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정소슬의 詩내기

[아침광장] 규동 시인

by 정소슬 posted May 14, 2019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아침광장] 규동 시인

[경북일보] 맹문재 시인·안양대 교수 | 승인 2019년 05월 13일 15시 35분 | 지면게재일 2019년 05월 14일 화요일

 

 

 

 

z20140530.jpg

故 김규동 시인

 

 

김규동 시인은 작고하기 전까지 북한에 두고 온 가족을 그리워하며 통일을 노래했다. 시인이 한평생 부른 노래들은 남북 분단이 70년이나 되었는데 여전히 극복되지 않고 있기에, 우리 국민들의 통일 의식이 점점 옅어지고 있기에 더욱 소중하게 들린다.

 

김규동 시인은 1948년(24세) 김일성종합대학의 교복을 입은 채 월남했다. 그는 학교에서 마르크스·레닌 사상에 입각한 문학 공부를 강요받고 있었기 때문에 어떤 시를 써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문학동맹’의 가입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자 그 고민은 한층 더 깊어졌다. 그런 끝에 스승으로 삼고 있던 김기림 시인으로부터 가르침을 받으려고 월남의 결단을 내렸던 것이다. 1925년 함북 종성에서 태어난 그는 향리의 보통학교를 졸업한 뒤 함경북도 경성군에 있는 경성고등보통학교에 진학했는데, 그곳의 교사로 재직하던 김기림 시인으로부터 수학과 영어 과목을 배웠다. 개인적으로 시 쓰기도 배웠다.

 

김기림은 일제 강점기의 대표적인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였을 뿐만 아니라 역사의식을 가지고 문명의 변화를 간파한 지식인이었다. 지금까지 많은 연구자들은 그를 1930년대의 모더니즘 시인이라고 평가하면서 역사의식이 부족하다고 비판하고 있지만, 큰 오류이고 왜곡이다. 그가 친일 글을 한 편도 쓰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그의 견고한 민족의식이 확인되는 것이다.

 

김기림은 자신을 찾아온 제자를 따스하게 감싸 안았다. 김규동이 월남해 의정부 경찰서에 스파이 혐의로 구금되어 있을 때 신원보증을 서고 데려왔을 뿐만 아니라 상공중학교(현재 중대부고)의 교사 자리도 마련해주었다. 그 무렵 김기림은 좌익 계열의 조선문학가동맹에 가담한 경력 때문에 일자리를 얻는 것은 물론 작품 발표조차 하기 어려웠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제자를 위해 헌신적으로 돌봐준 것이다. 김규동이 문학의 길을 찾아 월남한 결단은 목숨을 거는 일이었고, 부모 형제와 이별해야 하는 가슴 아픈 일이었다. 김기림은 그와 같은 상황을 이해하고 제자의 길을 기꺼이 열어준 것이다.

 

그러던 김기림이 한국전쟁 때 북한군에 의해 납북되는 바람에 남한에 홀로 남게 된 김규동은 스승의 가르침을 새기며 살았다. 역사의식을 가지고 열심히 책을 읽고 시를 쓴 것이다. 1·4후퇴 때 부산에서 박인환, 김경린 등과 ‘후반기’ 동인을 결성해 혼란한 시대를 반영한 모더니즘 시 운동을 펼친 것이나, 1974년 자유실천문인협의회에 참여하여 군사 독재에 맞서는 창작 활동을 한 것이 그 모습이다. 그리하여 그는 시집 ‘나비와 광장’, 평론집 ‘어두운 시대의 마지막 언어’, 산문집 ‘나는 시인이다’ 등 사회 참여 의식을 지닌 여러 권의 저서를 남겼다. 또한 스승이 자신에게 베풀었던 것처럼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후배 문인들을 품었다.

 

스승의 날이 며칠 앞으로 다가오자 필자는 새삼 김규동 선생님과의 추억을 떠올린다. 당신이 월남할 때 품속에 넣고 온 김기림의 시집 ‘바다와 나비’를 필자에게 선뜻 건네주셨을 뿐만 아니라, 2011년 마지막 시작품을 남기고 이 지상을 떠나는 자리에 필자를 불러줄 정도로 아껴주셨다. “등불이 언제까지나 희미한 적 없어요/나도 당신과 같은 고통의 길 걸어왔지요/청춘은 알지 못할 위대한 길/두고두고 생명을 괴롭혀 왔습니다/생명은 너무 길었지요//시인이 왔습니다, 불운으로/그가 하늘과 구름 사이로 노래해 주었습니다/나는 시인을 따라 밤길을 걸었지요/보이는 것과 안 보이는 것은 하나의 길/그 고독이 나에겐 그리운 종소리였습니다//시인이여/안녕”(‘인사―맹문재 씨에게’ 전문).

 

필자가 역사의식을 가지고 학문을 하고 시를 써야 할 이유는 분명하다. 그늘진 곳에 있는 사람들을 품어야 할 이유도 분명하다. 심호흡을 한 뒤 선생님의 존함을 불러본다. 김규동 시인!

   

출처 : http://www.kyongbuk.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02136

 

?

감동과 동감 사이 (자유 게시판)

between Impressed and Compathy (freeboard) / 누구의 눈빛 위에 그대의 입술 포개 볼 것인가?

