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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소슬의 詩내기

진주 박노정 시인 별세

by 정소슬 posted Jul 06,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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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출신 박노정 시인 별세

[경남신문] 기사입력 : 2018-07-05 22:00:00

 

 

 

 

시인이자 언론인 박노정 선생이 지난 4일 오후 7시께 지병으로 투병 끝에 타계했다. 향년 69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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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출신인 고인은 남강의 맑은 정신이 깃든 시를 써온 지역 대표시인으로 시집 ‘바람도 한참은 바람난 바람이 되어’, ‘늪이고 노래며 사랑이던’, ‘눈물공양’, ‘운주사’를 펴냈다. 진주민족예술인상, 개척언론인상, 경남문학상, 호서문학상, 토지문학제 하동문학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선생은 진주문인협회장, 진주가을문예운영위원장 등을 맡으며 문단 발전에 이바지했다. 또 진주신문 대표이사와 편집·발행인, 형평운동기념사업회장, 진주민예총 회장을 지내고, 진주시민단체협의회 공동대표 등을 역임하며 시민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진주시민단체협의회 공동대표로 있던 2005년 5월엔 촉석루 옆 의기사에 있던 친일화가 김은호의 ‘미인도 논개’(일명 논개영정)을 떼어내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당시 고인은 논개 영정을 뜯어내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는데, 벌금 처분이 부당하다며 납부를 거부해 2007년 6월 1주일 동안 노역장에 유치됐다. 박노정 선생 등 시민 대표 4명이 노역장에 유치되자 시민들은 성금을 모아 대신 납부해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엔 지역 시인들과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8주기 기념 책을 펴내기도 했다.

 

빈소는 진주 경상대병원 장례식장 102호실이다. 발인은 7일 오전 7시이며, 장지는 산청 차황면 철수리 선영이다.

 

정민주 기자 joo@knnews.co.kr

 

출처 : http://www.knnews.co.kr/news/articleView.php?idxno=1254546

 


 

불의에 엄격했고 사람에겐 따뜻했던 벗 박노정

[떠난 이의 향기]고 박노정 시인

 진주 언론·시민운동 앞장…한결같던 문학·삶의 태도

 오늘 저녁 빈소서 추모제

[경남도민일보] 정성인 이서후 기자 who@idomin.com   2018년 07월 06일 금요일   

 

 

 

진주 지역 시민사회의 든든한 버팀목 박노정 시인이 4일 오후 7시 자택에서 별세했다. 오랜 병마와 싸운 후였다. 향년 69세.

 

사람에게는 누구보다 온화했고, 불의에는 누구보다 강경했던 그였다. 워낙 많은 일을 해왔기에 무언가 한 마디로 수식하기에는 턱없이 단어가 모자란 이가 박노정 시인이다.

 

◇삶과 문학이 일치하던 시인 = 독특한 이력이었다. 공부보다 놀기를 좋아했던 학창시절, 느슨한 삶에 질서정연한 자극을 기대하며 학군단(ROTC)에 들어갔다. 전방 소대장으로 근무하던 어느 날 삶의 본질에 대한 질문이 시작됐다. 그리고 제대하던 1975년 겨울 입산, 십 몇 년에 이르는 참선 공부, 삶에 대한 탐구와 자연생활 사이에서 저절로 시와 문학에 눈을 떴다. 사람살이는 결국 '자연과 문학과 삶의 하나 됨'이라는 데 눈 뜰 무렵 결혼을 하고 속세로 나온다. 1981년 등단한 그는 시집 3권을 내는 동안 진주 민족예술인상, 개척언론인상, 경남문학상, 호서문학상, 토지문학제 하동문학상 등을 받았다.

