 휘감아버린 몽골 평원으로부터 휘도는 소리

     설원의 눈의 빛의 어머니 대지로부터 깨어나는 소리

     말의 꼬리에 감긴 하늘의 소리 구름의

     

     밤의 별의 오리온좌의 북극성의 음성처럼

     영롱한 찬란한 마두금 연주에 넋 놓아버린 이방인 아니 우리 서로 형제인 우주의 마음 자리에서

     

     울려퍼지던 소리

     마두금 말꼬리 별꼬리 달꼬리 여우꼬리

    오란터거 그 깊은 분화구를 끌어당겨 빚은 몽골말 꼬리

     

     에 매화꽃잎 방울방울 벙글며 터지는 사랑

     오 ㅡ 기억 속에선 찾을 수 없는 그 넓디넓은 높디높은

     깊은 엑스터시!"

 

동물의 모성애도 인간 못지 않다고 한다. 하지만 마두금 소리에 눈물흘리며 새끼에게 젖주는 어미낙타를 보며 "동물에게도 감정이 있을까?"를 생각해 보았다. 일행이 간절히 소망했던 마두금 소리를 들은 일행은 홀가분한 마음으로 칭기스칸 공항으로 향했다.

 

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612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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