  1. 14
    Aug 2019
    09:39

    [소래섭/인문산책] 부끄러움, 부채의식, 불매운동

    [인문산책] 부끄러움, 부채의식, 불매운동 /소래섭 울산대 국어국문학부 교수 [무산일보] 임성원 기자 forest@busan.com | 입력 : 2019-08-13 18:54:23수정 : 2019-08-13 18:54:39게재 : 2019-08-13 18:55:05 (27면) 윤동주의 시를 세상에 ...
    By정소슬 Reply0 Views1
    Read More
  2. 09
    Jul 2019
    09:02

    김병학, 연해주 항일무장투쟁지도자 ‘김경천 장군의 일기’ 발간

    [책소개]김병학, 연해주 항일무장투쟁지도자 ‘김경천 장군의 일기’ 발간 [시민의소리] 박용구 기자 | 승인 2019.07.09 08:47 광주고려인마을이 운영하는 고려인역사박물관 김병학 관장이 ‘경천아일록 읽기’를 최근 발간했다. 이...
    By정소슬 Reply0 Views21
    Read More
  3. 08
    Jul 2019
    20:00

    평화·번영·통일 염원하는 ‘부용산 음악회’열린다

    평화·번영·통일 염원하는 ‘부용산 음악회’열린다 [세계일보] 입력 : 2019-07-08 03:00:00 | 수정 : 2019-07-07 17:19:51 한반도 평화와 번영·통일을 염원하는 ‘부용산 음악회’가 오는 10일 6시 30분 전남 보성군 벌교읍 행정복지센터...
    By정소슬 Reply0 Views36
    Read More
  4. 01
    Jul 2019
    09:44

    [남북미 판문점 회동] 극적 드라마 만든 북미정상 '톱다운 케미'

    [남북미 판문점 회동] 극적 드라마 만든 북미정상 '톱다운 케미' [연합뉴스] 송고시간 | 2019-06-30 23:45 '리얼리티TV쇼 방불' 반전 연속…트럼프 '파격'에 김정은 '파격'으로 화답 트럼프 "우리 사이 좋은 케미 있어" 김정은 "신비로운 힘"...
    By정소슬 Reply0 Views27
    Read More
  5. 22
    Jun 2019
    12:31

    [부고] 평생 통일을 꿈꾸고 노래한 류근삼 시인 타계

    평생 통일을 꿈꾸고 노래한 류근삼 시인 타계 21일 성서계명대 동산병원서 '추도식'...22일 대구 달성 선영 발인 [아시아뉴스통신] 남효선기자 | 기사입력 : 2019년 06월 20일 23시 28분 고 류근삼 시인.(사진출처=대구경북작가회의) 진보...
    By정소슬 Reply0 Views30
    Read More
  6. 05
    Jun 2019
    08:12

    [최종윤] 막말과 묵념

    [칼럼] 막말과 묵념 [뉴스프리존] 최종윤 | 승인 2019.06.04 23:13 | 수정 2019.06.04 23:14 우리말에는 한 두 음절로 된 예쁜 단어가 참 많다. 하늘, 별, 밤, 바람, 바다, 너, 나, 우리 등 한두 글자 단어들이 머릿속을 금세 ...
    By정소슬 Reply0 Views26
    Read More
  7. 17
    May 2019
    15:09

    [1980년 5월 함성] '항거'....본디, 꿈틀대며 사는 지렁이를 네가 짓밟았던 것이다.

    [시와 풍경이 있는 아침] 1980년 5월 함성 박상건, '항거'....본디, 꿈틀대며 사는 지렁이를 네가 짓밟았던 것이다. [데일리스포츠한국] 박상건 기자 pass386@daum.net | 승인 2019.05.17 08:23 지렁이는 밟으면 꿈틀대는 것이 아니라 ...
    By정소슬 Reply0 Views39
    Read More
  8. 15
    May 2019
    20:48

    일본 시 전문지, 시를 통해 5·18 알린 김준태 시인 조명

    일본 시 전문지, 시를 통해 5·18 알린 김준태 시인 조명 [NEWSIS] 등록 2019-05-15 16:11:35 【광주=뉴시스】류형근 기자 = 책 '광주로 가는 길' 일어판 번역자 김정훈 전남과학대 교수는 일본의 시 전문잡지 '시와 사상'이 5·18민주화운동...
    By정소슬 Reply0 Views30
    Read More
  9. 14
    May 2019
    08:25

    [아침광장] 규동 시인

    [아침광장] 규동 시인 [경북일보] 맹문재 시인·안양대 교수 | 승인 2019년 05월 13일 15시 35분 | 지면게재일 2019년 05월 14일 화요일 故 김규동 시인 김규동 시인은 작고하기 전까지 북한에 두고 온 가족을 그리워하며 통일을 노...
    By정소슬 Reply0 Views24
    Read More
  10. 14
    May 2019
    08:07

    경남대 정일근 교수의 시 '어머니의 그륵', JTBC서 방영

    경남대 정일근 교수의 시 '어머니의 그륵', JTBC서 방영 [국제뉴스] 황재윤 기자 | jaeyuntop@naver.com | 승인 2019.05.13 14:13:12 ▲ (사진제공=경남대) 경남대 정일근 석좌교수. (경남=국제뉴스) 황재윤 기자 = 경남대 석좌교수...
    By정소슬 Reply0 Views32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48 Next
/ 48

본 홈페이지는 XE 엔진sketchbook5 layout & board로 제작되었으며, 모니터 사이즈 1280x800 이상이면 무난히 볼 수가 있습니다.
Copyright ©2000 정소슬 All Rights Reserved. RSS
E-mail : moreunduk@hanmail.net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