 

장례기간 그의 영정 앞에는 2015년 진주문고 펄북스에서 낸 시선집 <운주사>가 놓여 있었다. 펄북스 여태훈 대표는 그를 두고 "그냥 시와 삶이 일치하신 분"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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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고만이 미덕인 세상에서/ 떠돌이 백수건달로/ 세상은 견뎌 볼 만하다고/ 그럭저럭 살아 볼 만하다고/ 성공만이 미덕인 세상에서/끝도 시작도 없이/ 가랑잎처럼 정처 없이/다만 가물거리는 것들과 함께"- 박노정 시인의 묘비명으로 쓰일 시 '자화상'

진주지역 시민사회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고 박노정 시인. /경남도민일보 DB

 

 

 ◇대쪽 같은 언론인 = 진주신문 발행인 시절 박 시인은 강직한 언론인이었다. 진주신문은 권력과 토호세력을 견제하려는 취지로 1990년 창간한 시민주 주간신문이다. 그는 1989년 창간준비위원장을 맡았다가 이후 발행인으로 추대됐다.

 

창간준비위에서 일했던 권영란 전 진주신문 편집장은 당시 발행인을 모신 가장 중요한 덕목이 청렴이었다고 했다. 그는 박 시인을 두고 촌지 관행이나 이권 개입 같은 언론의 고질적인 병폐에는 결벽증에 걸린 것처럼 단호했다고 회고했다.

 

박 시인과 진주신문에서 함께 근무했던 서성룡 단디뉴스 편집장의 기억도 비슷하다.

 

"아주 작은 부분이라도 정도를 걸어야 한다고 강조하시던 분이세요. 당시 기사를 쓰면 송사에 휘말리곤 했는데, 그때마다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셨죠."

 

◇불의에 타협하지 않은 시민운동가 = 박 시인은 지역사회에 불거진 불의와 관련, 자신을 요구하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갔다. 그러다 보니 진주에 있는 거의 모든 시민단체 대표를 한 번씩은 맡았다. 그가 2005년 진주시민단체협의회 공동대표로 있을 때 강행한 진주성 논개 영정 강제 철거는 불의에 절대 타협하지 않았던 그의 성정을 보여주는 대표 사건이다. 당시 시민단체 내부에서도 굳이 그렇게까지 밀어붙일 필요가 있느냐는 의견도 있었지만, 친일화가가 그린 논개 영정을 용납할 수 없었던 그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지역 청년들의 스승 = 언론인으로 또 시민운동가로 세상과 타협하지 않던 그였지만, 후배나 젊은 사람들에게는 정말이지 편안한 친구였다. 삶에 대해 나름의 관점을 체득한 그였기에 스승, 후원자 노릇을 하기도 했다. 1985년 창립 때부터 박 시인이 도움을 많이 줬던 경상대 문학동아리 터울이 대표적인 예다. 대안교육 전문가로 '태봉고 신화'를 일궈낸 여태전 남해 상주중 교장이 바로 이 동아리에서 시인을 처음 만났다.

 

"늘 소리 소문 없이 저희를 도와주셨어요. 선생이 전통찻집 '아란야'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언제든 가면 공짜로 차를, 밥을 주시고 그러셨어요. 그런데 그때 찻집 경영이 힘들었다는 걸 나중에야 알았어요."

 

대학을 졸업하고도 백수로 지내던 여 교장을 박 시인은 집으로 들여 함께 생활했다. 당시 효암학원 채현국 이사장도 박 시인의 독특함에 이끌려 아란야를 자주 들락거렸다. 어느 날 박 시인이 채 이사장에게 청년 여태전을 소개하며 아까운 인재니 데려가 써 보시라고 권했다. 여태전 교장이 지금 같은 교육자가 된 결정적인 계기다.

 

이 같은 박 시인의 사람됨은 절친한 친구 홍창신 전 형평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이 페이스북으로 올린 부고에 잘 드러나 있다.

 

"자신은 한잔 술도 넘기지 못하는 주치(酒痴)로되 갖은 난변의 술자리가 파하도록 뽓뽓이 앉아 지키고 정수리에 헌팅캡 곧추 올린 백수건달임을 자처하면서도 헛도는 세상을 참섭느라 돈 안 되는 궂은 자리엔 감초처럼 빠지지 않던 벗".

 

6일 오후 8시 빈소가 마련된 진주 경상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그를 기리는 추모제가 열릴 예정이다.

 

출처 : http://www.idomin.com/?mod=news&act=articleView&idxno=57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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